고로쇠물

한 그루의 안부

by 아토

친구 아버지로부터
고로쇠물을 선물 받은 적이 있다.
끈적거리는 맛이 아닐까 상상했는데,
청량달큰한 의외의 맛이 마음에 들었다.

요즘이 제철인가.
깊은 곳에 뿌리내린 몸 밖으로
자꾸자꾸 수액이 흘러나온다.
글자로 받쳐주지 않으면
뿌리째 둥둥 떠내려갈까 봐,
끝도 없이 잔을 갖다 댄다.

나무는 어딘가에서 다시 끌어올릴 테니
온몸의 수분이 바짝 말라 탈진한 이에게
잠시라도 쉬었다 갈 수 있게
이 고로쇠물 한 모금 내어주면 좋으련만,
뿌리내린 나무는 그저 바람결에
나뭇잎 소리만을 스쳐 보내 볼 뿐이다.




https://youtu.be/BrNqZ853Tkc?si=aZYQEV6qXWCxaXS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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