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

출발선 위에서

by 아토

늘 고요함 속에서 명상해 왔다 생각했지만
내 머릿속은 항상 무언가에 사로잡혀 있었다.
불안의 근원을 찾아 헤매며
끝없이 궁리하고, 분석하고, 사유했다.

이제야 숨 쉬는 내가 어렴풋이 보인다.
명상을 시작한 지 십수 년 만에야
비로소 출발선에 섰다.

숨은 끝없이 몸을 오가며
찰나의 순간 머물다 떠난다.
떠났다 싶은 그 순간
다시 찾아온다.
찾아옴과 떠나감이
둘이 아니라는 것,
끝없이 순환하는 하나임을
그저 숨 하나를 보며 배운다.


오랜 머무름 끝의 떠나보냄에도
슬퍼하지 않으려면,
상대가 머문 시간만큼
나도 숨을 참아봐야 할까.
바보 같은 걸 알면서도
오늘도 숨을 깊게 들이마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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