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없을 때 더 잘잔다?

진작 알았으면 좋았을걸

by 메뚜김

두 돌이 막 지난 아들 둘은 일찍 자는 편은 아니다. 아내 친구의 아들은 저녁 8시면 하품을 연신 해대며 시동을 걸고, 9시를 넘기지 못하고 곯아떨어진다는데 우리 집 쌍둥이는 9시면 아직 초저녁이다. 마치 부싯돌이 부딪히며 불꽃이 연신 켜지는 것처럼 둘이 같이 신나게 놀다보면 자연스레 잠에 드는 시간이 늦어지게 된다. 게다가 둘째는 낮잠조차 잘 자지 않는 편인데 밤잠까지 늦게 자니 성장에 영향이 있을까 우려가 된다. 실제로 최근 영유아 검진 때 평균 대비 신체의 성장이 더딘 편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아빠도 어렸을 때 키가 작아서 놀림을 많이 받았는데 그런 부분까지는 닮지 않아도 되는것을.


9시가 되면 아이들 방 외에는 모든 집안의 불이 꺼진다. 아이들 방에는 수면 등 하나만 켜지고, 난방용 겸 침실의 아늑함을 챙겨줄 텐트가 아이들을 반겨준다. 텐트 주변에는 책이 몇 권 놓여있고, 아이들은 책을 읽고싶을 만큼 읽다가 잠에 든다- 이렇게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실제로는 그 과정이 순탄하게 지나간 적이 뱔로 없다. 잠이 오는 몸과 자기 싫은 생각이 충돌하는지, 아이들은 매우 심하게 보채며 엄마를 찾는다. 거기에 목이 마른지 물 마시러 가자며 엄마 아빠를 잡아당기고, 엄마에게 안겨 있어도 연신 엄마를 찾으며 울고 소리친다. 그 과정에서 우리도 파김치가 되고 아이들이 겨우 잠들면 이미 시간은 밤 10시를 훌쩍 넘어버린다.


모두가 힘든 시간이 계속되었다. 우리도 이 상황이 지속되자 만성 피로에 짜증이 늘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아내는 아이들과 함께 잠이 들면 다시 일어나기 힘들어했고, 내가 깨워도 결국 다시 잠들어버려서 육퇴의 시간을 함께 제대로 즐기지도 못했고 개인시간도 잘 가지지 못했다.

그런데 해답이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나왔다. 최근 아파트 내 커뮤니티센터에 수영 수업이 시작하는 소식을 듣고 아내는 수영을 시작했다. 매주 화, 목요일 밤 9시부터 10시까지 진행되는 일정이었다. 처음에는 엄마가 밤에 갑자기 사라지자 아이들은 역시나 엄마를 찾으며 많이 울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우는 시간은 길지 않았고, 이내 익숙해졌는지 서로 잘 놀기 시작했다. 그리고 잘 시간이 되어 텐트로 들여보내자 엄마도 찾지 않고 책을 보다가 이내 눕고 잠이 들었다. 이 모습은 그 다음 엄마의 수영수업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렇구나. 오히려 잘 때 엄마가 있어서 더욱 보채고 울었던 것이었을 수도 있었겠구나. 그래서 요즘은 아이들이 너무 잠을 자지 않으면 일부러 엄마를 방에서 내보내고 엄마 수영갔다고 말하곤 한다. 아이들은 잠깐은 울지만 이내 괜찮아지고는 굴러다니기도 하고 책도 보고 하다가 이내 아빠랑 함께 잠을 잔다. 엄마가 아이들과 무조건 같이 있는 것이 정답은 아니라는것을 새삼 깨닫게 된 일이었다. 와이프도 자신만의 시간을 되찾을 수 있어서 매우 만족하고 있다.


언젠가는 이 방법도 통하지 않겠지만 우린 또 다른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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