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권 전쟁

뺏는 아이와 뺏기는 아이

by 메뚜김

어느 순간부터 둘째가 장난감을 가지고 놀거나 책을 읽고 있으면 첫째가 와서 흥미를 보이고는 이내 뺏어가곤 한다. 둘째는 그러면 대부분 그냥 줘버리고 다른걸 가지고 놀지만, 정말 자기가 원하는 물건이라면 그때부터 싸움이 시작된다. 내가 더 억울하다는 것을 어필하기 위해 울음소리가 커지고 엄마와 아빠를 찾기 시작한다.


똑같은 물건을 각자에게 줘도 상황은 그닥 나아지지 않는다. 무슨 심리인지 모르겠지만 첫째는 [둘째 손에 있는] 장난감이나 책이 괜히 더 재미있게 느껴지나 보다. 각자 잘 놀다가도 꼭 둘째 손에 있는 것을 가지고 가야 한다.


여기에 아이들의 성격 차이도 한몫한다. 첫째는 소유욕도 강하고 자신이 원하는 모양이나 형태가 유지되어 있어야 만족을 하는 타입이다. 자기 손에 책이 4권이 있어도 1권도 양보를 하기 싫어한다. 이미 아이는 4권의 책을 가지고 있는 것이 맞다고 정했기 때문이다. 음식도 잘려있는게 아닌 원래 형태 그대로 먹는것을 좋아한다. 그에 비해 둘째는 좋은게 좋은거라고 대부분 첫째가 달라하면 줘버리고 그렇게 욕심이 많은 편도 아니다. 단 하나, 엄마에 대한 집착이 많이 심하다.


그래도 둘째도 매번 당하지는 않는다. 한번은 일부러 다른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척하면서 첫째의 주의를 끈 후, 첫째가 그 장난감을 가지러 달려오자 순순히 넘기고 자기가 진짜 가지고 노는 장난감을 확보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두 살 밖에 안된 아이가 저런 생각을 할 수 있다니 저것도 생존본능인 것인가 싶었다.


하지만 어린이집 선생님 입에서도 정도가 심하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매번 둘째가 울며 달려오는 모습을 볼 수도 없기에 대책이 필요했다. 그래서 집에서는 최대한 아래의 방법대로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1. 서로의 거리를 떨어트린다.

- 한 물건을 가지고 충돌하는 경우 물리적으로 거리를 떨어트리고 주의를 분산시킨다.


2. 강제 양보는 권하지 않는다.

- 어차피 어른이 아무리 양보하라고 해도 물건을 손에 넣은 아이는 말을 듣지 않는다. 차라리 실컷 만끽하게 하고, 그 동안 다른 아이는 다른 장난감을 가지고 놀게 한 후 흥미가 떨어졌을 때 다시 주는게 낫다.


3. 소유권과 규칙을 계속해서 인지시킨다.

- 먼저 잡는 사람이 우선 사용하는 것, 뒤 사람은 차례를 기다려야 한다는 것, 강제로 손에서 뺏지 않는것을 계속해서 주입시키고 있다.


장난감, 과자, 옷, 방 등 한정된 자원에 대한 경쟁은 형제 자매가 있는 집이라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아이들이 나눔에 대한 개념을 어떻게 하면 쉽고 재미있게 익힐 수 있을까, 한 물건을 가지고 다툴 때 어떻게 하면 지혜롭게 해결해 나갈 수 있을까 계속 고민 중이다. 그래도 책 한권 가지고 싸우다가도 과일이 보이면 하나 집어서 둘째에게 먹으라고 가져다주는 첫째를 보면 또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겠구나 라는 생각도 든다.






작가의 이전글엄마가 없을 때 더 잘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