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왕씨일기 Jan 26. 2024

큰 집으로 가는 길

매일 쓰는 짧은 글: 240126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어느덧 2년의 시간이 지났다. 

퇴근 후 가족 모두가 모여 다 같이 큰 집으로 이동하는 길이었다. 

고속도로를 타고 옆으로 보이는 수없이 늘어선 아파트들. 

똑같은 네모 상자로 이뤄진 집이라는 공간에 다양한 삶들이 누워있는 듯하다. 

빠르게 달리는 차 안에서 언뜻 보이는 아파트 창문 너머의 노란 등, 하얀 등, 꺼진 등. 

주어진 공간은 같은데 모두 다른 삶을 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 가운데 붉은 등의 네온사인이 잔뜩 켜진 집이 한 곳이 보였다. 

파티를 하고 있었을까? 삶은 정말 다양하고 재밌는 거구나, 멍하니 떠오르는 생각들을 두서없이 바라보며 

이미 삶을 벗어난, 사랑하는 가족을 기리기 위해 부지런히 큰 집으로 향했다. 




매거진의 이전글 "너는 그대로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