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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왕씨일기 Jan 25. 2024

"너는 그대로네."

매일 쓰는 짧은 글: 240125






"너는 그대로네." 


한 때는 누구보다 시간을 많이 보냈던 직장 동료에게서 3년 만에 만나 들은 말. 

시절 인연이라는 것이 있듯이 모든 관계에는 그 관계가 가장 빛날 수 있는 제한된 계절이 있다고 믿는데 그 시절을 가장 뜨겁고 재밌게 보냈던 그룹의 한 사람이었다. 마땅한 이유를 알지 못한 채 멀어져 간간히 카톡 프사나 전해져 들어오는 귀동냥 이야기로만 소식을 들었다가 오랜만에 같은 시험장에서 그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다. 그냥 모르는 척할까, 이미 끊어진 인연 추억만 남긴 채 지낼까 하다가 용기 내 먼저 인사를 했다. 차가운 냉대를 마주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예상과는 다르게 늘 기억 속에서 떠올렸던 그 모습대로 반겨줬다. 그리고 그건 서로의 감정이었던 듯, 나를 보고도 그대로,라는 표현을 해줬다. 


그대로, 라는 말에는 긍정적인 부분도, 부정적인 부분도 존재하겠지만 한 때의 시절을 같이 보냈다는 미적찌근한 감정으로 좋은 부분만 글어안은 채 시험을 보았다. 그리고 시험을 다 보고 나와 멀리 멀어지는 동료의 뒷모습을 보고 속으로 마지막 작별인사를 했다. 다시는 서로를 만날 일이 없음을 알기에, 조금은 더 긴 시선으로 그를 배웅했던 것 같다. 안녕, 나의 즐거웠던 시절의 친구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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