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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왕씨일기 Feb 14. 2024

평일에 부모님과 시간 보내기

매일 쓰는 짧은 글: 240213






잠시 일을 쉬게 되면서, 여러 가지로 느끼는 좋은 점들이 있다. 물론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출근길에 갇혀 진을 빼고 하루하루 중노동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제일 우선이겠지만, 그 외에도 어떤 변화들이 있는지 생각해 보니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역시 부모님과의 관계이다.


주말에는 근무하시도 주중에 하루 쉬시는 부모님은 평소 같았으면 출근 때문에 같이 시간을 보낼 일이 거의 없다. 퇴근하고서 같이 집밥을 먹는 것이 보통, 그 외에 간단한 소일거리들은 같이 하지만 어디 멀리 간다던가 하는 건 불가능했다. 그러다 일을 쉬니 부모님의 휴일에 맞춰 외출을 할 수 있게 된 게 즐거웠다. 한번도 가본 적이 없는 크고 경치 좋은 카페에 간다던가, 부모님이 다니시는 절에 같이 가 신선한 공기를 쐬고 온다던가. 평소에는 누리지 못할 평온함과 재미를 맘껏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시간, 돈으로 사지 못하는 추억을 백수가 된 이때에 향유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그 외에도 심리적으로도, 하루에 자고 싶을 때 자고 먹고 싶을 때 먹고, 지금 하고 싶은 일들만 하고 살다 보니 마음속 약간의 불안을 빼고서는 기본적으로 내 안의 에너지들이 많이 남아 이걸 부모님한테 쓸 수 있다는 것이 가장 긍정적이다. 일을 하고 오면 지쳐서 말도 하기 싫고 같이 시간을 보낼 힘도 없이 혼자 방에 누워서 핸드폰만 하기 일쑤였는데, 지금은 먼저 말도 많이 건네고 농담이나 어디 놀러 가자는 등 에너지를 많이 쏟을 수 있어서 부모님께도 좋은 기분을 나눈다. 어리지 않은 나이에 언제까지고 휴식을 취할 수도 없고, 앞으로 몇 년의 시간 동안 분명 결혼이나 임신, 출산의 경험도 하게 되면서 매우 바빠지겠지. 지금의 평온하고 평범한 일상을 그리워하게 될 나의 모습이 보여 앞으로도 한동안은 부모님과 이런 quality time을 보내기 위해 애써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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