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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왕씨일기 Feb 19. 2024

쪽쪽이 말고 밥을 주세요!

매일 쓰는 짧은 글:240219 





오늘 들은 짧은 귀여운 이야기. 하늘이 유난히도 뿌얗고 비가 보슬보슬 내리던 오늘 아침. 거의 새벽같이 느껴지는 채도에 아직 한참 이른 시간이라고 착각해 평소에 일어난 시간보다 훨씬 늦게 일어났다. 잘 수 있을 때까지 자다가 비몽사몽 하면서 깨어나 핸드폰을 보니 100일 된 아이를 키우고 있는 친구한테서 카톡이 와있었다. 


친구는 자다가 설핏, 아직 어두운 방 안에서 아이가 칭얼거리는 소리에 잠에서 깼단다. 평소에 통잠을 잘 자던 아이가 오늘따라 왜 이리 빨리 깨서 칭얼거리나, 하면서 적당히 쪽쪽이만 물리고 다시 잠을 청했다. 그러다 평소보다 너무 푹 잤는걸, 하면서 개운하게 깼더니 이미 아침 10시가 넘어가는 시간이었다고. 날이 어두워 아직 한참 이른 시간이라고 착각했던 것이다. 화들짝 놀라면서 분유를 먹이면서 멍하니 평소 잠투정에는 그냥 쪽쪽이만 줘도 금방 다시 잠들곤 했는데 오늘은 유난히 칭얼거렸던 이유가 있었네,라고 생각했단다. 


이 이야기를 듣고 왠지 그 상황이 너무 귀여웠다. 아이는 밥때가 돼서 울었는데 어리둥절하게 엄마는 왜 자꾸 쪽쪽이만 주지! 하고 화내면서 더 울었을 그 장면이 ㅎㅎ 아이고, 말도 못 하고 얼마나 답답했을지! 아침부터 친구랑 카톡을 하면서 낄낄 웃어버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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