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의 이끌림

나는 그저 따라만 가지요

by 왕씨일기

매일 글을 쓰겠다고 다짐을 한 후(일기와는 별도로) 차분히 나 홀로 오롯이 있을 수 있는 시간에 테이블 앞에 앉아 아이패드를 켜고 베어 창을 켜고 멍하지 앉아 있어 본다.

오늘은 어떤 것에 대해 써볼까, 아니 써야 할까.


글쓰기 소재거리라는 게 다른 사람들은 어떤 식으로 떠오르는지 모르겠지만 나에게는 단어와 이미지로 떠오르게 된다. 그래, 오늘은 이 내용을 내 안에서 털어내 볼까,라고 생각하며 자세한 것은 내버려 두고 일단 무작정 시작을 해버린다.


시작을 하고 나면 도리어 쉬워진다.

유명한 작가들의 인터뷰나 에세이들을 살펴보았을 때

자신이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글이, 이야기가 자신들을 끌고 간다,라고 종종 표현하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 그때는 뭐지 싶었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무슨 말인지 이해가 간다(건방지게도).

길을 튼 것은 나지만 뭔가 불가항력적인 요소들이 이미 트인 길로 안내하는 기분. 밭에 물꼬를 튼 건 나지만 이 물들이 어떤 길로 나아가게 될지는 나도 모르겠는.. 그런.


내가 쓰는 글이 보잘것없고 굉장하지는 않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쓰는 행위를 멈출 수가 없다. 매일 나에게서 비롯되지만 나를 미지의 세계로 인도하는 이 행위가 너무나도 즐겁고 사랑스럽다. 오늘은 또 어디로 나를 데려다 줄지 기대가 되며 또 한 줄을 써 내려가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