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집에서의 짧은 고찰

그렇구나, 그럴 수 있겠구나

by 왕씨일기

어제 하루 잔업을 위해 휴일 출근을 감행,

허투루 쓰는 시간 없이 온전히 밀려있던 업무에 정신을 쏟고

회사를 나와 남자친구와 시끌벅적한 술집에 갔다.


좋아하는 안주에 다음날은 휴일, 내 앞에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

흘러나오는 노래에 어깨가 들썩이고

의미 없고 중요하지 않은 사소한 이야기를 나누며 나도 모르게 취해갔던 것 같다.


문득 옆자리에 앉은 새로 가게에 막 들어온 여자 손님 두 명이

우리 테이블에서 시킨 안주를 시킨 것을 보았다.

두 사람이 다소 특이한 메뉴에 어떻게 먹지,라고 고민하는 것을 듣고

속으로 이렇게 해서 먹으면 편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데!

라고 혼자 누구에게도 들리지 않을 충고를 하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때 아,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잠깐 먼저 다른 사람보다 먼저 경험하고 알게 된 사실이 있을 때에도

충고하고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불쑥씩 올라오는데

우리들보다 몇 년, 몇십 년 더 오래 산 어른들이 당신들께서 한참 전에 수없이 경험해 온 일들을 헤쳐 나오고 있는 어린 핏덩이들을 보면 공연히도 첨언을 할 수밖에 없음을,

그 마음을 이해했다.

그렇구나, 그렇구나. 그럴 수 있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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