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와이너
마치 자영업자들이 시장조사를 나가듯,
나도 주기적으로 교보문고에 가 시장조사를 한다.
지금 어떤 책들이 나와있는지, 베스트셀러는 무엇인지, 새로 또 흥미를 끄는 주제는 없는지.
이 책도 그렇게 만나게 되었다.
꽤 넉넉한 두께의 책, 구성은 나름 단순했다.
12명의 철학자들을 소개하면서 그 사람들이 가진 철학적 관념을 소개하고
그것을 일상생활 수준의 것으로 가지고 와 읽는 사람들이 바로 접목시킬 수 있도록 돕는다.
이런 종류의 책을 나는 내 마음대로 '가지치기 책'이라고 하는데,
그건 한 책을 읽으면 그 책에서 나온 책들이 또 읽고 싶어 져 찾아 읽게 되는,
소위 가지 치듯 책을 추천받아 읽게 된다는 뜻의 내 어휘이다.
이 책에서도 내 소박한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책과 작가들을 많이 만났고
그 가지치기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책 안에서 다양한 철학자들을 소개받았는데,
태생적으로 음울함을 껴안고 태어난 나는 쇼펜하우어가 제일 좋았다.
그렇지 그렇지, 사는 건 힘들고 우울하지.
공감을 받은 기분.
우리 함께 힘내자!라는 공허한 위로보다는 같이 늪에 잠겨주는 타입이 좋다.
작가의 문체가 술술 잘 넘어가고 위트도 있고
나름의 개그코드가 생각보다 나랑 잘 맞아
바로 작가의 다른 책들을 검색해 독서 위시리스트에 올려두었다.
도서관에 상호대차 서비스로 신청해 두었으니 곧 오겠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