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쓰는 짧은 글: 240107
증명사진의 유효기간은 왜 이리 짧은지. 서류를 제출할 일이 생길 때 돌아보면 전부 오래된 사진이라 중복이 안 되는 사진을 찾으려 이리저리 머리를 굴리다가 보면 결국 실패하고 주변에 급히 사진을 찍을 만한 곳을 찾아보게 된다. 집 근처 시장에 위치한 오래된 단골집 사진관은 휴무. 이번 증명사진은 원치 않게도 새로운 도전을 감수해야만 한다!
얼핏 여기저기 전철역에서 즉석 증명사진기계를 본 것 같아서 자주 가는 대형 마트와 연결된 지하철역을 가게 되었다. 장을 보러 간다는 부모님의 차를 편히 타고서. 그러다 마트 안에서 우연치 않게도 증명사진 출력 기계를 발견, 8장이 나오는데 3,000원이라니 굉장한 가격을 보고 이거다 싶었다. 다만 이건 이미 가지고 있는 사진을 qr 코드로 기계로 전송해 사진을 출력하는 거라 이미 완성된 사진을 가지고 있어야 했다. 단념하려던 찰나에 개똥도 약에 쓰인다고, 마트 장보기에 동행했던 나의 호적메이트(성별 남)가 증명사진 촬영용 어플이 있다고 알려줬다. 그렇게 대충 아무 길바닥에서 사진을 찍고 이래저래 보정을 하고 출력하니 똬단, 생각보다 괜찮은 사진이 나왔다.
찍고 출력한 사진을 엄마에게 보여주니, 어른들의 눈에는 그래도 조금 불안해 보였나 보다. 증명사진을 이렇게 대충 길에서 후다닥 찍을 수 있다니 그래도 안전한 게 좋지 않겠냐고 하셔서 원래 목표했던 대로 지하철역으로 이동. 오가면서 봤던 증명사진기계에 들어가 사진을 찍었다. 이렇게 약식으로 찍는 건 처음이라 긴장했는데 생각보다 편하고 좋았다. 다만 재촬영의 기회는 딱 1번만 더 주워지니까 매 컷을 신중하게 찍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두둥, 이게 내 결과물이다. 좌측 편은 거금 만원을 들여 증명사진기계에서 찍은 것이고, 우측은 길바닥에서 대충 어플로 찍고 옷도 정장으로 덧붙여서 수정해 찍은 것. 이렇게 놓고 보아도 3,000원의 증명사진,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 어느쪽이 길바닥 출신인지 말하지 않으면 오른쪽 친구가 오히려 더 그럴듯해 보일 정도. 재밌었다. 남은 사진들은 주변에 기념으로 또 한 장씩 뿌려야지 히히. 원하는 사람은 많지 않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