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스스로 선택하고 행동하는 연습

엄마 아빠의 도움이 줄어드는 순간들

by 김성원

부모가 되면 자녀를 바라보는 시각은 모두 비슷하다.

돌봐 주어야 하고, 잘 되기를 바라고, 부모가 좀 어렵더라도 아이가 원하는 것을 해주고 싶은 마음... 그 마음의 순수성은 당연하지만, 그것이 욕심이 되어서는 안 된다. 부모의 아이에 대한 순수 욕심이 인격을 가진 아이를 힘들게 하는 경우가 많다.


생존하기 위해 먹이를 갖다 주기보다는 사냥하는 법을 가르쳐 주어야 한다는 지극히 당연한 진리...

아이들에게 세상을 살아가는 사냥하는 법은 무엇일까?

아마도 그것은 위기 상황을 스스로 대처하고, 해결하면서 경험을 축적하는 것일 거다.


우리 부부는 아들에게 선택권을 늘 주었다. 그리고 그 선택에 대한 책임을 아들이 감당하도록 하게 하였다. 물론 선택 유도를 통해 어떠한 선택이 스스로에게 가장 유리한 지에 대한 어른으로 부모로서의 조언을 함께 한다. 그러한 가이드는 아들에게 생각의 다양성을 키워주었다고 본다. 우리의 가이드대로 선택하는 경우도 있지만, 본인의 의지가 강한 경우에는 그 선택에 따른다. 선택의 결과와 책임을 경험시켜 주기 위해서였다.



초등학교 때 일어난 몇 가지 에피소드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 에피소드는 우리 부부에게 아들이 스스로 위기를 극복하고, 자신을 돌볼 수 있는 최소한의 능력을 갖추어 가고 있다는 믿음을 준 이야기이다.


# " 나 이제 혼자 버스로 통학할래"

4학년 2학기로 기억한다. 유치원 때부터 줄곤 아내가 차로 아들의 등하교를 함께 하였다. 집에서 화교학교까지 먼 거리였고, 버스로 통학하기에는 어리다고 생각하였다. 우리 부부는 5학년 2학기 또는 6학년 때부터는 버스 통학 연습을 시키고, 이후 아들과 협의하여 혼자 버스 통학하는 방향을 생각하고 있었다.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1년이나 일찍 아들이 혼자 버스 통학을 해보고 싶다는 말에 약간의 걱정과 함께 아들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빨리 성장하는 느낌이 들었다.


아들의 생각을 존중하며, 첫 1주일은 엄마와 아들이 함께 버스를 타고 통학하였다. 아들에게 집에서 버스 정류장까지 가는 길과 버스 타고 내리고, 그리고 학교까지 가는 길을 익숙해질 수 있도록 하였다. 1주일 간의 연습 후 아들과 아내는 등교는 차로 하교는 버스로 정리를 하였다. 이유는 등교 시간에 버스가 복잡하고, 학교 준비에 시간이 소요되어 어렵다는 아들과 아내의 결론이었다.


첫 하교 길에 혼자 버스를 타고 집에 오던 날 아내의 말이 기억난다. 아들은 무엇인가 해냈다는 자신감에 아주 당당히 집에 들어오면서 큰 소리로 "학교 다녀왔습니다!!"를 외쳤다고 한다. 아내는 그날의 기억이 소중했다고 한다.


4학년 2학기는 등교는 차로 하교는 버스로 하다가, 5학년이 되면서 등하교를 버스로 하면서 가끔 급할 때 아내에게 차로 등교를 요청하였다. 그리고 6학년이 되어서는 대부분 버스로 등하교를 하였다. 아들의 등하교를 책임지면서 아들의 일정에 맞추어 살던 아내도 차츰 자신의 시간을 갖게 되었다. 아들은 엄마의 품에서 조금 벗어나 자신의 시간을 더 많이 갖게 되었고, 아마도 생각의 방향도 확장된 계기가 되었으리라 추측한다.



# "아저씨 000호에 인터폰을 아들을 들여보내달라고 해주셔요!"

공부보다는 친구들과 노는 것을 무척 좋아했던 아들!

학교에서는 반 친구들과, 아파트에서는 미술학원, 태권도 친구들과 수업 후 놀았다. 우리 부부 어릴 적 생각하면 방과 후 운동장에서 수위 아저씨에게 쫓겨날 때까지, 동네 골목에서 아주머니들에게 시끄럽다고 꾸중 들을 때까지 놀던 기억에, 아들이 노는 것에 대해 제재를 하지 않았다. 다만 가족이 함께 하는 시간과 숙제에 대해서는 지켜야 한다는 규칙 약속했었다. 이 규칙을 노는 것을 좋아하는 초등생이 지키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이 일로 겪게 된 에피소드이다.


저녁 7시까지는 집에 귀가하는 것으로 아들과 아내는 약속을 했다. 아들은 언제나 아슬아슬하게 늦게 들어오곤 했다. 보통은 학원 또는 태권도 친구들과 놀이터에서 함께 놀다가 친구들이 다음 학원으로 이동을 위해 아들과 헤어지면 아들도 집으로 오는 데, 그날은 한 친구가 학원을 가지 않아 둘이서 정신없이 놀게 되었다고 한다. 학원 앞 놀이터에서 정신없이 두 녀석이 놀다가 아들은 7시를 훌쩍 넘겨 집에 왔다. 아내는 아들이 걱정이 되어 찾아보러 나가야 할지 말지 걱정하던 순간이라 화가 좀 나있었다.


아들이 아파트 문 벨을 누르자! 아내는 아들에게 너 늦게 왔으니, 벌로 문 앞에 서있다가 들어오라고 했다. 아들이 몇 번 문을 두드리며, 문을 열어달라고 했지만, 아내는 단호했다. 잠시 후 조용하여 아내가 문 밖을 보니, 아들이 없었다. 아내는 은근 걱정이 되어 집 앞 놀이터를 베란다로 내려다며 아들을 찾았다.

그 순간 아파트 인터폰이 울렸다. 우리 동 아파트 경비 아저씨였다.

"000 호 어머니, 아들이 문을 열어달라고 부탁하러 경비실에 왔습니다. 아들이 잘못했다고 하니, 문을 좀 열어 주셔요!" 아내는 수화기 너머 들려오는 경비 아저씨의 말을 듣는 순가 웃음과 안심이 뒤섞인 반응으로 대답을 했다고 한다.


집에 들어온 아들에게 아내는 물었다. 어떻게 경비아저씨에게 갈 생각을 했냐고?

아들 녀석은 문 앞에 있으면 엄마가 언제 문을 열어 줄지 몰라서, 경비아저씨에게 말하면 바로 문을 열어 주실 것 같아 경비실로 갔다는 것이다.

아내는 아들에게 참 너 대단하다! 그 순간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느냐고 말했다고 한다.


이 에피소드는 아들이 어떠한 상황에서 자신이 어떠한 행동이 가장 유리하고, 반전을 시킬 수 있을지 알고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하였다. 그리고 자신의 행동에 대한 용기를 낼 수 있는 태도와 마음 가짐을 갖고 있음을 알게 해 준 이야기였다. 돌이켜 보면 우리 부부의 어린 시절보다 아들이 더 똑똑하고 용기 있었던 것 같았다.



# "아주머니 핸드폰 잠시만 사용할 수 있을 까요? 엄마가 오지 않아서 엄마에게 전화해야 해서요"

하교 시간에 아내가 집 안일로 좀 늦는다고 등교 때 아들에게 얘기를 했다. 아들은 걱정하지 말고 오라고, 친구들과 놀고 있겠다고 그날 아침 아들과 아내는 약속하였다.

하교 시간이 되어 아들은 친구들과 운동장에서 놀만큼 놀아도 엄마가 오지 않았다. 교문 밖에서 한참을 기다려도 엄마가 도착하지 않았다. 아들은 그때 고민했다고 한다. 교실로 다시 들어갈지? 엄마를 기다려야 할지? 친구들은 모두 집으로 갔기 때문에 놀 수도 없는 상황에서 교실 선생님께 가는 것도 방법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교실로 가는 동안에 엄마가 오면 엇갈릴 수 있다는 생각에 엄마와 전화 통화 시도를 하기로 했던 것이다.


전화를 걸어야 하는 상황에서 아들은 지나가던 아주머니에게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야 하니, 핸드폰을 빌려다라고 했다. 모르는 전화번호를 받은 아내는 아들 목소리에 깜짝 놀라며, 10분 안에 도착하니 교문 앞에 있으라고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고 한다. 아내는 집 안일의 마무리가 늦어져 시간을 놓쳐서 급한 마음으로 운전을 하고 있었다. 아들의 전화를 받고 아내는 한시름 놓고, 모르는 사람에게 전화를 빌려 아내에게 전화를 한 아들이 대견했다고 한다.


아내는 아들에게 어떻게 모르는 분에게 전화를 빌릴 생각을 했냐고 말하자, 아들이 엄마와 통화할 수 있는 방법이 전화이고, 전화를 걸려면 학교로 가던지, 지나가는 분께 빌려야 하는 상황인데, 학교로 들어가는 동안에 엄마가 오면 엇갈리니, 지나가는 분께 부탁을 했다고 한다.


상황을 읽고 대응하는 능력이 아들에게 있음에 우리 부부는 아들에게 감사해했다.




2021년 현재 아들은 상해에서 2주간의 격리 기간을 보내고 있다.

그리고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상해에서 대학생활을 시작한다. 하지만 우리 가족은 서로 별 걱정하지 않는다. 아들이 알아서 대응할 것이며, 필요와 도움을 청할 것이 있으면 연락할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


학교 기숙사 공사로 자취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2주간의 격리로 집을 알아보기도 쉽지 않았다. 그리고 한국에서 중국으로 중국돈을 보내는 방법도 쉽지 않았다. 아들은 격리 기간 동안 친구들과 고등학교 담임 선생님 그리고 입학하는 대학교의 한국 학생회를 통해서 정보 수집 및 도움을 받아서 집 계약을 하고 등록금도 송금하며, 2주간의 격리 생활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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