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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디어오리 Jan 19. 2021

“반말 가능?” 반말로 인터뷰하는 미디어

담롱 파운더 김건우 황민희


<미디어IN싸를 찾아서>는 미디어오리가 미디어업계 인싸라고 생각하고, 더욱 인싸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다양하고 멋진 사람들을 인터뷰하는 코너입니다. 




뉴미디어와 레거시 미디어는 ‘포맷’에서 가장 큰 차이를 보인다. 닷페이스, 14F 등의 팀은 콘텐츠의 말하기 방식이 메시지 전달에 끼치는 영향력을 보여줬다. 이 미디어들을 보고 자란 뉴미디어 저널리즘 미디어 2-3세대들은 독창적이고 신선한 포맷을 연구하는 데에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반말 인터뷰’ 포맷을 시작한 담롱 또한 그랬다. 


담롱은 총장 직선제를 위해 농성 중인 숙명여대 학생회장 황지수에게 반말로 말을 건넸다. 원테이크 촬영이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첫 영상부터 유튜브의 알고리즘에 간택됐고 조회수는 51만회를 찍었다(2021년 1월 기준). 그저 평범하게 진행된 인터뷰였다면 얻을 수 없었을 결과였다. 

담롱은 현재 1기 활동을 마무리하고 2기를 꾸려 활동 중이다. 1기 동안 19개의 영상을 총괄했던 김건우(콘), 황민희(밍히) 전 대표를 만났다. 각각 ‘밍히’와 ‘콘’으로 활동했던 이들은 넥스트 저널리즘 스쿨에서 처음 만나, 미디어오리 오리지널 콘텐츠 멘토링에 참여하며 담롱을 준비했다고 한다. 이들의 이야기를 초기 미디어 창업자의 경험 위주로 담았다.



반말하는 인터뷰 미디어, 담롱 


주연 | 윈테이크 반말 인터뷰 ‘문제라도’ 포맷을 되게 재밌게 봤어요. 어떻게 그런 기획을 할 생각을 하신 거예요?


민희 | 인터뷰어들의 당당함을 부각하고 싶어서였어요. ‘사회적 기업가들을 멋있게 인터뷰하자!’가 완전 초반 (담롱의) 문제 인식이었어요. 그런데 사람들이 너무 착한 거예요. 애인 고를 때도 그렇잖아요. 착하면 재미없잖아요. 이 사람들에게 착함을 넘어선 어떤 캐릭터가 생기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반말 인터뷰 컨셉인 '문제라도?' 포맷 콘텐츠에 출연했던 황지수, 김보미, 고금숙, 김승현

주연 | 찰떡인 비유네요. 저는 ‘문제라도’ 포맷 보면서 콘텐츠 제작자 관점에서 궁금해지는 게 몇 가지 있더라고요. ‘원테이크로 몇 번 찍었을까? 대본을 썼을까?’ 아, 지금 대답하지 마시고 제 추리가 맞는지 확인해주세요. 먼저 사전인터뷰를 정리하고, 이걸 인터뷰이가 숙지하고, 즉석에서 질문 던지는, 그런 과정이었나요?


민희 | 대본이 있습니다.

건우 | 아니. 근데 현숙 쌤 때는 대본이 거의 없었어. (웃음)

민희 | 현숙 쌤은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사람이었어. (웃음) 

현숙 쌤 때는 딱 한 번 찍었어요. 원래 한 3~4번 찍거든요? 그런데 현숙 쌤은 "이제 끝난 거지?" 이러셔서. "아니, 선생님" 이럴 수가 없어서 "네..." (이랬죠.)

건우 | 필사적으로 했지, 기회가 한 번밖에 없다고 생각해서.


주연 | 아 그랬어요? (웃음) 제가 이걸 왜 여쭤봤냐면 민희 님이 원래 (기존 문제라도 콘텐츠에서) 능청스럽게 잘하시는데, 현숙 쌤이랑 할 때는 당황해하시는 게 느껴지는 거예요. 이렇게 당황하시는데 이건 대본일 수가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민희 | (웃음) 진짜요? 티가 났구나.

문제라도는 제 성격이 잘 치대고 능청스럽게 하는 저의 능력을 잘 발휘한 콘텐츠에요. 모두 대본인 대신 드립 같은 걸 중간중간 쳤어요. 사람들이 덜 연기한 투로 대답할 수 있게끔.

건우 | 맞아. 그런 능청스러운 걸 잘했지.

주연 | 저도 최현숙 선생님 콘텐츠 진짜 좋았어요. 전 개인적으로 겁이 많거든요. 당장 안정적인 길로 접어들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압박이 들 때가 있어요. 그런데 영상에서 했던 질문 중에 "선생님은 어떻게 그렇게 마음대로 사세요?"라는 질문이 있었는데, 저도 그 질문을 선생님께 하고 싶었거든요. 


민희 | 주연님이 말씀하셨듯이, 그런 사람들을 완전 노렸어요. 저도 사회 문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보단 참여하는 사람들 보면서 '와, 멋있다, 어떻게 저렇게 하지?'라고 생각하는 편인데 그런 사람들이 훨씬 많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사람들을 노렸어요. ‘새로운 지식’을 전달하는 게 목표였던 저희 영상이 그렇게 조금씩 변했어요.


주연 | 그랬군요. 최현숙 선생님 콘텐츠는 '문제라도' 포맷과 '오리를 만나다' 포맷 둘 다 있더라고요.

두 포맷 사이에 어떤 차별점을 생각하시고 만드셨나요?


건우 | '문제라도'는 임파워링(자기 긍정, 자기 효능감 고취)하는 것이 핵심인 반면, ‘오리를 만나다’(이하 ‘오리’)는 오피니언 리더들을 인터뷰하면서 인사이트(깨달음)를 주는 것이 핵심이었어요. 오리는 영상으로 하는 페이스북, 신문 속 칼럼 같은 포맷이라고 하면 감이 오실 수 있을 거 같은데. 


주연 | 오, 완전 이해됐어요. 담롱 브랜딩할 때 타깃 오디언스를 어떻게 잡으셨어요?


건우 | 1차 타깃으로는 인권 의제 중에서도 노동, 성소수자, 여성, 장애, 이런 교차적인 차별이나 혐오에 관해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을 했죠. 나이는 18세에서 24세 정도. 저희가 미디어오리 초기 인터뷰할 때 나리 님은 '쓰까 페미’라고 그냥 표현하시던데.


주연 | 하하하.


건우 | 2차, 3차 타깃도 있는데. 2차 타깃은 자신을 소위 ‘쓰까 페미’로 정체화 하지는 않지만, 사회 문제에 관심이 조금 있는 사람들. 

민희 | ‘정의당과 녹색당 의제에 관심이 있는’, 그렇게 정의를 했던 거 같아요. 그렇지만 지지자나 당원은 아니에요. 다만 그들이 말하는 의제에 관심이 있는 정도의 적극성이라는 거죠. 페이스북 유저일 확률이 높고, 그리고 대학원 진학을 생각하는 사람이 많고.


주연 | 왜 이렇게 구체적이에요? (웃음)


민희 | 네. 타겟 회의만 10번 넘게 했기 때문에. (웃음)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회의를 너무 많이 한 것 같아요.

건우 | 실행을 훨씬 더 많이 해야 했는데. 


주연 | 그래도 이런 고민들이 쌓였기 때문에 확신이 생긴 거잖아요.


‘담롱’이 탄생하기까지의 실험들


주연 | 두 분은 어떻게 아시는 사이에요?

건우 | 넥스트 저널리즘 스쿨(구글에서 후원하고 블로터에서 진행했던 예비 청년 저널리스트 대상 프로그램)에서 친해졌어요. 

민희 | 저는 넥스트 저널리즘 끝나고, 바로 배운 툴을 사용해서 프로젝트를 하고 있었고, 건우가 교환학생에서 돌아왔을 때 새로운 프로젝트를 같이 하지 않겠냐 제안을 했어요.


주연 | 어떤 프로젝트였어요?

민희 | 제 친한 친구 한 명까지 더 포함해서 셋이서 ‘특수고용 노동자를 주제로 새로운 노동 사회 지식을 만들어보자’라고 시작을 했어요. 섭외하고 인터뷰도 하다가 마지막 섭외가 불발된 상태였어요. 그때 ‘우리 아예 더 판을 더 키우자. 닷페이스를 뛰어넘는 걸 만들자’ 해서 4명을 더 구한 거죠. 그렇게 일곱 명이서 '댕글'을 만들었어요. 


주연 | 불발됐는데 포기하지 않고 더 오히려 확장을 한 거네요? 

민희 | 네. 엄청 헤멨죠.

건우 | 결과적으로 팀원들과 잘 맞았어요. 5개월을 보내면서 여러 가지 아이디어들을 실험해봤는데, 일인 가구 여성들을 위한 동네에서 친구 만들기 프로젝트를 실험해보기도 하고, 일인 가구 여성들에게 FGI(Focus Group Interview)를 실행하기도 하고요. 


주연 | ‘일인 가구 여성 친구 만들기’는 미디어라기보다는 플랫폼 사업 같은 느낌인데, 그런 시도는 어떻게 하시게 된 거예요?

건우 | 자금을 지원받는 지원사업을 준비하면서 수익 모델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미디어 스타트업) 선배분들을 만났어요. 그때 '닷페이스' 소담 님도 만나고, 예전에 '알트' 했던 구현모님 도 만나러 다녔어요. 그때 오리지널 콘텐츠 멘토링 가서 나리 님도 만났었고요. 그 과정에서 '콘텐츠가 오프라인 서비스를 마케팅하는 영상일 때, 그 영상에 대한 소구력이 높아진다'는 말을 듣고 일종의 실험으로 동네 친구 찾기 서비스를 구상했던 거였어요. 

민희 | 다른 맥락도 있었어요. 저희가 이미 미디어를 하겠다고 결론을 내놓은 거잖아요. 그런데 시장 파악을 한다고 해보니까 저희가 해결하려고 하는 문제들이 미디어를 한다고 해결이 되는가, 해보니까 아니었던 거죠. 그럼 미디어가 아님에도 문제해결을 하기 위해 플랫폼에 가까운 서비스를 하게 된 거죠.

건우 | 저희가 마지막으로 실행하려 했던 프로젝트는, '규리'라고 저희 팀원 중에서 98년생인 친구를 되게 젊은 여성 정치인으로 만들어보자, 라는 거였어요. 처음엔 진짜 출마를 시키면서 정치 과정에 있는 일반인들에게 생소하고 어려운 것들을 재미있게 풀어본 에피소드를 만들어보자고 했어요. 


그러다 피선거권 연령 때문에 중간에 페이크 다큐로 방향을 틀고 시나리오를 쓰고 있는 와중에 정치 이슈에 관심이 없는 거 같다는 팀원들이 생기면서 저희는 담롱으로 쪼개지게 된 거예요. 


주연 | 쪼개지면서 확실히 담롱은 정치적 이슈 관련으로 딱 노선이 정해진 거네요. 

민희 | 결국 다시 돌아온 거죠. 처음에 시작했던 제 친한 친구 윤아랑 셋이서 시작했던 그 특고노동자 팀으로. (웃음)


미디어 스타트업과 비즈니스 모델


주연 | 이렇게 열심히 만들어오셨는데 두 분은 왜 제작을 그만두시고 파운더로 빠지시게 된 건가요? 

민희 | 제가 처음부터 생각한 건 시한은 (2020년) 6월까지였어요. 저희가 2019년 11월에 시작했는데 만약 우리의 미디어가 대박이다, 하면 “난 그럼 미디어 스타트업을 계속하겠어!” 이거였고, 그렇지 않으면 “이때부터 그만하겠어.”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던 거죠. 그런데 이제 6월이 됐는데…(웃음)


주연 | 아, 이 정도면 대박 아니에요? 소박인가?

건우 | (웃음) 대박인데, 미디어 스타트업으로서는 대박이 아니었던 거죠.

민희 | 수익 모델이 나올 수 있는가가 중요했어요. 제 직업으로서 가질지 말지 결정하는 기점이었던 거든요.


주연 | 수익화가 불가능할 것 같다는 판단은 어떤 과정을 통해 최종적으로 내리시게 된 건가요?

민희 | 4월에 수익화 목표를 세웠고 ‘왓이프(What if)’라는 채널을 새로 하나 팠었어요. 담롱만으로는 폭발적인 성장이 어렵다고 생각했었거든요. 근데 그게 폭발적으로 성장하지 못했어요. 


이건 커뮤니케이션 문제가 있었어요. 제가 리더로서 새로운 채널을 제안하고 실행을 결정했던 이유는 한 달 안에 ‘1만 구독자’를 넘는다는 목표가 있었기 때문이고 저는 충분히 가능할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그 커뮤니케이션이 제대로 안 됐었던 거죠. 그 담당자는 ‘당연히 천천히 클 줄 알았다, 어떻게 한 달 안에 1만을 만드냐’는 생각을 갖고 있었고 그걸 두 번째 영상을 만들고 난 뒤에 서로 알게 됐어요. 그때 이미 타이밍을 놓친 거죠. 


상황상 어쩔 수 없던 거 같기도 해요. 일주일에 40 시간씩 일하는 상주직원인 저랑 건우와 다른 친구들 사이의 차이가 있었던 거죠. 특히 저는 되게 조급했어요. 저는 직업을 이걸로 할지 말지 고민을 하는 게 되게 강했고, 다른 친구들은 학교 공부하면서 하는 대외 활동 개념으로 들어와 있었거든요. 실제로 제가 사이드 프로젝트로 들어오라고 제안을 하기도 했었고요. 초반엔 이렇게 사이드로 들어와도 동기부여가 충분히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스타트업 팀 같은 경우엔 힘을 같이 으샤으샤 내면서 해야 하는데 그런 걸 몰랐던 거죠.


건우 | 그래서 마지막으로 6월쯤에는 꼭 수익화가 아니더라도,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다양한 실험도 해보자. 크라우드 펀딩도 해보고 오프라인 서비스를 열어서 구독자도 만나보고, 좀 더 다채롭게 만들어보자, 라고 했어요. 그래서 담롱 살롱이라고 오프라인 서비스를 저희 1기의 마지막 분기점으로 생각하고 거기서 구독자도 만나고 팀원들이랑도 페어웰(fare well)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했었어요. 그런데 코로나 때문에 그게 엎어졌죠. 


주연 | 아.... 아이고. 

건우 | 20명 좀 넘게 모이고 돈도 받고 했었는데 환불해드렸습니다.

민희 | 기분은 좋았죠. 이런 기회를 마련하면 사람들이 진짜 모이는구나.



미디어 스타트업 창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주연 | 미래 미디어 스타트업을 꿈꾸는 분들에게 하고 싶으신 말이 있을까요?

건우 | 저는 팀을 잘 꾸리는 게 핵심이라고 생각해요. 리더가 명확한 청사진이 있어서 그걸 보여주고 설득하는 방식이어야 해요. 다 같이 청사진을 짜려고 하는 것은 미스라는 거죠. 경제적 부를 추구하려고 미디어 스타트업하는 사람은 흔치 않잖아요. 보통 믿음, 정의로만 뭉치기 때문에 명확한 청사진이 없다면 각자의 정의가 너무 달랐을 때 와해되기 쉽다라는 생각을 댕글 때 했었어요. 그러지 않으려면 팀원들끼리 돈을 벌려는 생각이 엄청 강해야 해요. 그래야 실패해도 다른 아이템으로 또 도전하면서 존버하거든요. 

민희 | 콘텐츠 사업이라는 게 초반에 브랜드를 만들고 가야 하잖아요. 이런 이미지는 초기 리더들에 의해 만들어진다고 생각하는데, 다른 스타트업들은 한 번이면 돼요. 그런데 콘텐츠 사업은 이후에도 계속 브랜드가 만들어지는 영역인 거 같거든요. 후속 콘텐츠에 의해서 다시 브랜드 이미지가 바뀌기도 하고, 같은 기획안에서도 콘텐츠가 균질적으로 나오지 않기도 하고요. 그걸 통일성 있게 관리하면서도 창의적이고 새로운 기획을 하는 것이 미디어에서 어려운 포인트인 거 같아요. 


그렇다고 타깃에만 또 맞춰가면은 그럼 기획자들이 답답해할 거 아니에요. '나는 이런 거 하고 싶은데?'라고 말했을 때 '아니 우리 고객들이 이런 거 원치 않아.’라는 대답을 받는 게 미디어 하는 사람들이 제일 싫어하는 포인트잖아요. 다 자기 하고 싶은 거 있어서 오는 사람들인데 대표가 그런 설득의 프로세스를 거치는 것도 어려운 것 같아요. 


건우 | (프로젝트 시작 전에) 배워서 나오는 게 가장 좋다고 생각해요.

뉴닉 같은 경우엔 인덱스가 엄청 객관적이고 과학적으로 돼 있다고 하더라고요. 타겟 오디언스의 피드백을 통해서 ‘우리가 어떤 뉴스를 전달할 것이냐’에 대한 인덱스를 완성하는 거죠. 뉴스의 적합성을 점수화 할 수 있을 정도로 일종의 체계를 갖추고 이걸 이용해 합의하는 방향을 선택한 거예요. 이런 수치가 있으면 아까 같이 (기획자와 대표 사이의) 논쟁이 있을 때도 크게 갈등을 일으킬 필요가 없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하나 더. 미디어 스타트업이라고 해서 꼭 기획자가 대표가 돼야 한다고는 생각 안 해요. 그 팀의 인덱스를 같이 만들 수 있고, 시청자층과 공감대를 가지고 있되 비즈니스 파트를 담당해줄 수 있는 사람이라면 대표로서 최적이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편집장 역할은 콘텐츠 매니저가 해낼 수 있으면 될 거 같고 그것은 철저하게 대표가 원하는 청사진 안에 부합하는 목표들을 수행할 수 있는 콘텐츠 매니징이어야 할 것이고. 뭐… 그런 것들. 그런 체계를 저희가 미리 알았다면-! (일동 웃음) 


민희 | 지금은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건우 | 근데 그게 어려운 거 같아요. 이런 체계를 가지고 시작한다는 거 자체가.

민희 | 없어. 미디어 스타트업은 이런 체계랄 것이 정리된 게 없어.


주연 | 2기들한테도 잘 전달이 돼야겠네요. 

건우 | 그렇네요. 그래야겠네요. 




주연 | 약간 발랄한 질문으로 끝내고 싶은데, 민희 님에게 건우 님은?


민희 | 저는. 음. 뭔가, 같이 버텨준 사람? 한 작년 5월부터 한 거니까. 

건우 | 우는 거 아니지?

민희 | 그니까. 울 거 같네.

건우 | 울 거 같아? 왜 울 거 같아. (웃음)

민희 | 어떡해.

건우 | 진짜 울잖아?

민희 | 이런 거 하면 감정 북돋는 거 알지? 건우 먼저 하세요.

건우 | 저도 비슷하지 않을까요? 같이 헤쳐나간 사람이라는 인식이 강한 게 불안하기도 하고 0부터 다 만들어야 하는 거기도 하고 서로 버텼죠. 서로를 보면서 존버했죠. 


주연 | 그럴 것 같아요. 정말. 공동 대표이면서 사실 서로의 유일한 풀타임 팀원인 거잖아요. 저는 정말 들으면서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실패했는데 다시 또 시작하고, 또 시작하고 이걸 들으면서 이 뜨거운 가슴 뭘까? (웃음) 

건우 | (서로에게) 같이 도전을 했던 사람이죠. 




건우는 감정이 올라온 민희를 대신 말을 마쳤다. 둘의 지난한 여정이 압축된 장면이었다. ‘담롱’은 넥스트 저널리즘 스쿨에서 만나 실제 프로젝트를 해본 몇 안 되는 팀이다. 배운 것을 기반으로 프로젝트를 시도해본 ‘담롱’의 황민희와 김건우는 치열했고 용감했다. 

이 시간은 그들을 알아가는 것 뿐만 아니라 미디어오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아보는 시간이기도 했다. 미디어오리는 그들이 경험한 결핍을 잘 기록해뒀다 새로운 사람들이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나갈 것이다.


2기 담롱은 작년 12월 말부터 활동을 재개했다. 알맹상점과 트랜스젠더의 삶과 건강을 다룬 콘텐츠로 시작한 그들이 또 얼마나 새로운 콘텐츠들을 선보일지 기대된다. 특히 개인적으론, 다음 ‘반말 타임’은 누구와 할지 궁금하다. 


인터뷰 최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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