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 TMI.FM 차우진 크리에이터
<미디어IN싸를 찾아서>는 미디어오리가 미디어업계 인싸라고 생각하고, 더욱 인싸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다양하고 멋진 사람들을 인터뷰하는 코너입니다.
월요일은 업계 리포트, 수요일은 텍스트 라디오 '밤레터', 토요일은 업계 뉴스 정리. 이 거대 뉴스레터 공장의 주인은 TMI.FM 차우진이다. 그는 혼자서 이 세 가지를 기획, 제작하다 최근에서야 외부 기고자들의 도움을 빌리기 시작했다. 뉴스레터 TMI.FM의 비즈니스 모델은 월요일 전송되는 차우진의 유료 업계 리포트. 한 달에 만 원이면 최근 10년간 음악, 영화, 콘텐츠 업계 전반의 흐름을 지켜본 차우진의 리포트를 매주 받아볼 수 있다.
미디어오리가 만난 차우진은 구독자가 빨리 늘지 않는다며 장난 섞인 불평을 하기도 했지만, 이내는 10년은 바라보고 시작했다고 말한다. 원래의 꿈은 등단이었다는 차우진. 그는 어쩌다 매거진t, 스페이스 오디티, 네이버 온스테이지 기획위원으로 활동했을까? 자신의 불안에 솔직했기에 더욱 단단해 보였던 그의 이야기를 담았다.
TMI.FM은 매거진 형태의 뉴스레터를 지향한다. 매주 월, 수, 토 다른 코너가 편성된다. 기본적으로 '밤에 일하는 크리에이터'들을 타깃하고 있기 때문에 밤에 레터가 전송된다.
월요일 저녁 9시 - '드래프트브리핑' (유료), 업계 주제 중 하나 선택해 파고드는 리포트다.
수요일 저녁 9시 - '밤레터', 밤에 주로 일하는 크리에이터들의 문제 해결을 돕는다. 한 주는 불안해지기 쉬운 창작 활동 과정에서 마음을 지키는 법을 다루고, 또 다른 한 주는 창작에 참고할만한 좋은 레퍼런스를 모아 보낸다.
토요일 저녁 9시- '커피 브리핑', 한 주간 있었던 음악, 엔터테이먼트 업계 뉴스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주연 | TMI.FM 뉴스레터가 매주 3회씩 나오더라고요. 전 성실하게 뭔가를 계속하는 사람들에 대한 존경심이 있어요. 최근에 이슬아 작가의 칼럼 '재능과 반복'이 바이럴됐던 것도 꾸준함에 대한 사람들의 리스펙트를 보여준다고 생각해요. 우진님 혼자 3개씩 발행하는 걸 보며 생각했어요. '이 분 뭐하시는 분일까.'
우진 | 제가 미쳤어요. (웃음)
주연 | 매거진 t 기자, 평론가, 스타트업, 회사 이사까지... 다양한 일을 해오셨어요. 그러다 갑자기 뉴스레터에 도전하셨어요.
우진 | 제 안에 오래 걸려있었던 문제인 '나는 누군가, 나는 뭐 하는 사람인가'에 대한 것과 연결돼있어요. 대학교 때 주간지 기고로 시작해서 계속 평론을 하고 글을 쓰면서 제 직업을 사랑했어요. 그러나 그만큼 어딘가에 속해있지 못하다는 정체성의 문제도 많이 겪었고 "세상에 누가 평론을 보니?"라고 하면서 자기 자신을 비하하는 경향이 있었어요. '반백수', '가정용 장식품' 이러면서... (웃음)
한편, 일하는 방식에 있어서도 어떻게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내 삶을 매니징할 수 있을까 고민했어요. 회사도, 프리랜서 생활도 제가 원하는 자유로움을 가져다주진 못하더라고요. 그래서 이런 문제들을 끌어안고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생각했어요. 이런 넥스트 스텝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콘텐츠, 미디어, 음악 쪽으로 뭘하면 좋겠다 해서 하게 된 게 현재의 뉴스레터예요.
주연 | 우진님의 커리어 패스를 보니까, 2006년에 매거진t라는 곳에서 일하셨어요. 씨네21 소속이긴 했지만, 다루는 분야와 방식이 마치 새로운 미디어 스타트업이 만들어진 느낌이라, 그때의 경험을 듣고 싶어요.
우진 | 거기 들어갈 때 저는 방황기였어요. 원래 꿈은 등단이어서 더 늦어지기 전에 등단을 무조건해야 한다는 생각에 회사를 충동적으로 때려치웠어요. 근데 삼십이 넘은 남자애가 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가 없더라고요. 방에 앉아서 "하, 내 인생 어떡하지? 나이가 서른셋, 넷인데 나한테 전 재산이 300만 원이 안되네? 나 어떻게 살았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지?" 그러고 있다가 운 좋게 매거진t라는 웹진에 기자로 들어갔죠. 거기 유명한 씨네21 기자 백은하, 음악 평론가로 유명한 강명석 두 사람이 있었어요. 그리고 최지은이라고 <괜찮지 않습니다> 쓴 저자가 막내처럼 있고, 저 있고. 나중에 사람 더 뽑으면서 위근우 기자가 들어오고. 지금 생각하면 되게 드림팀 같은데 팀이 그렇게 세팅이 됐어요.
그러면서 '한국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다른 방향을 만들자!'라는 목표를 잡았죠. 지금 생각하면 그게 뉴미디어고 정말 스타트업 같았는데 2005, 2006년이다 보니까 그땐 우리가 뭐 하는지도 몰랐죠. 드라마 보고 글 쓰고 인터뷰 하고 그런데 그게 너무 신나는 거예요.
주연 | (웃음) 진짜 재밌었을 거 같아요.
우진 | 네. 그때는 아무도 TV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에 대해 기사를 안 쓰던 때였거든요. 텔레비전은 비평의 대상이 아예 안 됐던 거죠. '우리는 대중 매체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가 된 거 같다.' 그래서 드라마도 작가랑 감독 위주로 봤어요. 우리는 PD라는 말을 아예 안 썼어요. 아역배우라는 말 대신 배우라고 불렀고. 우리는 다르고, 다르기 때문에 경쟁력 있다고 생각하면서 했었어요.
2년 정도 있다가 저는 나왔어요. 제 이름 뒤에 기자가 붙는 게 그땐 싫었어요. 내가 아닌 매체의 역량에 따라가는 느낌이 싫은 거예요. 그러면서 고민하게 됐어요. 그렇다고 내가 평론가인가? 작가인가?
주연 | 저도 우진 님을 뭐라고 불러야 할지 오기 전에 고민이었는데... 그럼 혹시 불리고 싶은 이름이 있으세요?
우진 | 딱히 없어요. 비슷한 선상에서 요즘에 좀 그런 생각을 좀 많이 했는데 지금 환경에서 뮤지션을 뮤지션이라고 부르는 게 맞을까. '뮤지션이란 어떤 사람이다, 인디음악은 어떠해야 한다'는 어떤 관습에 묶어 놓는다는 느낌이 들거든요. 아도이가 자기 설명할 때 커머셜 인디밴드(Commercial indie band)라고 불러요. 아도이 머리 속에는 인디는 상업적이면 안 되는 거예요. 그럼 뮤지션 대신 다른 개념이 필요하지 않을까?
그러다가 크리에이터라는 말이 너무 마음에 들었어요. 크리에이터는 가벼운 것부터 되게 센 것까지 포함되잖아요. 만들어내는 건 물리적으로 만져질 수 있는 것뿐만 아니라 개념적인 것, 기획적인 것까지도 다 포함되고요. 그러면 나도 결국 '크리에이터'라는 개념에 들어가는 거고, 그럼 내가 뭐 하는 사람인 거지라는 것에 대해 너무 고민하지 말자. '나는 이것이면서, 저것이다'라고 생각을 하기로 했어요.
주연 | 호칭에 대한 고민에 공감이 가요.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들은 다양해졌는데 그 사람들을 포괄할 만한 명칭은 부족하잖아요. 그래서 미디어오리 동료들도 우리가 만날 사람들을 어떻게 불러야 할까, '뉴미디어 플레이어?', '크리에이터' 등으로 다양하게 고민해보는 중이예요.
우진 | 맞아요. 어떤 분야이든지 현재 모든 사람이 공통으로 느끼는 문제가 이런 정체성의 문제라고 생각해요. 이걸 문제라고 인정하면서 제 뉴스레터를 하는 방향성이 어느 정도 잡혔던 거 같아요. 저와 같은 고민을 하는 크리에이터들이 '내가 누구냐, 어디에 속해있냐'라는 문제를 정리해주고 그걸 풀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TMI.FM의 방향성이에요.
주연 | 미디어오리는 미디어 스타트업들을 키워나가는 인큐베이터인 만큼 우진 님과 같은 뉴미디어 플레이어들이 더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TMI.FM과 같은 도전들이 더 많이 생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진 | 전 수익 구조에 대한 고민이 처음부터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을 해요. 예를 들면 현재 디지털 콘텐츠에 대한 과금은 사례가 없다는 걸 깨달았어요. 이슬아 씨도 사례가 아니예요. 왜냐하면 이슬아 씨가 처음에 레터링 서비스했을 때 제가 개탄했거든요. 너무 싸서. 데일리 에세인데 만 원? 그래서 슬아씨 보자마자 제가 '미쳤다'라고 (말했어요).
저도 TMI.FM 월에 만 원 너무 싸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런데 바꿔 말하면 현재엔 시장가라는 게 없는 거예요. 결국 꾸준한 수익 모델에 대한 고민을 무조건 같이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고 그 모델을 만들 수 있는 환경과 시스템이 있어야 하는 것 같아요.
주연 | 비즈니스 이야기가 나온 김에 본격적으로 한번 이야기해보고 싶어요. TMI.FM은 비즈니스 모델상 지금 수익이 난다고 할 수 있는 상황인가요?
우진 | 어차피 지금 소요되는 건 사실 제 인건비와 시간인 건데, 그거는 지금 측정할 필요 없으니까 그렇다고 할 수 있죠. 현재는 개인적으로 기고를 하고 글을 쓰면서 돈을 벌고 있긴 해요. 규모가 좀 더 커지기 시작하면 기고하는 건들을 정리하고 에너지를 다 여기다가 넣고 싶어요.
주연 | 개인적으로 소요되는 인건비도 측정해야죠!
우진 | 저는 워크 앤 라이프가 분리되지 않는 사람이라. (웃음)
주연 | 지금 유료 구독 모델은 월요일 보내는 업계 리포트에요. 이 리포트는 어떤 구독자들을 상정하고 만드시나요?
우진 | (웃음) 웃기긴 한데. 처음엔 이직하는 친구들이나, 주식 투자하는 친구들 생각하고 만들었어요. 지금 보면 의외로 실무자들 말고 업계 출신 아닌 의사결정권자들이 많이 보는 거 같긴 하지만요.
주연 | 어. 주식 투자는 의외네요?
우진 | 네. 업계 리포트가 처음에 주식 리포트가 약간 모델 같은 거였거든요. 회사의 사업 모델, 구조, 방향성에 대해 얘기를 하는 거니까 각자 그 회사의 비전을 판단하는 근거 자료로 쓰일 수 있겠다는 생각은 했어요.
'왜 빅히트가 하이브로 바뀌는 거야? 네이버가 붙어서 그런 거야? 그래서 좋은 거야 나쁜 거야?' 설명해주면서 "사, 아직 싼 거야. 여기서 더 오를 수도 있어." (웃음)
주연 | 와우. 어. 지금 진짜 들어가도 되나요. (웃음) 그렇담 지금 하고 계신 코너 중에 가장 비즈니스적으로 확장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 게 뭘까요?
우진 | 월, 수, 토에 하는 세 개 다 확장 가능한 거 같아요. 하지만 제 목표는 궁극적으로는 커뮤니티화예요. 유료회원들 대상으로 폐쇄적인 콘텐츠 워크숍 커뮤니티를 만드는 거예요. 2~3개월 단위로 미션 주고 모이게 해서 그걸 매니징하고, 강의하거나 아니면 특정 주제를 잡아서 워크숍을 하는 거죠. 일단은 초기라서 사람들이 메리트 있어 하지 않을 거 같아서 일단 칼럼부터 가고 있어요.
주연 | 혹시 지금 운영하시는 뮤직 인더스트리 토크 카톡방도 커뮤니티를 염두에 둔 건가요?
우진 | 카톡방은 엄청 설계나 목적이 있다기보다 가볍게 만들었어요. 주변 사람들을 만나서 얘기를 하는데 메이저든, 인디든, 아티스트든, A&R이든 마케터든 다들 거의 같은 고민을 하는 거예요. 다들 이 업계에 대한 정보를 몰라요. 비슷한 사례가 있으면 서로 좀 수월하게 고민 해결을 할 수 있을 거 같아서 만들었어요.
주연 | 어떻게 운영되고 있어요?
우진 | 저는 아무것도 안 해요. 지금 564명이고, 약간 어떤 식이냐면 누가 질문을 올리거나 기사를 공유해요. 질문일 때도 있고, 이런 내용이 헷갈린다 이렇게 올릴 때도 있고 그러면 사람들이 '이런 건 이렇게 보는 게 맞다. 아예 그냥 기사 말고 모바일 전자 공시를 보세요. 이게 좀 더 정확합니다.' 이렇게 말해주기도 하고요.
보면서 '아, 내가 뭔가 잘 만들었나 보다'라는 생각도 들고 의외로 밖에서 다른 사람들 만나면 단톡방 만들어줘서 너무 고맙다는 말도 들어요.
주연 | 뉴스레터를 혼자 하시면서 안 힘드세요? 보통 어떤 도움이 있었으면 좋겠다 싶으신가요?
우진 | 같이 이야기할 수 있는 파트너가 필요해요. 지금은 사실 '김청'이라는 코파운더와 같이 이야기를 하고 있거든요. 브랜딩에 대한 이런저런 조언을 되게 많이 해줘요. 아까 말씀드렸듯이 "내가 누구지"라는 질문을 가지고 있었던 것처럼 워낙 저는 자기 확신이 없는 사람에다가 성질이 급해요. 한 달 밖에 안됐었을 때 혼자서 "왜 구독자가 안 늘지? 시작은 300명이었는데 아직 400명 밖에 안됐어."
그러면 코파운더가 도대체 무슨 생각하는 거냐고. 저는 "내가 하면은 한 500명 돼야 하는 거 아니야? 언제까지 500이 되지? 어떻게 되지? 광고를 많이 돌려야... 아니야 광고는 아니야. 내가 계속 인스타에 올려야 하나?" 하면 옆에서 "자 잠깐만 서봐. 진정하고. 그러면 안 돼!" 막 이러고. (웃음)
그래서 지금 지향하는 건 크루 형태예요. 다양하게 크루원들을 찾고 그 사람들하고 계속 좀 느슨하지만 어쨌든 뭔가 관계를 만들어 놓고 일이 있으면 뭉쳤다가, 헤어졌다가 그렇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주연 | 2-3년 뒤에 보면 또 팀 빌딩 돼있고 그럴 수도 있겠네요.
우진 | 그쵸. 그럴 수 있으면 너무 좋겠죠. 그래서 적어도 뭐 월에 천, 이런 식으로 매출이 나면 이것만으로도 생활할 수 있겠죠. 그럼 그게 가능하려면 뭐가 필요한가. 그런 생각 하고 있어요. 그래서 재밌는 거 같아요.
주연 | 오늘 이야기 해보면서 느낀 건데, 우진 님이 이렇게 새롭게 만들어내는 일들에 재미를 찾으시는 거 같아요.
우진 | 참고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는 곳에서 사례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예를 들면 항상 우리는 그 필드에서 일등 이렇게 툭 튀어나온 사람만 기억하잖아요. 이를테면 '배달의 민족은 왜 성공했지?', '스타벅스는 뭘 파나요?' 이런 건 정말 얘기하기도 편하거든요. 레퍼런스도 다 있고, 틀렸다고 비난받지 않아요.
하지만 진짜 중요한 건 그 밑에 있는 사람들과 케이스예요. 1억, 10억 원이 아니라 한 1천만 원, 2천만 원 이렇게 벌면서, 꾸준하게 가는 친구들이 되게 많아져야 하는데, 사람들은 자꾸 그거에 대해서는 굳이 안 보려고 해요. 안 보고, 안 찾고. 그런데 진짜 (그런 사람이나 팀이) 많거든요.
저도 그 많은 사람 중의 하나가 됐으면 좋겠어요. 개인이든 작은 팀이든 한 달에 2-3천만 원 매출 낸다, 그래서 각자가 300만 원씩만 가져갔다, 그러면 나쁘지 않거든요. 좋거든요. 그런 팀들이 있는 게 중요해요. 걔네들은 어떤 모델로 움직이는 거지? 어떻게 하고 있지? 그런 걸 지켜보는 게 중요한 거 같아요.
주연 | 저 또한 비슷한 생각을 했어요. 결국은 미디어 스타트업계에서 유명한 몇몇 미디어들만 조명받으면서 미디어 스타트업이 그 크기를 확장하지 못하면 실패한 거라는 인식을 마주할 때가 있었거든요. 오히려 고만고만한 사람들이 많이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해주는 우진 님의 말이 힘이 되네요.
우진 | 우리가 원하는 거는 대부분 그런 삶일 거예요. 전 '압도적 1위', '복권 당첨' 이런 거 모르겠고. 다달이 100만 원씩 연금 나오면 좋겠다. 그러면 그거 가지고 뭔가 할 수 있잖아요. 사람들하고 계속 이야기하고, 어떻게 하면 그런 구조 만들까? 이건 누구한테 배울까? 그게 중요한 것 같아요.
주연 | 우진 님이 브런치에 올리신 글에서 올해의 나는 해보고 싶은 일, 해야만 하는 일, 해보지 않은 일을 모두 해낼 것이라고 하셨어요. 혹시 이 카테고리 안에 염두에 둔 일 중 공유해줄 수 있는 것이 있을까요?
우진 | 겁내지 않고 비즈니스 모델을 짜는 걸 가능한 한 많이 했으면 좋겠어요. 단계적으로는 차우진의 TMI.FM 뉴스레터에서 '차우진'이라는 이름을 언제 어떻게 뗄까. 이걸 떼는 순간 필자별로 로테이션하거나, 좀 더 넓은 느낌의 그림도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커뮤니티로, 아예 유료 회원들 대상으로 아예 폐쇄적으로도 단기 워크샵을 하는 건 어떨까? 6주에 끝나는 거, 격주로 3번, 그 대신 3시간. 이거에 대한 전체 가격은? 50만 원? 근데 연간 회원 하면 50% dc. 이런 식으로 짜서 해보는 게 가능할까? 콜라보도 해보고 연락 오는 거 막지 말고 다 해보고 이 일을 좀 키우고 싶다.
네. 하지만 문신과 오토바이가 가장 급하네요. (웃음)
주연 | (웃음) 타투는 어떤 걸로?
우진 | 정말 고민했는데. 모닥불, 불꽃. 생각해보니까 굉장히 좋더라고요.
저는 그게 되고 싶은 거예요. 사람들을 모아놓고, "야, 모여봐" 해서 불 피워놓고, 약간 모닥불에 둘러앉아 있는 게 되게 좋은 느낌. 아 내가 불이 되고 싶은가 보다. 이런 데다가. (팔을 가르키며) 성냥 말고 모닥불 활활.
주연 | 우진 님이 뉴스레터를 하는 그런 목표도 궁극적으로 그런 것 같아요. 커뮤니티를 만들고, 사람들을 모으고.
우진 | 저는 그게 좋은 것 같아요. 예전엔 제가 주목받는 게 좀 더 좋았는데, 조금 더 예전에 비해 더 도움이 되고 싶고 기여하고 싶다는 목적이 전에 비해서 좀 분명해진 거 같아요.
그런데 그렇다고 내가 뭐 헌신하고 희생하고 있는 게 아니라 나는 잘난 사람이고 싶고, 존경을 받고 싶은 욕망이 있는데 그 과정에서 판을 깔건, 누군가를 돕건 그런 일을 하고 싶은 거죠. “아 저 사람 덕분에, 뭐가 가능했어.” 이런 얘기들이 듣고 싶은 거 같아요. 그게 저한테는 중요한 거 같아요.
차우진의 TMI.FM는 자신과 비슷한 방식으로 일하고 고민하는 사람을 위한 뉴스레터다. 밤을 새워 작업하는 일이 잦다면, 그리고 그 과정에서 생기는 마음의 문제로 혼자 앓은 적이 있다면 그의 뉴스레터가 반갑지 않을 수 없겠다.
뉴스레터 이야기를 들으러 가서 그의 삶 이야기를 더 많이 묻게 됐다. 그가 내내 고민했던 질문 '나는 누굴까?'라는 질문은 우리 모두가 하는 고민이니까. 그는 이를 '방황'이라 표현했지만, 누구보다 고민을 치열하게 한 사람이었기에 그것을 흘려보내지 않고 포착해 콘텐츠로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이름을 건 소설과 시를 쓰고 싶었던 '등단 연습생' 차우진은 '차우진의 뉴스레터'를 시작했다. 비즈니스 모델, 함께 이야기할 사업적 동반자, 크루... 아직은 해결해야 할 것들이 많아 막막하고 어렵겠지만 뉴스레터야말로 그의 이름 뒤에 붙었던 타이틀보다 그의 욕망에 더 가까운 것일지도 모르겠다.
한편, 미디어오리는 차우진의 TMI.FM이 반갑다. 새로운 미디어들이 점점 줄어드는 지금, 용감히 시장에 뛰어들어 주기적인 발행을 해내고 있는 그의 도전에 박수를 보낸다. 미디어오리는 TMI.FM이 차우진의 말대로 10년 갈 수 있게끔 어떻게 힘을 실어줄 수 있을지, 비즈니스 모델 등에 대해 더 제대로 고민해보기 시작했다.
인터뷰 최주연
<숏다큐로 미디어 만들기>
미디어오리의 오리지널 미디어 '인터브이' 제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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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인큐베이터 오리>
미디어 창업 생태계를 위한 오리들의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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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층 사람들>
미디어오리 사람들은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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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IN싸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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