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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MCN - 샌드박스 네트워크 이필성 대표 인터뷰

미디어자몽이 만난 한국의 MCN 기업인

by 미디어자몽

* 본 기사는 미디어자몽 (http://www.zamong.co.kr/archives/5593)에 올라온 글입니다. 본 글의 저작권은 미디어자몽에게 있습니다.


[한국의 MCN]

샌드박스 네트워크 이필성 대표 인터뷰

“자유롭게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크리에이터를 돕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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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쌀함과 추움의 경계를 넘어 “이제 겨울이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하던 11월 24일의 오후. 미디어자몽 뉴스팀은 크리에이터가 만든 MCN 기업 샌드박스 네트워크를 방문하였다. 곧 이사를 앞두고 있는 터라 다소 분주한 사무실. 그곳에는 샌드박스 네트워크의 크리에이터들과 직원들이 서로의 아이디어를 공유하며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그리고 우리는 그곳에서 샌드박스 네트워크의 이필성 대표와 도티(나희선 이사)를 만났다. 서로 간단한 인사를 나누고 근처 카페로 자리를 옮겨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본 인터뷰 자리에는 샌드박스 네트워크의 이필성 대표와 여민구 팀장이 함께 하였다. 이필성 대표, 그가 말하는 MCN과 크리에이터, 그리고 샌드박스 네트워크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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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전문 크리에이터가 있는 것처럼 이들에게 게임 전문 MCN이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샌드박스 네트워크에 합류한 대부분의 크리에이터들은 게임을 전문으로 한다. 이필성 대표는 이러한 점에 주목하였고 게임을 하고 게임을 시청하는 사람들이 생겨났다는 점에서 투자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최근에 그는 생각이 바뀌었다. 게임 뿐만 아니라 게임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콘텐츠에 주목하기 시작하였다. “취미 기반의 콘텐츠(언박싱, 토이, 요리 등)와 게임을 결합한다면 시너지 효과가 나지 않을까?” 이필성 대표는 현재는 게임에 집중하고는 있지만 앞으로 이러한 측면의 확장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9월 샌드박스 네트워크는 동문파트너즈로부터 10억 원의 투자를 받았다. 최근 MCN들에 대한 투자가 이어지는 가운데, 샌드박스 네트워크는 이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궁금해졌다.

10857724_1024420657569901_4824760008051995072_n.jpg 이필성 대표


“투자를 받은 이유는 먼저 영상 제작과 관련한 환경, 시설에 대한 지원이 필요했고 다음으로는 크리에이터들을 좋아하고 이들을 도와줄 수 있는 사람들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이필성 대표는 샌드박스 네트워크가 투자를 받은 이유에 대해 “크리에이터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크리에이터들이 보다 좋은 환경에서 콘텐츠를 만들고 그렇게 좋은 콘텐츠가 나오는 일종의 선순환 구조가 필요했다는 것이다. 이필성 대표는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고 싶었다고 한다. 그는 “일종의 동방 같은 느낌이 좋다고 생각했어요. 자유롭게 찾아와서 콘텐츠를 만들 수 있게 새로운 사무실에 개인 부스를 마련해 두었습니다”라고 밝혔다.
크리에이터를 도와주는 공간과 환경을 만들고 싶다는 이필성 대표. 그는 어떻게 이 곳에 합류하게.. 아니 어떻게 회사를 만들게 되었을까?


“샌드박스 네트워크에 합류할 때, 마음을 움직인 것은 팬들이었습니다. 팬들이 있으면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샌드박스 네트워크를 이야기하면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 있다. 바로 게임 크리에이터이자 회사의 이사인 도티의 존재이다. 이필성 대표는 도티와 오랜 친구였고 샌드박스에 합류하기 전까지는 구글 코리아에서 애드센스 관련 업무를 수행했다. 이필성 대표는 2013년 대도서관, 양띵 등이 인기를 얻는 현상을 보게 되었고 아프리카TV 방송을 고민하던 도티에게 방송을 할 것을 조언했다. 그리고 그는 방송을 하게 된 도티가 인기를 끄는 모습을 목격하게 되었다.

2015-09-03-175555.jpg 도티 (나희선 이사)


이필성 대표와 도티는 2014년 미국에서 10대 팬들이 유튜브 스타에게 열광하는 모습을 직접 보게 되었고 지금의 트렌드가 실제 존재하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렇게 한국으로 돌아와 도티가 회사를 차리게 되었고 이필성 대표는 조언자의 역할을 수행하였다. 하지만 보다 진지하게 사업을 해야 했기에 이필성 대표의 합류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필성 대표는 자신의 합류에 큰 결심을 하게 한 사람은 바로 팬들이었다고 한다. 수많은 팬들이 도티에게 진지하게 팬레터를 보낸다. 이필성 대표는 이러한 팬들이 있으면 뭐든지 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올해 샌드박스 네트워크의 대표로 참여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한국을 대표하는 MCN 기업, 샌드박스 네트워크 이필성 대표가 생각하는 MCN은 무엇일까?


“MCN은 디지털 비디오 소비가 옮겨 가면서 나타나는 대표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필성 대표는 기존의 미디어가 디지털로 옮겨가는 과정에서 생겨난 대표적인 현상이 MCN이라고 봤다. 압도적인 영향력을 가지고 있던 기존의 방송국의 힘은 분산이 되고 그러한 자연스러운 과정 속에서 MCN이라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즉 MCN은 아주 새로운 미디어는 아니다. 이필성 대표는 MCN이 발전하는 과정에서 전통적인 미디어를 모방하게 되고 매니지먼트만 하는 곳이나 디지털 프로덕션 회사도 생겨날 것이라 예측하였다. 그러나 그 과정은 전통 미디어하고는 또 다를 것이라 내다 보았다.
MCN이 각광을 받으면서 일각에서는 기존의 미디어가 1인 미디어 시장에 들어왔을 때 현재의 MCN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이 존재한다. 이에 대해 이필성 대표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10대 아이들은 공중파나 인터넷 방송 콘텐츠를 평등하게 바라봐요. 기존 미디어의 헤게모니가 그들에게 적용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디지털 비디오 시장에서 크리에이터는 제작인 동시에 화자이기 때문에 시청자들은 보다 몰입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하기에 크리에이터가 가지는 영향력은 막강하다. 또한 이필성 대표는 오히려 기존 미디어가 디지털 비디오 시장을 벤치 마킹 할 것이라 보았다. 현재 미국은 MCN이 10대 시장을 완전히 장악하였다. 미국은 시장의 규모가 크기에 10대 시장만 잡아도 돈이 되고 기존 미디어가 MCN을 보는 형국이라고 한다. 올해 미국에서 열린 비트콘에서도 기존 미디어의 대표격인 NBC가 부스를 마련하여 10대들의 시선을 사로잡기 위해 노력했던 것처럼 말이다.
그렇다면 한국의 상황은 어떨까? 한국 역시 디지털로의 변화와 현재의 트렌드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되어 있다고 이필성 대표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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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 되니 크리에이터에 대한 이필성 대표의 의견이 궁금해졌다. 이필성 대표가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은 무엇일까?


“가장 중요한 것은 콘텐츠에요. 또한 콘텐츠를 재미있게 만들고 싶은 의지와 팬들을 소중하게 여기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이필성 대표는 크리에이터에게 필요한 것에 대해 콘텐츠를 만드는 자세를 강조하였다. 인기 크리에이터가 되면 팬들이 생겨난다. 그렇게 된다면 팬들에게 있어서 크리에이터는 연예인이나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크리에이터는 이에 대한 인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팬을 소중하게 여기고 팬을 늘려나가겠다는 의지가 필요하며 이를 보람 있게 생각해야 한다고 이필성 대표는 말했다. 특히나 아프리카TV의 경우 팬들과 소통하는 것이기에 더욱 그렇다. 10대 아이들이기 때문에 우상이 필요한 시기이다. 항상 이들을 생각하고 실망시키지 않겠다는 일종의 장인 정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하였다. 또한 샌드박스 네트워크 역시 그러한 마인드를 가지고 성실하게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크리에이터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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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N의 핵심은 좋은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크리에이터의 성장을 도와주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이필성 대표는 현재까지는 검증의 시간이었다며 이제부터는 크리에이터를 도와주는 일, 즉 MCN의 핵심에 집중할 것이라 밝혔다. 추후에는 10대 위주와 게임 관련 콘텐츠에서 다양한 연령대, 그리고 다른 콘텐츠 영역으로의 확장을 다각도로 고려하고 있다는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샌드박스’라는 단어는 자유롭게 만들 수 있는 환경을 의미한다. ‘네트워크’는 말 그대로 연결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디지털 비디오 시장에서 자유롭게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들이 네트워킹 할 수 있는 공간. 이것이 샌드박스 네트워크라는 이름이 가진 함축적인 의미이다. 새로운 스튜디오가 크리에이터를 위한 공간으로 구성될 만큼 크리에이터들을 위한 놀이터를 만드는 샌드박스 네트워크. 그들의 노력대로 앞으로도 재미 있는 디지털 비디오 콘텐츠가 나오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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