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별것 아닌 의학용어 Aug 05. 2023

오징어는 머리가 아프면 온몸이 아플까?

머리와 관련된 의학용어들

 우리 몸에서 가장 치명적인 상처를 입을 수 있는 부위는 어디일까요? 바로 소중환 두뇌를 보호하고 있는 머리(cranium)입니다. 그래서, 작업현장에서도 오토바이를 탈 때도, 스프츠를 할 때도 머리를 우선 보호해야 합니다. 미국에서 보험 회사는 환자 교육을 참 열심히 합니다. 예방을 통해 보험금 지출을 줄일 수 있으니까요. 근로 현장에서 사용하는 현대적인 안전모 역시 1912년 보험회사에서 지출되는 보험금을 줄이기 위해  만들었어요. 개발자는 당시 보험 회사에서 일을 하던, '변신'으로 유명한 소설가 프란츠 카프카였습니다. 이 안전모를 통해 회사는 많은 보험비를 아낄... 아니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안전모에 관한 이야기를 하려는 건 아니구요, 안전모가 보호하는 우리의  중요한 뇌와 구개골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뇌를 뜻하는 의학 용어인 'cerebrum'은 인도유럽조어(Proto-Indo-European)의 단어인 'ker'에 근원을 두고 있습니다. 'ker'는 뿔이나 머리를 뜻합니다. 여기서 라틴어 'cerebrum'이 파생되어 뇌를 의미하게 되었으며, 때로는 '이해(understanding)'라는 뜻으로도 사용되었습니다.

'cerebrum'은 뇌를, 'cerebellum'은 소뇌를 뜻합니다. 뇌를 뜻하는 어간 'cerebr-'에 작다는 뜻의 '-ellum'을 붙여 '작은 뇌'라는 뜻이 됩니다. 우리의 생각과 이해를 담당하는 소중한 뇌는 두개골인 'cranium'에 의해 보호받고 있습니다. 'cranium' 역시 'ker'라는 같은 어원에서 파생된 단어입니다.


cerebrum

cerebellum

cranium

철자가 비슷해 혼란스러울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여러분들에게 편두통을 주고 있다면 죄송합니다.  편두통을 뜻하는'migraine'은 오래된 프랑스어 발음의 Late Latin 'hemicrania'(머리 한쪽의 통증, 두통)에서 유래했습니다. 'hemi'는 절반을 뜻하고, 'crania'는 'cranium(두개골)'의 변형입니다. 'hemicrania'가 점차 발음이 단순화되면서 'hemi'의 'he'가 사라지고, 맨 뒤의 'ia'가 발음되지 않아 'micran'(미크란)이 되었고, 결국 'migraine'이 되었습니다. 어원상 그냥 머리 한쪽이 아프다는 뜻입니다.


머리를 뜻하는 또 다른 의학 용어는 'cephalo-'가 있습니다. 마지막의 'o'는 접속모음입니다. 'encephalon'은 두뇌를 뜻합니다. 'en'은 안쪽을 뜻하는 접두사로, 머리(cephalon) 안쪽(en)이니 두뇌가 됩니다. 'cephalo'는 그리스어 'kephale'에서 유래했습니다. 아래 모든 단어들은 머리와 관련이 있습니다.  복잡해 보이죠?


cerebrum - encephalon

cerebellum

cranium - cephalo


또다시 여러분들에게 'cephalalgia'를 선사하고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cephalalgia'는 통증을 뜻하는 'algia'와 머리를 뜻하는 'cephal'이 합쳐진 것이니, 두통을 의미합니다. 조금 옛날 스타일의 단어죠. 접미사 '~algia'는 모음 a로 시작하기 때문에 접속모음 'o'는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cephalo-algia가 아니라, cephalagia가 됩니다.


우리 몸의 꼭대기인 머리에 대해 알아보았으니, 이제 우리 몸의 가장 아랫부분인 발에 대해 한가지만 이야기하죠. 의학 용어에서 발을 'pod'라고 합니다. 'Podiatrists'는 발 전문 의사를, 'tripod'는 세 다리를 가진 삼각대를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cephalopod'는 무엇일까요? 머리와 발이 연결된... 상상력을 발휘해봅시다. 머리에 발이 있으면?


바로 오징어와 같은 두족류 동물을 의미합니다. 오징어 이야기가 나오니 기분이 나빠지네요. 그런데, 오징어가 두통을 느끼면 온 몸이 아플까요? 우리는 흔히 오징어를 못생겼다고,, 아니 무척추 동물이라고,  spineless한 존재로 업신여깁니다. 그러나, 연구에 따르면 오징어의 두뇌는 우리와 매우 유사하게 형성되어 있다고 합니다. 오징어와 문어와 같은 무척추동물의 신경 줄기세포는 인간과 유사한 방식으로 배열되어 있으며, 이들 세포의 분열 행동도 비슷했습니다. 실제 오징어와 문어는 매우 지능이 높으며, 복잡한 신경계는 다양한 반응을 인간처럼 느낄 수 있습니다. 당연히 오징어도 머리가 아프면 머리만 아픕니다. 머리에 다리가 붙었다고(cephalopod) 머리가 온 몸은 아니고, 무척추 동물(invertebrates)라고 해서 신경이 없는 건 아니랍니다. 그럼... 산낙지는.....ㅜ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