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머리는 정력이 좋다'는 이야기
의학용어, alopecia, 탈모, 남성호르몬, 여성호르몬
'대머리는 정력이 좋다' 라는 말이 있는데요, 낭설에 가깝지만 아주 근거가 없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탈모는 의학용어로 알로페시아(alopecia)라고 합니다. 실제 탈모중 남성형탈모(androgenic alopecia)는 남성호르몬과 관련이 있습니다. 남성호르몬이 많아지면 다모증, 여드름, 탈모 3대증상이 나타나요. 남자가 남자답게 변하게 만드는 물질이 남성호르몬인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androgen입니다. 안드로젠은 남자를 뜻하는 andro 와 만들다라는 gen이 합쳐진 말입니다. androgen은 남자를 남자답게 만드는 호르몬이니, 수염도 나고, 여드름도 나고, 원치않는 탈모도 생기는 것이죠. 위의 멋진 남자들도 남성호르몬이 엄청 많아보이죠? 위의 두분 처럼 머리는 없는데 수염은 많고, 피지 분비가 왕성하다면 남성형탈모, 즉 안드로겐에 의한 탈모를 의심할 수 있습니다.그런데, 문제는 과도한 스트레스도 남성호르몬의 분비를 과다하게 만들어서, 여드름도 나고, 머리도 빠질 수 있어요. 스트레스 호르몬은 전투를 준비하는 호르몬이거든요. 전투를 잘 치르려니 남성호르몬이 필요한 거예요.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계속되면 여드름도 늘어나고, 피지분비도 심해지게 됩니다. 특히, 남성형 탈모에 직접 원인이 되는 남성호르몬 DHT는 테스토스테론에서 만들어지게 되는데, 테스토스테론은 직접적으로 정력과 관련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재료가 많으면, 더 많이 만들어질 수 있겠지요. 또한, DHT는 성징이 발달하는 시기 성기의 크기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줍니다. *3
머머리는 정력과 상관 없어~!
통계적으로 남성호르몬의 감수성이 중요하지, DHT의 양은 별로 상관이 없어
탈모인과 비탈모인 사이에 혈중 남성호르몬에 차이는 없거든 *1
남성호르몬(DHT) 억제 치료와 정력관련 부작용은 매우 적다
DHT는 정력과 별 관계가 없는 호르몬이다
상관있는데?
특정 탈모(정수리 남성형 탈모)에서 혈중 남성호르몬은 다른 그룹에 비해 높다 *2
남성호르몬(DHT) 억제 치료 받고 발기부전, 성욕감소를 호소하는 사람이 분명 존재한다
DHT는 정력과 관련이 덜하지만, DHT는 정력과 관련이 있는 테스토스테론에서 만들어진다.
실제 DHT는 성적 특성의 발달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현재 까지 대부분의 연구를 바탕으로 결론을 내린다면, 탈모와 정력은 근거가 없거나 미약합니다. 특히, 남성호르몬(DHT)의 혈중 농도가 탈모인과 비탈모인 사이에 별차이가 없다는 연구결과는 중요합니다.
"영재교육 전문가 조석희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서울대 입학생의 평균 지능지수는 110-120이라고 합니다."
서울대 진학자는 비대학 진학자와 비교하여 지능지수에 통계적으로 차이가 없습니다. 마치 탈모인과 비탈모인의 혈중 남성호르몬 농도가 큰 차이가 없듯 말이죠. 그렇다면, 지능지수가 높은 것이 성적과 무관하다고 할 수 있을까요? 어릴적 조그만 놈이 정말 싸움을 잘하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덩치 큰 녀석들도 기세에 눌려 도망치곤 했죠. 덩치는 실제 싸움과는 별상관이 없는 듯합니다. 통계적으로 말이죠. 확실히 기세가 더 중요하더라구요. 그런데,. 덩치가 아주 크다면 어떨까요? 아주 많이, 남성호르몬이 아주 많다면 말이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명제의 순서를 바꾸어 볼까요?
"대머리는 정력이 좋다"
→
"정력이 매우 좋으면 대머리가 되기 쉽다" (남성호르몬이 많으면 남성형 탈모를 유발하기 쉽다)
사람들은 심지어 '대머리로 서러움을 느낀 사람들이 정력이 세다는 것으로 위안받고 싶어서 만든 속설'이라고 까지 합니다. 선을 넘었지요. 앞으로 속설을 정설로 만들 새로운 연구들을 기대합니다. 저도 이제 서서히 머리가 빠져가고 있습니다.
남성형 탈모(androgenic alopecia)andro~ 남성을 뜻하는 접두사
안드로이드는 남자를 닮은 로봇, 휴머노이드는 사람을 닮은 로봇
andro는 남성이란 뜻인데, 안드로이드(andro:남자 + oid:닮은)의 그 안드로(andro)가 여기서 온말입니다. 의외로 '안드로이드'는 성별(sex)이 있는 gender specific한 term입니다. 남자를 닮은 로봇이니 안드로이드가 됩니다. 한편, 여성을 닮은 로봇은 자이노이드라고 해요. 그리스어로 여성을 뜻하는 gyn(o)를 붙여서 자이노이드(gynoid)라고도 합니다. 진료과목 중 부인과를 gynecology라고 합니다. 자이노이드는 1979년 유명한 SF작가 아이작 아시모프에 의해 처음으로 사용되었습니다. 남성과 여성을 모두 뜻하는 접두사로는 human을 붙여서 humanoid라고 해요. 휴머노이드(humanoid)는 성별(sex)과 상관이 없이 쓸 수 있는 말입니다.
안드로이드(android) 에서 ~oid는 무언가 닮은 것을 뜻하는 접미사예요. 델토이드는 델타, 삼각형(delta)을 닮은 근육이고, rhomboid는 평행사변형(rhobus)를 닮은 근육입니다.
~gen 창조를 뜻하는 접미사
gen은 창세기 genesis의 젠입니다. 창조하다, 만들다라는 의미입니다. oxygen은 산소를 만드는 물질이라고 해서 산소입니다. pathogen은 병 patho를 만드는 물질, 병원체란 뜻입니다. 세대를 뜻하는 generation도 라틴어 만들다란 뜻의 generare에서 나온말이고, 이 역시 gen에서 파생된 말이죠. 그래서, 안드로젠(androgen)은 남성호르몬이 됩니다.
여성호르몬 estrogen
여성호르몬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대표적으로 estrogen이 있습니다. estrogen은 estro를 만든다는 뜻이고, (o)estros에서 온말입니다. 에스트로(estro)는 동물 암컷의 발정기를 뜻하는 말입니다. estrogen은 임신(estro)을 만드는(gen) 물질이란 뜻입니다. 에스트로젠을 통해서 가임기의 여성이 된다는 말이죠. 폐경전후 증후군(perimenopausal syndrome)이 바로 이 에스트로젠이 부족하여 나타나는 증상들입니다. 갱년기증후군이라고 합니다. 폐경전후증후군(perimenopausal syndrome)은 주변을 뜻하는 peri, 생리를 뜻하는 meno, 멈춤을 뜻하는 pause가 합쳐진 말입니다. 말그대로 생리(meno)가 멈추는(pausal) 때쯤(peri)의 증후(syndrome)이란 뜻입니다.
오늘 배운 단어들을 정리해보겠습니다.
alopecia 탈모
andro 남성 - gyno 여성
androgen - estrogen
peri = 주변,둘레 peripheral, perimeter
meno = 월경, mensturation
pausal = 중지, stop
*1 rysiak-Czubatka I, Kmieć ML, Broniarczyk-Dyła G. Assessment of the usefulness of dihydrotestosterone in the diagnostics of patients with androgenetic alopecia. Postepy Dermatol Alergol.
*2 Lis-Święty A, Arasiewicz H, Ranosz-Janicka I, Brzezińska-Wcisło L. Serum androgens and prostate-specific antigen levels in androgenetic alopecia: is there a difference between frontal and vertex baldness?. J Eur Acad Dermatol Venereol. 2018;32(10):1815-1818
*3 Becker D, Wain LM, Chong YH, et al. Topical dihydrotestosterone to treat micropenis secondary to partial androgen insensitivity syndrome (PAIS) before, during, and after puberty - a case series. J Pediatr Endocrinol Metab. 2016;29(2):173-17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