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맥주, 관상동맥과 바이러스

의학용어, 심장, 관상동맥, 대동맥, 코로나 바이러스

신의 손(Something the Lord Made)이란 영화를 보면, 인종 차별을 받던 흑인 청년이 심장 수술을 성공적으로 돕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수술이 너무나 정교하고 놀라워서 인간의 솜씨가 아니라 신의 솜씨와 같다는 뜻의 제목입니다. 단지 수술 기술 때문에 신의 손이라고 한 것은 아닙니다.  그 당시까지만 해도 의사들은 심장을 수술하기를 꺼려했습니다. 심장에 영혼이 깃들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의학사의 관점에서, 근대 의사들은 심장은 다른 장기보다 뭔가 특별하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오늘날은 심장도 이식을 하는 시대이니 심장에 영혼이 있다는 생각은 완전히 무색해졌지요. 하지만, 지금까지도 문화적으로는 심장은 육체적 장부, 그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심장은 사랑을 표현하는 도구로 사용됩니다. 나무에 어떤 장기, 즉  심장을 그것도 화살에 맞은 심장을 새겨 넣습니다. 연인들은 그 끔찍한 신체의 일부가 그려진 편지를 주고받습니다. 연애편지에 칼에 찔린 간장(liver)이나 화살이 박힌 내장(intestine)의 그림을 그려 보낸다고 상상해보세요. 어떤가요? 끔찍하죠? 아마 경찰서에서 스토커 내지는 협박으로 하룻밤을 보낼지 모릅니다. 그러나, 심장은 다릅니다. 화살이 박힌 그 내장의 그림, 심장에 마음이 설래입니다.

화살이 박힌 그 내장의 그림, 심장에 마음이 설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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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어 표현에서 ‘용기를 내라’라고 할 때 ‘take heart’라고 합니다.  '용기'라는 명사는 'courage'라고 합니다. ‘take heart’와'courage'는 갖은 기원을 갖고 있습니다. courage의 ‘cor~’가 라틴어로 심장, heart를 의미합니다. 의학 용어에서 ‘cor~’ 혹은 'car~'로 시작하면 보통 심장과 관련이 있습니다. 접두사 cardio 혹은 형용사 cardiac 같은 단어들이 있습니다. 의학용어 cardiac arrest는 심정지, cardiac failure는 심부전을 뜻합니다.

우리가 헬스클럽에 가면 러닝 머신 등의 심폐 운동을 하는 것을 보고 카디오 cardio를 한다고 하죠. 이때 카디오가 심장을 뜻하는 접두사 cardio입니다.  심폐 운동(cardiopulmonary exercise)을 줄여서 cardio라고 불렀습니다. 아래와 같은 단어들을 같이 기억해두세요. (주의할 것은 cardia는 심장과 관련이 없이 위장의 들문(식도 쪽 입구)을 의미합니다.)

cardiovascular: cardio(heart) + vascular(blood vessel) : 심혈관의
cardiac failure : 심부전
cardiac arrest: 심정지
cardiopulmonary: cardio + pulmonary (lung related)

Cardio·pulmonary는 hear와 lung 이 합쳐진 단어예요. 우리가 심폐 기능이라고 할 때 쓰는 말이죠. 그럼 여기서 lung은 pulmo라고 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심장과 폐는 우리 몸의 구석구석 산소와 영양소를 운반하는 역할을 합니다. 모든 우리 몸의 조직은 산소가 배달되지 않으면 죽게 됩니다.  그중에 가장 치명적인 부분이 바로 뇌와 심장입니다.

우리 몸의 전기를 공급하는 배터리 심장

심장은 우리 몸의 전원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팔다리가 움직이도록 에너지원(주로 산소와 당)을 끊임없이 보내줍니다. 전원이 끊어지면 기계가 멈추듯 심장이 멈추면 우리 몸도 멈출 수밖에 없습니다. 심장은 우리 몸에 에너지(전원)를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데, 문제는 '심장'도 '심장'이 공급하는 혈액을 받아서 일을 하는 거예요. 뭔가 헷갈리는 거 같은데 잘 생각해보세요. 다른 조직도 혈액이 공급이 안되면 죽는 것처럼, 심장도 혈액공급이 안되면 죽어요. 심장이 움직이려면 전원, 즉 심장에서 보내는 혈액이 필요합니다. 다른 곳에 혈액은 보내는 심장이기 때문에 최우선적으로 혈액을 필요로 하는 곳이 심장이기도 합니다. 동상으로 손가락에 혈액이 안 가서 조직이 죽으면(necrosis) 손가락을 잘라냅니다. 물론 슬프지만 손가락만 희생되었지요. 하지만 심장에 혈액이 가지 않아 죽으면 다른 모든 조직도 죽습니다. 결국 죽음에 이르게 됩니다. 그래서, 가장 우선적으로 혈액을 배정받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코로나 리(관상) 동맥, 코로나 바이러스, 코로나 맥주

그럼, 심장에 혈액은 어떻게 공급되느냐? 다른 조직으로 혈액을 보낼 때 대동맥(aorta)이란 커다란 혈관을 통해 배송을 시작해요. 그래서, 손끝 발끝까지 도달합니다. 대동맥(aorta)에서 바로 제일 먼저 갈라져서 우선적으로 혈액을 공급하는 곳이 심장입니다. 대동맥이 시작하는 부위에서 왼쪽과 오른쪽 양쪽으로 관상동맥(coronary artery)을 통해 심근에 혈액을 공급합니다.  아래 왼쪽 그림에서 right and left coronary라고 적힌 부분입니다.

심장에서 바로 내보낸 신선한 산소와 영양이 담긴 혈액이 바로 심장에 영양을 공급합니다.

비행기에서 응급상황 시 산소마스크를 아이들에게 먼저 씌워주지 말고 부모부터 착용하라고 가르칩니다. 처음엔 이상했는데, 급작스런 상황에서 부모가 먼저 살아야 아이들도 살릴 수 있다는 의미였습니다. 우리 몸의 산소펌프인 심장도 자신에게 먼저 혈액을 공급한 후 다른 부위로 배달을 하기 시작합니다. 이 먼저 혈액을 챙겨놓는 혈관을 관생 동맥(coronary artery)라고 합니다. 코로나 맥주 좋아하시나요? 코로나 맥주의 코로나와 끔찍한 코로나 바이러스(corona virus)의 코로나(corona)는 같은 뜻입니다. 그리고, 관상동맥을 뜻하는 코로나 리(coronary)의 코로나도 같은 뜻입니다. 코로나는 무슨 뜻일까요?

코로나 맥주 레이블을 자세히 보면, corona라는 글자 위에 황금색으로 왕관이 그려져 있습니다. 이 왕관을 corona라고 합니다.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도, 바이러스 모양도 모두 '왕관'처럼 생겨서 coronary artery , corona virus라고 이름 지워졌습니다. 우리 몸에 관상동맥(coronary artery)의 엄청난 중요성을 생각한다면, 왕관은 참으로 어울리는 이름입니다. 대신 그 무게도 엄청나죠. 왕관을 쓰려는 자, 무게를 감당하라~

Heavy is The Head That Wears The Crown.
     - William Shakespeare

vascular: 혈관의 / avascular : 혈액이 없는
artery: 동맥
vein: 정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