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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디치 Sep 14. 2020

LOSS(로스)

투자에 실패하는 사람들의 심리

 왜 주식 투자를 시작하는 사람은 수익을 쉽게 거둘까? 종종 주변에서 주식거래를 통해 패가망신했다는 사람의 소문을 듣지만 그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돈을 벌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주식 투자를 시작하는 이가 어떻게 주식거래를 성공했을까? 이는 대략 다음과 같이 설명할 수 있다. 시장 경기가 나쁠 때, 보통사람들은 주식거래를 시작하지 않는다. 경기수축기에 보통사람들은 여유자금을 보유하기 힘들뿐더러 날마다 뉴스에서 나쁜 전망이나 기업 부도 같은 소식들이 화면이나 지면을 채우는 상황에서 어지간한 강심장이 아니고서야 주식 시장에 나서기는 힘들다. 반면 경기가 회복되고 과열 직전에는 보통사람들 수중에도 유동자금이 넘쳐나고 이를 운용하려는 움직임이 쉽게 눈에 띈다. 당연히 여유자금은 부동산 시장과 주식시장으로 흘러들어 온다. 경기 과열기에는 기업들은 투자금을 유치하기 쉽고 사람들의 구매력이 충분하니 생산이 늘어난다. 경기 지표가 희망적이고 기업들의 주가가 고점을 돌파했다는 보도가 나오면 너나 할 것 없이 주식시장에 뛰어든다. 대세 상승기에 시장에 진입한 주식 초심자들은 조금만 기다리면 주가가 상승하는 걸 경험하게 된다. 주식 초심자들이 대세 상승기에 주식 시장에 진입하면 어렵지 않게 수익을 거두니 주식 투자 성공 사례들이 넘쳐나게 된다. 이러한 주식 초심자들이 제대로 된 실력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을까? 대부분 이를 초심자의 행운이라고 하지 실력이 좋다고 하지는 않는다. 주식투자를 잘한다는 건 무슨 의미일까? 저자는 처절한 실패 후에 재기하기 위해 세계적인 성공 투자자들의 성공 사례와 조언들을 찾아보고 결론을 내린다. 이 결론을 제대로 이해한다면 주식 투자에서 최소한 큰 실패는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자 그렇다면 이제 섣불리 주식을 투자하기 전에 저자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로스(LOSS)> 표지

    


 저자는 어릴 적 골프장 캐디를 하면서 처음 큰돈을 벌었다. 이 경험을 살려 영업에서 실적을 쌓고 그 뒤 목재 트레이더로서 많은 돈을 벌게 되었다. 저자는 목재 트레이딩 성공을 바탕으로 대두유 시장에 진출하였다. 대두유 시장에서 큰 성공을 기대하고  투자를 하게 된다. 하지만 160만 달러의 손실로 부도를 내게 된다. 부도가 나고서야 자신은 트레이더로서 소양을 충분히 가지고 있지 못했으며, 단지 운이 좋아 적당한 직장에서 일하고 거물 고객들을 만나 영업을 잘해 돈을 벌었을 뿐이라고 스스로 통렬하게 반성한다. 저자는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자신의 대실패였던 대두유 거래를 분석한다. 왜 실패했는지 원인을 분석하고 성공한 투자자가 되기를 열망했다. 그는 먼저 대성공한 전문가들의 조언을 찾아보았다.


기술적 분석가치고 돈을 많이 번 사람을 보지 못했다. - 짐 로저스


"나는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을 보면 항상 웃음이 난다. ‘기술적 분석가치고 돈을 많이 번 사람을 보지 못했다.’ 그래서 너무 좋다! 어찌나 오만하고 터무니없는 반응인지. 나는 9년 동안 기본적 분석을 이용했지만 기술적 분석가가 되고 나서야 부자가 됐다." - 마티 슈워츠


"투자를 다각화하라" - 존 템플턴


"집중투자하라. 40명의 여인들이 사는 하렘이 있다면 당신은 그들 중 누구도 제대로 알지 못할 것이다." - 워런 버핏  

   

주식 투자에 관심 있다면 모를 수가 없는 세계적인 성공인사들의 조언이다. 그런데 전문가들의 조언이 상반된다. 전문가들이 조언하는 맥락이 분명 존재하지만 그건 전문가들 나름대로의 성향과 재능 영역 내에서 존재한다. 일반 투자자들이 전문가들의 실력에 도달하지 않은 상태에서 금과옥조로 받아들이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그래서 저자는 전문가들의 성공 조언보다 손해에 관한 이야기로 눈을 돌렸다.      


내 기본적인 충고는 돈을 손해 보지 말라는 것이다. - 짐 로저스


어느 투자자의 두 가지 투자 원칙.

첫째, 절대 돈을 잃지 마라.

둘째, 첫 번째 원칙을 절대 잊어버리지 마라 - 워런 버핏     

<투자왕 짐 로저스>
<투자의 귀재라 불리는 워렌 버핏>


이제야 전문가들의 공통점이 보인다.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손실을 보지 말라고 조언한다. 실제로 한때 세계 최고의 주식 부자 워렌 버핏의 연평균 수익률은 21% 정도였다. 그런데 단 한 번도 손해를 기록하지 않지 않았기에 막대한 부를 일궜다. 간단히 계산해 보자. 현재 당신은 10,000원을 가지고 있다. 매년  연 20% 수익을 거둔다고 가정하면 4년 뒤 당신의 자산은 20,736원을 가지게 된다. 그런데 5년 차 되는 해에 단 한번 50% 손실을 기록하면 어떻게 될까? 단숨에 당신의 자산은 10,368원이 되어버린다. 물론 수익률을 키우고 손실률을 줄이면 잔여 자산은 클 것이다. 하지만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게 있다. 한두 번 정도 100% 수익률을 거둘 수 있을지 모르지만 매번 100% 수익률을 거둔다는 건 특별한 수단이 없는 이상은 거의 불가능하다. 천하의 워렌 버핏도 50년간 투자해서 20% 대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익을 꾸준히 쌓아가다 보면 자산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겠지만 단 한 번의 큰 손실은 그동안의 성공을 헛수고로 돌려버린다는 점이다. 즉, 저자의 성공과 실패는 위의 계산처럼 여러 번의 성공 뒤에 찾아온 단 한 번의 좌초로 설명된다. 그래서 투자자는 성공 관리보다 실패 관리를 잘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실패 관리를 해야 할 것인가? 저자는 자신의 실패담을 근거로 인간의 속성을 분석하고 우리에게 성공한 투자자가 되기 위해 훈련해야 할 사항들을 제안한다. 먼저 외적인 손실과 내적인 상실 - 로스를 말한다. 외적인 손실은 객관적이고 내적인 상실은 주관적이다. 내적인 상실은 그것을 경험하는 한 개인의 입장에서 정의된다. 시장 손실은 외적이고 객관적인 유형의 로스다. 이것이 주관적인 것이 되는 때는 스스로 이 외적 손실을 내면화할 때뿐이다. 이는 자아와 관계있다. 스스로 손실을 실패처럼, 무언가 틀리거나 나쁜 것인 양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의사결정은 신중하게 고민한 뒤에 결론에 도달하는 과정이다. 의사결정은 옳거나 틀린 것 중에서 선택하는 게 아니다. 의사결정은 좋거나 나쁜 것인지는 몰라도 옳거나 틀릴 수는 없다. 시장 포지션은 수익성이 있거나 없을 뿐이다. 문제는 투자자 스스로 시장에서 손실을, 돈을 잃는 것을 틀린 것으로 동일시한다는 데 있다. 투자했을 때 손실이 나면 내가 틀린 행동을 했다고 자책하고 괴로워한다. 돈의 투자 결정(외적인 것)을 명성과 자부심의 문제로(내적인 것) 내면화하여 돈의 상실을 투자자 개인의 상실로 바꾼다. 

이 내적 상실을 저자는 5단계로 설명한다. 첫 번째 단계, 부정이다. 성공하지 못한 투자자는 포지션의 가격 상승세가 멈추고 하락세가 시작됐을 때 시장이 정말로 돌아섰다는 사실을 부정한다. 두 번째 단계, 분노이다. 부정의 단계가 더 이상 유지되지 않고 분노의 감정으로 대체되며 무작위로 주변에 분노를 퍼 붇는다. 세 번째 단계, 타협이다. 분노를 지나친 투자자는 불가피한 상황을 미루는 계약을 맺으려고 애쓴다. ‘원금만 회복되면 포지션을 처분하겠다’고 투자자가 스스로 맹세하는 단계이다. 네 번째 단계, 우울이다. 손실에 사로잡혀 건강을 해치는 상태다. 다섯 번째 단계, 수용이다. 마침내 손실을 인정하고 상황을 불가피한 사실로 받아들인다. 시장 포지션은 미리 정해진 종료 시점이 없고 지속적 과정의 결과이므로 내적인 상실로 변하기 쉽다. 이 내적 상실을 잘 극복해야 손실을 투자의 한 과정으로 받아들이고 관리할 수 있다. 어떤 투자자도 완벽하게 수익만 보는, 손실이 전혀 없는 경우는 없다. 손실을 극복하는 수익률이 있을 뿐이다. 손실이 다소 있더라도 종국에 수익을 크게 얻으면 된다. 문제는 이 손실을 받아들이는 게 힘들다는 점이다. 그래도 손실을 받아들이는 연습을 해야 투자에서 수익을 거둔다. 손실이 발생하는 큰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 것은 감정이다. 감정은 의식적이라기보다는 주관적으로 생겨나는 대단히 강력한 느낌이다. 투자자 스스로 행동을 의식적으로 통제하지 않으면 감정이 의식을 잠식해 버린다. 대체로 희망과 공포는 동시에 투자자 감정에 나타난다. 만약 투자자가 롱 포지션을 취하는데 시장이 상승하면 투자자는 시장이 계속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는 한편 시장이 상승하지 않을 것이라고 두려워한다. 게다가 투자자가 공포를 크게 가진다면 투자자는 시장에서 벗어나 시장이 하락하기를 바란다. 이는 사람들이 불확실한 것을 극도로 불편해해서 확실한 것으로 바꾸려 노력하는 군거 본능에 굴복한 모습이다.      

투자자의 모든 활동에 불가피하게 리스크가 수반되는 건 미래가 결코 확실하지 않고 누구에게도 완전히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미래의 불확실성이 가져다주는 리스크에 대처할 때 세 가지 선택권이 있다. 미래를 설계하거나, 도박을 하거나, 추측을 하는 것이다. 미래를 설계하기 위해 투자자는 자신의 문제에 대해 기술적으로 만족스러운 해답을 얻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모든 것을 알고 있어야 한다. 손해가 발생할 위험이 없도록 안전범위를 계산하고 대부분 통제할 수 있는 확실한 세계에서 움직여야 한다. 도박은 투자자가 이기려고 게임을 하는 게 아니라 그냥 게임을 할 뿐이다. 추측은 불확실한 미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적인 조사와 체계적인 분석을 하는 일이다. 성공적인 투자는 성공적인 추측의 결과이다. 추측을 한다는 것은 행동하기 전에 논리적 추론을 거친 뒤에 매수 및 매도 여부와 종목, 시기를 결정한다는 의미이다. 즉, 추측하는 투자자는 미래의 사건에 관해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를 몇 가지 전개시키고 각각의 시나리오 안에서 어떻게 행동할지 결정하고 계획한다. 추측은 계획한다는 다른 말이다.      

시장에 참가하는 것은 결정을 내리는 문제다. 당신은 투자를 결정하기 전에 시장에 들어갈 조건을 결정해야 한다. 먼저 위험을 어느 정도로 감당할지 정해야 한다. 목표가 클수록, 리스크를 크게 떠안고 고수익을 목표로 한다면 쉽게 손실이 날 수 있음을 숙지해야 한다. 이후는 자연스럽게 결정된다. 어느 분석 방법을 활용할 것인지, 어떤 규칙을 만들어낼 것인지, 어떻게 통제력을 발휘할 것인지, 어떻게 계획을 세워 이런 일들을 시행해나갈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이 과정은 손실을 관리해서 실패하지 않기 위한 과정이다. 투자에서 잊지 않아야 할 점은 투자 손실로 투자 원금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아니 잃더라도 조금 잃어야 한다. 계획을 세우면 비록 그 계획대로 잘 되지 않을 가능성은 있지만 최소한 전 재산을 잃지는 않을게 분명하다. 다시 실패한 투자자의 전형을 살펴보자. 그는 자신의 앞선 성공을 개인화하고 현재 자신의 투자에서 서서히 드러나는 손실이 커질 때, 자신은 절대 틀리지 않았다고 믿으며 적절한 행동 방침을 결정하는 게 아니라 그 자신이 옳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애쓴다. 손실을 개인화할 때마다 자신의 합리화를 통해 자기 자존심을 지키려 포지션을 유지한다.      

 투자 성공은 계획을 세우고 손실을 관리해야 하는 데 있다. 자신을 알고 자신의 욕심을 이겨내야 한다. 간단하지만 지키기 힘들다. 투자 실패의 대부분은 자신의 욕심을 제대로 이겨내지 못해, 손실(Loss)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나쁜 것 또는 자신의 실패로 내면화하여 그 손실을 키워 만들어진다. 실패한 투자자는 마지막에는  ‘투자하지 마라’는 말로 시장에서 퇴장한다. 투자가 나쁘다 할게 아니라 자신의 미숙한 손실 관리를 나쁘다고 해야 한다. 말하자면 저자의 경험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손실 관리를 훈련함이 좋다.


본사와 제휴한 외부 필자에 의해 서평이 작성되었습니다. 서평 글은 필자의 개인적 의견으로 본사의 견해와는 다를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필자 : Nebula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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