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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디치 Sep 06. 2021

2040년 당신의 손에서 스마트폰이 사라진다

[윤혜자의 리뷰] - 『변화 너머』

가즈오 이시구로의 최근작 소설 『클라라와 태양』의 클라라는 에이에프(Artificial Friend)이다. 조시는 늘 집에만 있는 병약한 소녀다. 조시의 엄마는 조시를 돌보며 친구 역할을 해줄 에이에프 클라라를 구매한다. 소설에서 에이에프라고 설명하지 않았다면 클라라가 로봇이라는 것을 눈치채기 쉽지 않다. 클라라는 지능을 가지고 자신이 관찰한 상대의 행동이나 말을 데이터화하고 상황에 맞게 적절하게 대응한다. 심지어 상대의 선악을 판단하기도 한다. 영화 <Her>에서 남자 주인공 테오 토르는 실연한 후 인공 지능 운영 체제인 사만다를 만나고 그녀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낀다. 가능이나 한 일이냐고? 충분히 가능하다. 2040년이면 보편적인 서비스가 될 것이다. 


현재 신한카드 광고 모델은 국내 최초 버츄얼 인플루언서(Virtual Influencer) 로지다. 로지가 가상의 인물이라는 것을 알지 못했던 나는 로지를 아이돌 중 한 명이라고 생각했다. 미큐엘라는 로지보다 먼저 활동을 시작한 미국의 버추얼 인플루언서다. 미큐엘라는 ‘LA에 사는 19세의 로봇’ 이라고 자신을 소개하고 인스타그램을 운영한다. 그의 계정(@lilmiquela)은  302만 명 이상의 팔로워가 있어 광고 모델로의 수익도 만만치 않다.   


신한라이프, 광고모델 '로지' (사진 출처 : https://www.lc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656)



 세상은 20년 주기로 큰 변화를 맞는다      


“어떻게 사람이 로봇과 친구가 되며 존재하지도 않는 가상의 인물을 좋아하고 그들에게 돈을 주고 광고를 하지?”


라고 묻는다면 당신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바로 기업 및 사업 성장가로 활동 중인 신동형이 쓴 『변화 너머』이다.     

 

2040년을 준비하기 위한 콤팩트한 제안, 신동형의 『변화 너머』


『변화 너머』는 기술과 통신 발달로 벌어질 근 미래를 예측한다. ‘10년 기술 혁신 주기와 20년 세상 변화 주기’는 주목할 만하다. 1980년 유선 전화가 보편화된 1G 시대였다면, 일반인에게 휴대전화가 보급되기 시작한 1990년은 2G의 시작이었다. 2000년은 3G 시대로 영상 통화 환경 구축되었고 2010년 4G, 2020년엔 5G 시대가 개막되며 더 빠르고, 많이, 안정적인 새로운 모바일 통신 환경이 자리를 잡고 있다. 이 기술 발전에 따른 생활의 변화는 20년 주기로 눈에 띄게 변했다. 10년 단위로 새로운 기술의 제품이 출시된 후, 제품이 자리를 잡고 이에 따른 서비스가 만들어지고 안착되어 생활 깊숙이 파고드는 데까지 20년이 걸리고 다시 새로운 기술 등장과 생활의 변화가 진행된다는 것이다. 2000년 애플의 아이폰 출시는 우리의 생활을 스마트 폰 천하로 바꿔 놓았다. 그리고 2020년 5G, 6G 통신 상용화에 따라 우리는 빠른 속도로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받아들이며 관련 콘텐츠와 서비스를 소비하고 있다. 이런 기술의 발달이 아니었다면 팬데믹 상황에서 안전하게 일하고 공부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기술은 우리의 상상보다 빠르게 발전한다. 지금은 당장 20년 후인 2040년에 맞이할 변화를 내다보아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XIA가 바꾸는 우리 일상과 관계


2040년은 확장현실(eXtended Reality), 사물 인터넷(Internet of Things), 인공 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이 결합되어 함께 사용되는 스마트 폰을 너머 XIA가 기술 혁신의 핵심이 된다. 그리고 메타버스, 원격사회, 데이터 경제로 특징지어질 서비스와 콘텐츠가 일상화 되고 자신의 분신처럼 여기는 스마트폰은 곧 기술 혁신에 의해 곧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런 전망이 가능한 이유로,


첫째, 데이터 속도와 용량 환경이 좋아져 확장 현실 구현이 가능하며,

둘째, 사물 인터넷은 보편화 될 것이고,

셋째, 이런 환경으로 엄청난 양의 데이터가 수집, 축적되어 인공 지능과 결합해 자연스럽게 생활에 자리를 잡을 것이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 <HER>, 소설 『클라라와 태양』이 모두 현실에서 가능해진다. 메타버스, 원격사회, 데이터 경제라는 단어가 낯설게 느껴지지만 이미 우리는 이 서비스와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다. 메타버스의 가까운 예는 가상의 세계에게 자신을 원하는 형태로 연출하는 ‘제페토’다. 제페토에서 캐릭터를 잘 만들면 비싼 모델을 사용하지 않고도 눈길을 끄는 홍보 모델로 사용할 수 있다. 재택근무는 원격 사회의 아주 가까운 예이다. 페이스북에 ‘양말’이라는 단어를 쓰면 온종일 양말 광고가 피드에 뜨는 것은 개인의 데이터가 사용되는 아주 쉬운 예이다. 데이터의 개인화로 얼마든지 사람보다 나은 친구를 제안할 것이다.


네이버 제페토 화면



운전이 무서운 나도 차를 몬다


최근 우리 부부는 지방에서 살아보는 것은 어떻겠냐는 논의를 종종 한다. 일하는 주 무대가 서울이고 대부분의 업무 관련 미팅은 물론 취미 생활 역시 서울에서 이루어졌지만 이런 이유라면 이제 지방에 살아도 전혀 불편하지 않다. 나는 면허증은 있지만 운전을 하지 못한다. 극심한 공포 때문이다. 지방에서 살려고 할 때 가장 큰 불편함은 바로 내가 운전을 하지 못한다는 점인데 곧 운전을 못 해도 얼마든지 차를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게 된다. 자율주행자동차 덕분이다.      


이 책을 읽으며 내가 가장 깊게 생각한 점은 내가 하는 일의 미래이다. 나는 출판 기획자다. 종이책의 종말이 예언된 지는 제법 오래되었다. 그러나 나는 20년 후에도 책은 건재할 것이라고 믿는다. 그 책이 꼭 종이책이어야 할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책이 종이를 버림으로 더 많은 가능성이 열릴 수도 있다.      


책 한 권을 모두 읽을 시간이 없다면 이 책의 3부 스마트폰 없는 세상, 새로운 세대와 만나다와 4부 스마트폰리스 세상의 모습만이라도 읽기를 추천한다. 당신이 하고 있는 일을 어떻게 미래 기술과 접목시켜야할지 팁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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