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기도를 시작할 때〉

서창현 선생님의 수업에서

by 매체인간

등과 배는 뒤로 조여졌다.

그건 억압이 아니라

정렬을 위한 응답이었다.


배꼽을 안으로 넣고 위로 끌어올릴 때,

엉덩이는 자연스럽게 내려가고

팬티라인에

이름 없던 근육이 깨어난다.


그것은 힘이 생긴다는 느낌이 아니라

힘이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해내는 일.


허벅지 뒤에 힘이 들어가고

그 힘이 앞에서 보일 때,

나는 비로소

나를 바깥에서 본다.


몸은 일직선이 되고

턱은 살짝 들리고

어깨는 내려가고

가슴은 앞으로 나오고

등은 말없이 견디며 받쳐준다.


그 모든 것이 이어질 때

갈비뼈는 작아진다.

코어는 작지만 단단해지고

허벅지까지, 그 선은

한 문장의 기도가 된다.


몸은 조용히 말하고 있었다.

“이것이 너의 중심이다.”

“이 힘은 원래 너에게 있었다.”

“지금, 여기, 너는 일어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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