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기억할 때, 마음은 내려놓는다
정렬된 자세는, 마음이 조용히 놓이는 순례의 길이 된다.
하루 만에 다시 발레 수업을 들었다.
몸은 피곤했지만, 마음은 조용히 기대고 있었다.
턴아웃과 풀업이 무엇인지
이제는 감각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문제는 그걸 유지하는 일이었다.
자세를 만들 수는 있어도,
그 자세로 움직이는 건
또 다른 차원의 집중이었다.
선생님이 정리해주신 정렬.
그 뒤에 흐르는 긴장.
그리고 나는,
처음으로 팔 안쪽으로 흐르는 땀을 느꼈다.
나는 땀이 많지 않은 사람이다.
그러니 그 한 줄기의 땀은
나의 몸이 스스로 깨어났다는 신호 같았다.
의식보다 앞서 움직이는 몸.
말보다 먼저 반응하는 근육.
배가 고팠다.
수업을 마치고 돌아와
토스트를 구웠다.
치즈, 꿀, 요거트를 올려 한 입 베어 물었다.
그 순간, 나는 다시 몸에 들어왔다.
기억하는 몸.
따뜻해진 중심.
그리고 이어진 꿀잠.
이 모든 것은 기도였다.
기도란
말로 드리는 것이 아니라,
몸이 지속적으로 정렬을 반복하며
마음을 놓아주는 그 과정이었다.
나는 오늘,
자세를 세우는 일이
곧 자세를 내려놓는 순례라는 것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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