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 무대 없는 미사

땅을 누르며 중심을 봉헌하다

by 매체인간

삼각형 위에 선 나는, 무대 없이도 기도할 수 있었다.


오늘은 발바닥을 배웠다.

새끼 발가락, 엄지발가락, 그리고 발뒤꿈치.

이 셋이 삼각형이 되어

지면을 누르는 것.

그렇게 눌러야

하나의 중심이 세워진다고 했다.


풀업도, 턴아웃도,

그리고 그 모든 동작들도

이 삼각형 위에서 가능해진다.

중심이 흔들리지 않을 때,

몸은 조용히 확장된다.


하지만 어렵다.

풀업을 유지한 채,

턴아웃을 지킨 채,

움직인다는 건

단순한 동작이 아니었다.

하다보면,

등의 힘이 풀리고

배의 긴장이 흐트러진다.


나는 그것을 알고 있었다.

몸이 포기하려는 신호를,

기도가 느슨해질 때 찾아오는

작은 멈춤을.


그럼에도 나는

그 삼각형을 믿었다.

발끝으로 바닥을 밀고,

작은 지점 하나에

내 모든 균형을 걸었다.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무대도 없고 조명도 없는 곳에서

나는 정렬을 했다.

호흡을 고르고,

몸을 곧게 세우고,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조용한 미사를 봉헌했다.


움직임은 기도였고,

그 기도는

발바닥에서부터 올라오는

은총의 기류였다.


나는 오늘,

작고 고요한

무대 없는 미사를 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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