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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제되지 않는 침묵

파일이 되지 못한 시

by 매체인간

모든 말은 누군가의 말을 닮았다

그러나 침묵은, 나만의 것이다


버퍼링 속에서 기다리던 말들

그 무수한 정적이

파일이 되지 못한 시였다


기술은 소리를 기록하지만

기억은 소리를 지운다

그렇게 남은 것이 있다면

그건 나의 침묵일 것이다


복제할 수 없는 감정

다운로드되지 않는 떨림

저작의 시작은

입이 아니라 귀였다


가장 오래된 언어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언어였다

나는 그것을 고요라 불렀다


그 고요 속에서

나는 나를 처음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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