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민이 되다
2015년 6월 2일 제주항 도착.
서울 여기저기 마켓에 다니며, 프랑스 수제햄 "리예뜨"를 만들어 판매하던 2015년 3월 경,
제주에서 로제와인을 유통하고 있던 프랑스 출신인 지인의 제안으로, 제주시 애월읍에 있는
'카페 하루하나' 정원에서 열리는 <반짝반짝 착한가게> 플리마켓에 참여하기로 했다.
함께 살던 프랑스분이, 한국살이 10년이 다 되어가는데 제주도에 한 번도 안 가봤다며 (사실
대한민국 국민 중에도 안 가본 사람이 더 많지만) 극구 참여하고 싶다 하여 부담을 무릅쓰고 가게 되었다.
냉장보관을 해야 하는 수제햄이라, 작은 경차에 햄 보다 더 많은 아이스팩들을 가득 담은 아이스박스와
판매용 부대소품들을 욱여넣고 목포로 향했다.
배편으로 제주도에 가는 첫 경험이었다. 차량을 선적하고 배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다 보니 어느새
제주항에 도착하였고 그렇게 제주도와 친해지기 시작했다.
3월과 5월 초. 두 번의 애월읍 플리마켓에 다녀오고 난 후, 5월 한 달 동안 짐을 정리하여 6월 2일에,
우리 가족 셋은 제주도민이 되기 위해 배에 올랐다.
내 삶을 제주도로 옮겨 가 살 생각은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그러하듯, 나에게
그 섬은 그저 대한민국의 유명 관광지일 뿐이었다. 그런데 첫 방문부터 제주도에 홀딱 반해 감탄을 연발하며
여기서 살면 좋겠다고 노래를 부르던 한 분은, 5월 2일에 열린 두 번째 마켓에 다녀온 후부터 만나는 사람마다에게 제주도로 이사할지도 모르겠다는 말을 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말도 안 되는 소릴 한다고 핀잔을 주던 내게도 어느샌가부터, '그럴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이 싹트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