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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 18. 2023
5. 힐링, 치유하다 1
“강의 제목은 ‘힐링 명상 캠프’로 하겠습니다.”
“네, 좋아요. 이번 회사 연수 컨셉도 ‘힐링’ 입니다.”
요즘은 ‘쉼과 휴식’ 대신 ‘힐링’이라는 단어를 대명사처럼 쓰곤 한다. 필자도 여기에 편승해서 명상 앞에 힐링이라는 단어를 슬쩍 붙여 보았다. 그래서 강의 제목은 ‘힐링 명상 캠프!’ 이 제목으로 많은 강의를 하게 됐으니 어쩌면 힐링의 덕은 내가 본 샘이다. 그래서 오늘은 ‘힐링’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면서 조금은 식상해진 ‘힐링’에게 조금이나마 빚을 갚아 보고자 한다.
필자 : ‘힐링 여행, 힐링 푸드, 힐링 캠프, 힐링 음악, 힐링 허그’ 어떤 걸 가장 원하세요?
청중 : 힐링 여행이요.
필자 : 네~ 저도 지금은 명상을 강의로 전하고 있지만 제 꿈은 힐링 명상 여행 안내자 되는 것입니다. 힐링 명상이라는 강의를 하면서 기억나는 강의가 몇 개 있는데요. 몇 해전 ‘범죄자들에 의해 트라우마를 입은 경찰’분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수에서 강의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워낙 막중한 스트레스를 받는 분들이어서 주최측의 배려로 가벼운 족욕과 찜질방 시설이 갖춰진 곳에서 강의가 진행되었습니다.
청중 : 우와~ 부러워요.
필자 : 네. 그렇죠? 장소는 멋진 곳이었지만 저는 강의를 준비하면서 마음이 무거웠어요. 얼마나 상처 받았을까? 얼마나 힘들고 지쳤을까? 싶어서 마음을 단단히 먹고 강의장에 갔습니다. 물론 스트레스로 지친 모습들이었지만, 제 예상과는 달리 제복대신 황토색 찜질복으로 환복을 하고 각을 잡고 앉아 계신 모습과 머리는 스포츠 머리, 강력범죄자를 대상으로 하신 분들이라 덩치도 한 덩치 하셨거든요. 어? 어디서 본 듯한 모습인데? 또 기억나는 두번째 강의는 어느 지역의 ‘학교 폭력 업무 담당 교사’분들 위한 강의 였습니다. 요즘 워낙 학교 폭력이 많고, 사회적으로 예민한 터라 이분들도 막중한 스트레스에 시달린다고 연수 기획자 분께서 귀 뜸을 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또 마음을 경상도 말로 ‘단디’ 먹고 갔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학교 폭력 업무 담당선생님을 뽑는 기준을 아세요?
청중 : 아니요? 혹시 예전에 학생주임 선생님 말씀하시는 건가요?
필자 : 네 맞아요. 저는 그날 알게 됐습니다. 물론 예외인 선생님들도 계셨지만. 평균 그 학교에서 가장 무섭게 생긴 선생님들을 기준으로 뽑는구나, 덩치도 크고, 역시나 머리도 짧게 깎고. 어? 이것도 어디선 본 듯한 모습인데? 아! TV에서 본 깍두기 머리 형님들과, 경찰분들, 학폭 선생님들 모두가 데자뷰 되면서! (언급된 모든 분들께 죄송합니다. ^^;;) 이로써 저는 알게 된 사실이 있습니다. 마음의 상처와 스트레스는 외모와 무관하다. 힐링은 누구에나 필요하다. 여러분들도 힐링이 간절히 필요하시죠? (네~ 하는 간절한 답변이 돌아온다.) 그럼 도대체 힐링이 뭘 까요? 힐링의 반대말부터 알아볼까요?
청중 : 힐링의 반대말이요? 킬링 이죠. (웃음)
필자 : 우문현답 이십니다. 질문이 잘못됐습니다. 반대말이라기 보다 요즘을 힐링 시대라고 한다면 그럼 그 이전은 어떤 시대였을까요? 바로 ‘Treatment 치료’의 시대였습니다. Healing은 ‘치유’라고 하는데 치료와 치유의 차이를 이해한다면 진정한 힐링의 의미를 이해 할 수 있어요. 치유와 치료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청중 : 남이 하면 치료, 내가 하면 치유? 몸을 중심으로 하면 치료, 마음을 중심으로 하면 치유 아닐까요?
필자 : 와~100점 만점에 90점 입니다. 제가 모자라는 10점을 채워보겠습니다. 치료는 ‘결과’ 중심적이라면, 치유는 이러한 결과가 나오기 까지의 원인과 과정을 모두 살피는 것을 말합니다. 만일 암이 걸렸다면 암을 도려내는 것은 치료, 암에 걸리기까지의 여러가지 과정과 원인을 보살피는 것을 치유라고 볼 수 있습니다. 병에는 반드시 치료가 필요하지만 단순 치료에 머물지 않고, 마음 속 깊이 더 들어가 보는 것을 말합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이 원하는 힐링은 어쩌면 ‘그저 쉬고 싶다.’ 라고 하는 지친 몸과 마음의 결과론적인 임시방편에 불과하다고 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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