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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나믹 듀오 & 거미 - Take Care

by 참지않긔




며칠전 다이나믹 듀오랑 거미가 'Take Care'를 발매했잖아요.

처음 들었을 땐 그냥 평범한 이별 노래겠거니 했는데 이게 웬걸요.

듣다 보니까 마음이 슬며시 뭉클해지고 또 어딘가 따뜻해지는 거예요.

한 곡 안에 감정이 이렇게 많이 담길 수 있나 싶을 정도로요.




이 노래를 듣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이별의 과정을 하나하나 따라가게 돼요.

헤어지고 나서 홀가분했던 순간, 그 뒤에 찾아온 후회, 그리움, 그리고 마지막엔 "그래, 이제는 너의 행복을 빌어줄게"라고 말하는 성숙함까지요.

아, 진짜 감정을 이렇게 순서대로 풀어가는 노래가 흔치 않잖아요?

근데 이 곡은 그걸 해냅니다.

딱 듣는 순간 "이건 다듀와 거미가 아니면 못 만들 곡이다" 싶었죠.




특히 거미 목소리가요, 진짜 미쳤어요.

그녀의 보컬은 단순히 노래를 부르는 게 아니라 노래 속 감정을 한 방에 전달해요.

그녀가 "Take care"라고 속삭이듯 말할 때 그게 그냥 가사가 아니라 정말로 누군가의 행복을 진심으로 빌어주는 느낌이거든요.

거미의 목소리만 들어도 이미 마음이 울컥해지는데 거기에 다듀의 랩이 더해지니까 이건 뭐 완전 반칙이죠.




최자의 랩은 특히 담담한데요 그 담담함 속에서 묘하게 슬픈 기운이 묻어나요.

한 단어 한 단어를 조심스럽게 골라서 뱉는 느낌이랄까요?

그게 오히려 곡의 감정선을 더 극적으로 만들어주더라고요.

개코는 개코답게 안정감 있는 랩으로 곡의 중심을 잡아주고요.

플로우며 라임이며 진짜 쫀쫀해서 듣는 내내 귀가 행복했어요.




뭐, 다듀 음악은 언제나 좋았지만 이번 곡은 뭔가 다르게 느껴졌어요.

예전 다듀 특유의 감성 있잖아요?

3집, 4집 때 느껴졌던 그 감성을 살짝 끌어온 것 같은데 거기에 세월이 더해져서 더 깊어진 느낌이랄까?

어쩌면 그래서 이 곡이 더 특별하게 다가왔던 것 같아요.

과거와 현재의 다듀가 한데 어우러져서 만든 곡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거든요.




그리고 이 노래 1월에 딱 어울리지 않나요?

새해가 시작되고 겨울의 차가운 공기가 여전한 이 시점에요.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이 노래를 들으면 그 차가움이 오히려 마음속 깊은 곳까지 스며드는 것 같아요.

근데 그게 싫지가 않아요.

차갑지만 따뜻하고 슬프지만 위로가 되는 느낌이랄까요?

정말 새해 선물 같은 곡이에요.




사실 이런 곡을 만들려면 감정적으로도 음악적으로도 엄청난 내공이 필요하잖아요.

다듀는 그걸 해내요.

그리고 거미랑 함께 해서 더 완벽해졌고요.

이런 조합이 왜 이제야 나왔나 싶더라고요.

근데 또 늦게 나온 덕에 더 소중하게 느껴지는지도 모르죠.




결국 이 곡은 단순한 이별 노래가 아니라 우리에게 뭔가를 배울 기회를 주는 곡 같아요.

이별이란 게 그냥 슬프고 아픈 게 아니라 그 속에서도 성장하고 상대를 진심으로 떠나보내는 성숙함이 필요하다는 걸요.

마지막에 "Take care"라고 말할 때 그건 단순히 잘 가라는 말이 아니잖아요.

“네가 행복했으면 좋겠어”라는 진심이잖아요.




다듀랑 거미는 정말 이런 감정을 잘 끌어내는 팀이라는 걸 다시 한번 느꼈어요.

음악이 이렇게 마음을 울릴 수 있다는 건 참 놀라운 일이죠.

앞으로도 이런 감성을 가진 곡을 더 많이 들려줬으면 좋겠어요.

다듀는 여전히 다듀고 거미는 역시 거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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