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기의 마지막 외침과 400년의 기다림

신구약중간사(개요)

by 참지않긔



성경을 펼쳐보면 말라기서 이후 바로 신약이 등장한다.

그러나 그 사이에는 무려 400년간의 공백 이 존재한다.

마치 갑자기 화면이 꺼지고 다시 켜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 400년 동안 유대 사회는 완전히 변했다.



말라기가 마지막으로 예언했던 시대와 예수님이 등장한 시대는 같은 유대 사회가 아니었다.

그 사이에 강력한 페르시아 제국은 사라졌고 헬레니즘 문화가 유대 땅을 뒤덮었으며 성전을 중심으로 하나였던 유대교는 바리새인, 사두개인, 열심당 등의 여러 분파로 나뉘었다.



그리고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메시아’에 대한 갈망이 타오르고 있었다.

400년 동안 아무도 하나님께서 보내신 선지자의 음성을 들을 수 없었지만 그 침묵 속에서도 세상은 메시아를 맞이할 준비를 해나가고 있었다.



이제, 이 길고도 격동적인 400년의 역사를 따라가 보자.





마지막 선지자, 말라기의 경고


말라기는 단순히 ‘구약의 마지막 책’을 남긴 선지자가 아니었다.


그는 페르시아 시대의 유대 사회가 다시 신앙적으로 타락하는 순간에 하나님의 마지막 경고를 전한 예언자 였다.


그는 느헤미야의 개혁 이후 유대 백성들이 신앙을 유지하지 못하고 다시 타락하는 현실 을 목격했다.


느헤미야는 예루살렘 성벽을 재건하고, 율법을 다시 세우며, 유대 사회를 개혁하려 했다.


그러나 느헤미야가 떠난 후 유대인들은 다시 안식일을 무시하고 이방인과 결혼하며 성전의 제사조차 소홀히 했다.


그 순간, 하나님은 마지막으로 말라기를 보내어 유대 백성들에게 경고하셨다.


"너희가 나의 이름을 멸시하고 있다!"

"십일조를 바치지 않음으로 나를 강탈하는도다!"

"그날이 오면, 의로운 태양이 떠올라 너희를 구원할 것이다."


그러나 백성들은 말라기의 예언을 듣고도 큰 변화 없이 살아갔다.


그리고 그 후, 예언은 멈췄다.


하나님의 침묵이 시작되었다.





예언이 멈춘 400년, 그러나 역사는 움직였다


400년 동안 새로운 예언자는 등장하지 않았다.


그러나 세계는 조용히, 그러나 빠르게 변하고 있었다.



1. 페르시아 통치기 (BC 430년경~BC 331년) – 평온했던 마지막 순간


말라기의 예언 이후에도 유대인은 페르시아 제국 의 지배 아래 있었다.


페르시아는 종교적으로 관대한 제국이었기에 유대인들은 예루살렘 성전에서 예배를 드릴 수 있었고 율법을 중심으로 공동체를 형성하며 신앙을 유지했다.


이때 등장한 것이 바로 유대교 회당(시나고그) 문화 다.


예루살렘 성전이 멀리 있는 유대인들은 마을마다 회당을 세워 모세오경을 읽고 가르치며 신앙을 지켜갔다.


이 회당 문화는 신약 시대에도 예수님과 바울이 복음을 전하는 장소가 되었다.


그러나 이런 평온은 오래가지 않았다.


저 멀리 서쪽에서 한 젊은 정복자가 다가오고 있었다.



2. 헬레니즘 시대 (BC 331년~BC 167년) – 알렉산드로스의 돌풍!


"세계를 정복하겠다!"


이 말을 현실로 만든 사람이 바로 알렉산드로스 대왕 이다.


그는 단숨에 페르시아를 무너뜨리고 유대 지역도 그의 지배 아래 두었다.


하지만 그는 단순한 정복자가 아니라 문화 전파자 였다.


그가 퍼뜨린 헬레니즘(그리스 문화) 은 유대 사회를 뒤흔들었다.


헬라어가 공용어 가 되었고,

체육관(짐나지움)이 세워지고,

철학과 예술이 유대 사회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발생했다.


유대교와 헬라 문화는 공존할 수 없었다.


어떤 유대인들은 헬라 문화를 받아들였고 어떤 유대인들은 이를 신앙의 타락으로 여겼다.


그리고 이 갈등은 결국 폭발하고 만다.



3. 마카비 혁명과 하스모니아 왕조 (BC 167년~BC 63년) – 신앙을 지키려는 전쟁


헬레니즘이 강제되면서, 유대인들은 점점 더 극단적인 상황으로 몰렸다.


결국 셀레우코스 왕조의 왕 안티오쿠스 4세 에피파네스 가 유대교를 없애려 했다.


"성전에서 이방 신에게 제사를 드려라!"

"율법을 버리고 헬라 문화에 동화되어라!"


심지어 그는 성전 제단에 돼지를 바치는 만행 을 저질렀다.


유대인들은 경악했고, 마침내 반란이 일어났다.


마타디아스(마타티아)와 그의 아들 유다 마카비 는 신앙을 지키기 위해 전쟁을 시작했다.


그들은 작은 유대 민병대였지만 게릴라 전술 을 사용해 거대한 셀레우코스 군대를 몰아냈다.


결국 유대인은 독립을 쟁취하고 하스모니아 왕조 를 세웠다.


이 승리를 기념하는 것이 지금도 유대인들이 지키는 ‘하누카(빛의 축제)’ 다.


하지만 이 승리가 유대인들에게 영원한 평화를 가져다준 것은 아니었다.



4. 로마 지배와 헤롯 왕조 (BC 63년~신약 시대까지) – 유대 사회를 장악한 강력한 힘


하스모니아 왕조는 곧 내부 분열로 무너졌고 결국 로마 제국이 개입 하게 된다.


BC 63년, 로마의 폼페이우스 장군 이 예루살렘을 점령하며 유대는 로마의 속국이 되었다.


이후 로마는 헤롯 대왕 을 유대 지역의 왕으로 세웠다.


그는 로마 황제의 충실한 부하였지만 유대인들에게는 잔혹한 독재자로 악명이 높았다.


하지만 그는 뛰어난 건축가이기도 했다.


그가 재건한 예루살렘 성전 은 신약 시대에 등장하는 웅장한 성전이 된다.


그러나 헤롯의 폭정은 유대 사회에 메시아를 기다리는 열망을 더욱 키웠다.


사람들은 이제 ‘유대 왕’이 아니라, 진정한 하나님의 왕을 기다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기다림 속에서 신약 시대의 문이 열리게 된다.





400년의 기다림이 끝나다


광야에서 한 사내가 외치기 시작했다.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 왔느니라!"


그의 목소리는 400년의 침묵을 깨뜨리는 신호였다.


드디어, 기다리던 때가 온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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