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애산방. 청홍
무애산방은 하동에 위치한 다원으로 여러 가지 실험적인 차들을 선보이곤 하는 한국 발효차의 아방가르드 그 잡채랄까. 백차 황차를 비롯하여 청차 홍차 등 굉장히 다양한 시도를 앞서서 도전하고 있고 슬슬 차 마시는 사람들 사이에서 그간의 노력들이 인지도로 보상받는 모습이 보인다. 오늘은 그 실험작들 중 하나인 무애산방의 청홍을 마셔본다. 대전의 문선생님께서 보내주셨고 5g을 이븐하게 두 번 나눠마셨다. 뒤에 알게 된 건데 이 차, 가격이 꽤 나간다고. 특별히 감사를 한 번 더 드린다.
청홍이 실험작인 이유는 청차와 홍차의 중간 어딘가를 만들고자 만든 작품이기 때문이다. 신품종 못지않게 새로운 제다법도 다양하게 시도되는 요즘인데 당장 대만의 경우만 봐도 홍오룡에 이어 올해는 등차가 유행이고 이렇게 제다법의 개발을 통한 새로운 차의 개발이 얼마나 큰 경쟁력을 갖게 하는지 보여주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무애산방의 이런 새로운 차의 개발은 일단 응원하고 볼 일인 것이다.
약 50ml 정도의 95도 물로 30초 이상 우려낸다. 앗 이거 무슨 냄새지. 약간 구들장 냄새, 온돌 냄새 같은 그런 건데 꿉꿉한 그런 향 아니고 나쁜 향 아니고 아… 표현이 안된다. 할머니네 가면 아랫목에 거의 타듯이 눌어붙은 노란 장판의 냄새라던지 귀신도 타 죽을 것 같은 열기 주변으로 이것저것 말리고 널어놓은 시래기향 같은 그런 향들. 암튼 좋고 싫고를 떠나 맘이 놓이는 향이다. 정산소종류의 홍차나 한국홍차에서 진하게 나는 향이 바닥에 짙게 깔려있고 그 위로 꼬릿하게 감도는 온돌바닥 같은 향. 베이스가 베이스인지 한 김 식혀주면 홍차 쪽으로 많이 돌아오는 느낌이긴 하다. 적응이 영 안 되면 우린 뒤 한 김 식혀서 마셔보자. 그럴 거라면 그냥 홍차가 낫겠지만. 무애산방에서 선보인 뉴웨이브 구들장 홍차, 청홍이었다.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