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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듐레어 Aug 28. 2023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봄날이 가듯, 변해버린 청포도.

루피시아 5218. 머스켓

17년 만에 만나는 루피시아의 머스캣. 너무 좋았던 기억인데 비해 재구매의 기회가 쉽사리 오지 않았던 바로 그 머스캣. 청포도사탕의 추억. 처음 머스켓을 접하고 느꼈던 흥분감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 사이에 한국에도 샤인머스캣이 들어오면서 몇 번의 유행이 있었고 이젠 누구나 머스캣 하면 청포도를 떠올리게 되었다. 머스캣 냉침이야말로 익히 알던 여름의 맛이지.

무스카트

달콤상쾌한 육즙이 느껴지는 인기 홍차 어쩌구. 당연히 아이스에 잘 어울린다고 되어있다. 애초에 냉침 많이 할 생각으로 들였습니다. 아는 내용이니 빠르게 스킵.

진짜 설레서 사진도 엄청 열심히 찍음

개봉과 동시에 청포도오오오오 하면서 루피시아의 풍선껌스러움이 폭발한다. 설렘 폭발. 평소보다 좀 더 신경 써서 건엽도 찍어보고. 아쌈스러운 잎에 다즐링도 아닌 것이 갈색갈색한 잎도 섞여있다. 향료만 가지고 어떻게 이런 걸 만들지 싶은 모습. 처음 접했을 당시엔 이런 수준의 가향이 정말 충격으로 다가왔었다.

이때는 미처 몰랐다. 떫탕의 기운을 이때 알아차렸어야 했는데.

300ml, 6g, 2.5분. 향은 정말 끝장난다. 달달한 청포도향. 곧장 냉침할 병을 꺼내둔다. 한입 호록. 똻!!!!! 이렇게 떫다고? 당황스러운 맛이다. 가향이 꽤 짙은 편인데 수렴성이 머스캣 향을 다 잡아먹는다. 홍차가 자기주장이 이렇게 강했었나. 침착하게 냉침을 3g, 6g 두 종류로 만들고 다시 333으로 우려 본다. 확실히 떫다. 머스캣 너 많은 일을 겪었구나. 왜 이렇게 떫탕이 되었어?

10분만 놔둬도 금방 우러난다. 냉장고에서 하룻밤.

다음날 냉침을 마셔봐도 마찬가지. 심지어 6g 냉침은 아내가 쓰다고 할 정도였다. 정확히는 쓰진 않았고 그냥 떫었습니다. 냉침을 마시는데 혀가 오그라드는 건 또 처음인 거 같네. 3g은 그나마 나은데 기대했던 머스캣의 향이 너무 미미해서 실망스러울 지경. 100ml에 2g, 2분 우려서 얼음컵에 급랭한 게 그나마 가장 밸런스가 맞았던 것 같은데 실망감은 어쩔 수가 없다. 애초에 올여름 아이스티 최고 기대작이었는데 가장 실망스러운 차가 되고 말았다.

실망이야

나 울어..

네가 변한 걸까 내가 변한 걸까.

혹시 머스켓이 그동안 겪은 힘든 일들을 누군가 좀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남보다 멀어진 너.. 안녕.

끗.




추천곡 - 엘리, 마이 러브 (김장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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