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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시 닥터 양혁재 Oct 10. 2023

당신을 위해 행하는 모든 일은 그저 행복입니다

우리는 시간 앞에 누구나 평등하다. 흘러가는 세월을 당해낼 자는 아무도 없다. 세월이 지나가면 우리는 자연스레 늙게 되고, 또 우리의 몸도 서서히 기능을 잃게 된다. 아직 젊은 나도 때때로 신체의 노화가 느껴질 때가 있는데, 최소 60대 후반인 마냥이쁜우리맘 어머님들은 오죽하실까. 시시때때로 무릎이 쑤시고, 다리가 저리고, 허리가 시큰거리실 터.


그래서 어머님들을 찾아뵐 때면 나는 항상 최대한 많은 일손을 거들어 드리기 위해 노력한다. 밭에 거름을 주고, 괭이질을 하고, 잡초를 뽑는 간단한 일조차, 연로하신 어머님들께는 너무나 벅찬 일인 것을 잘 알기에 어머님이 시키시기도 전에 내가 먼저 나선다. 이뿐만이 아니다. 연세가 많은 어머님들이 엄두가 나지 않아 방치하고 있던 낡은 전구를 교체해 드리고, 구멍이 숭숭 뚫린 문풍지를 새롭게 발라드리고, 헐거워진 나사를 다시 조여드리는 등, 집안 곳곳 문제가 발생한 부분을 찾아 재빨리 고쳐드린다. 어머님들께서 나설 필요가 없도록 말이다.


안팎으로 분주한 나를 보며 어머님들은 자꾸만 물을 건네시며 힘들지 않냐고 물으신다. 그럼 나는 이렇게 답한다.


"어머님을 위해 행하는 모든 일은 제게 있어 가장 큰 기쁨이자 행복입니다. 그러니 전혀 신경 쓰시지 않으셔도 됩니다."라고. 


나의 말에 어머님의 입가에는 환한 미소가 번져온다. 어머님이 웃으시면, 행복하시면 아들인 나도 더없이 기쁘다. 어머님을 위해 소매를 걷어붙이는 것이라면, 나는 전혀 힘들지 않다. 오히려 즐겁다. 내가 조금이라도 도움을 드릴 수 있어서, 손을 보탤 수 있어서 말이다. 어머님들을 만나 뵈러 왔을 때, 최대한 많은 도움을 드리고 싶다. 내가 다시 서울로 떠나더라도, 어머님이 힘드시지 않도록, 괴로워하시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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