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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시 닥터 양혁재 Oct 11. 2023

어머니, 사랑합니다.

어머님들과의 행복한 하루를 보내고 집을 나서는 길. 어머님들께서는 점점 멀어지는 나의 뒷모습을 보며 그렇게 우신다. 아마 진한 아쉬움 때문이 아닐까. 모자간의 정을 나눈 사이인데, 이렇게 하루 만에 떠나버리니 얼마나 아쉬우실까? 비록 3~4일 후에 다시 치료를 위해 병원에서 재회한다고 알려드려도, 어머님들은 사라지는 아들의 모습에 펑펑 우신다. 


어머님들이 우시는 모습을 보면 성연 씨도, 나도 좀처럼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결국 나는 가던 길을 돌아서 다시 어머님께로 달려든다. 휴지를 챙겨 눈가에 맺힌 눈물을 닦아드리고, 어머님 품을 파고들어 속삭인다. 


"어머니, 아들이 많이 사랑하는 거 아시죠?

우리 곧 다시 만날 테니 너무 울지 마세요."


어머님을 꼭 안아드리며, 나는 울음이 잦아들길 기다린다. 대체로 10분쯤 지나면 어머님의 울음소리는 서서히 옅어진다. 한결 안정된 어머님의 손을 잡으며, 나는 다시 한번 더 재회를 약속한다. 그리고 사랑을 속삭인다. 아들이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건 당신이라고. 당신과의 추억을, 기억을 아들은 영원히 잊지 않겠노라고. 


나의 달콤한 속삭임과 굳은 약속에 어머님 얼굴에 그늘이 걷히고, 눈물까지 메마르면 그때 나는 다시 길을 나선다. 그건 성연 씨도 마찬가지. 서울을 향해 차를 몰아 달려가면서도 내내 어머님 생각에 잠긴다. 부디 내가 완전히 떠난 후에 또다시 우시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또, 하루빨리 다시 병원에서 재회해 모자간의 따뜻한 정을 나누길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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