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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시 닥터 양혁재 Nov 27. 2023

어머님이 내어주신 음식이라면 그게 무엇이든

아무리 말려도, 서울에서 온 아들한테 맛있는 한 끼 대접해 주는 것이 소원이라는 우리 어머님들. 도착하자마자 전날부터 준비하신 정성스러운 밥상을 내어주시기 바쁘다. 나 역시 서둘러 달려가 일손을 보태지만, 어머님들의 속도를 따라갈 순 없다. 손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거한 한상을 뚝딱 차려내시는 어머님들을 볼 때마다 감탄을 금치 못한다. 


자신을 찾아준 고마운 존재인 아들과 딸을 위해 정성을 쏟아 만든 어머님의 한 끼. 어머님의 마음과 사랑이 담겨있는 것을 잘 알기에 나도, 성연 씨도 쌀 한 톨 남기지 않고 모두 비워낸다. 지금껏 인연을 맺은 우리맘 어머님들의 솜씨는 5성급 호텔 셰프 그 이상이셨다. 직접 텃밭에서 재배하고 수확한 싱싱한 농산물들로 만들어 주신 반찬들. 그리고 전날부터 푹 끓여내 깊은 맛이 일품인 찌개와 국까지. 


그래서일까. 어머님 댁에 다녀오고 난 다음날에는 늦은 저녁까지 배가 고프질 않다. 전날 워낙 좋은 음식들을 많이 먹은 덕분이 아니겠는가. 


완벽한 한 상을 내어주시는 어머님들께 나는 무엇으로 보답할 수 있을까. 치료도 열심히 해드리고 있지만, 그보다 더 좋은 보답 역시 해드리고 싶은 것이 아들의 마음 아니겠는가. 어머님들을 위해 무얼 해드릴 수 있는지 오늘도 계속 고민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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