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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시 닥터 양혁재 Nov 27. 2023

이른 새벽부터 늦은 저녁까지

매주 토요일이면 이른 새벽부터 집을 나서는 것이 어느덧 루틴이 됐다. 이르면 새벽 3시, 좀 늦으면 새벽 5시쯤 집을 나서 어머님들이 계신 곳으로 향한다. 전날의 피로가 채 가시지 않은 채로 차에 오르는 일은 무척이나 고단하다. 하지만 아들이 오기만을 기다리실 어머님들을 생각하면 일찍이 집을 나서지 않을 수가 없다. 


사람들은 이런 스케줄을 1년 반 이상 강행하는 내게 염려를 표하기 바쁘다. 


"원장님~ 피곤해서 어떡해요? 주말이 아예 없으시네요"라면서. 


물론 나 역시 힘들 때가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그래도 어머님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너무 소중하기에 이겨낼 수 있는 듯하다. 


이른 새벽부터 한참 동안 차를 몰아 달리다 보면, 어느덧 어머님댁에 당도하게 된다. 차에서 내리는 순간, 멀리서부터 달려오시며 나를 반겨주는 어머님들. 그저 만남만으로도 얼마나 행복해하시고, 기뻐하시는지. 나라는 존재가 어머님들께 기쁨이자, 행복이 될 수 있어서, 또한 위안이 될 수 있어서 보람이 큰 요즘이다. 


그렇게 어머님과 하루를 보내고 돌아오면 마음이 충만해진다. 앞으로 어떤 난관이 닥쳐와도 모두 다 헤쳐나갈 수 있을 것만 같은 용기도 샘솟고. 이게 어머님들이 내게 주시는 힘이 아닐까. 


겨울이 깊어지고 있다. 해도 훨씬 빨리 지고, 새벽의 어둠은 더욱더 깊어가고 있다. 새벽녘 집을 나설 때마다 한기가 옷깃을 파고들어 뼈를 시리게 하지만, 그래도 어머님만을 만나러 간다는 설렘으로 나는 어김없이 일찍이 집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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