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도시 닥터 양혁재 Jul 15. 2024

반복되는 무더위 속에서

고온다습한 여름 날씨가 지속되고 있다. 주말에도 에어컨을 틀지 않으면, 등줄기에 땀이 흐를 정도로 더웠다. 결국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곧바로 에어컨을 켜고, 늦은 밤이 되어서야 끌 수 있었다.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기 전에는 집에서 병원까지 곧잘 걸어 다니기도 했었는데, 요즘은 되도록이면 자가용을 이용한다. 10분만 걸어도 땀범벅이 되는 상황이라, 자칫 걸어서 출근했다간 진료 전에 다시 한번 샤워를 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출근하자마자 병동으로 올라가 회진부터 해야 하는데, 샤워할 시간이 어디 있겠는가. 그래서 가급적 차를 이용해 출근하고 있는 것이다. 


오늘도 역시나 출근을 위해 차에 올랐다. 라디오를 켜니 경쾌한 클래식 선율이 흘러나왔다. 신나는 리듬에 귀를 기울이며, 차를 몰았다.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손을 씻고 곧바로 가운으로 갈아입었다. 발걸음을 재촉해 병동으로 올라가 환자들을 만났다. 주말 내내 나를 기다렸다는 환자들. 그들은 나를 보자마자 손뼉을 치며 환대했다. 한 사람 한 사람 공들여 상태를 살폈다. 다행히 특이 사항이 발견된 환자는 없었다. 모두들 컨디션도 좋았다. 환자들의 상태를 살핀 후, 외래 진료를 시작했다.


33도를 웃도는 무더위 속에서도 많은 환자들이 나를 찾아왔다. 저마다의 사연과 통증을 품고 멀리서 나를 찾아온 환자들. 이들을 정성껏 치료할 것이다. 이들이 집으로 돌아갈 땐 웃는 얼굴일 수 있도록 말이다. 



작가의 이전글 당신의 고통을 이해하기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