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관절수술 후에도 굴하지 않고 장애인 탁구 대회에 출전한 문성금 님
지금 제 책상 위에는 보기만 해도 가슴이 벅차오르는 금메달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운동선수도 아닌 제가 갑자기 금메달이라니, 아마 의아해하시는 분들도 많을 텐데요. 사실 이 금메달은 제 것이 아닙니다. 제가 얼마 전 인공관절수술을 해 드렸었던 문성금 님이 제게 주신 것입니다.
문성금 님, 아니 문성금 선수는 오래전부터 장애인 탁구 대회에서 선수로 활동하던 분이셨습니다. 워낙 실력이 뛰어나셔서 전국 대회를 모두 휩쓸고 다니셨다고 했죠. 그런데 많은 대회에 출전하면서 너무 무리하시다 보니 결국 무릎에 부담이 가중되고 말았고, 연골이 완전히 닳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인공관절수술이 불가피한 상황이었으나, 문성금 선수는 섣불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셨죠. 혹시라도 다시 탁구 선수로 활동하지 못할까 봐, 염려하셨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저는 고민이 깊은 문성금 선수를 위해 조언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또한 재활치료를 잘 받고 나면 분명 다시 예전처럼 전국 장애인 탁구 대회를 휩쓸며, 메달도 획득하실 수 있을 것이라 응원했어요. 결국 문성금 선수는 인공관절수술을 받기로 결정하셨습니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습니다. 하지 정렬도 잘 맞췄고, 예상했던 것보다 회복 속도도 훨씬 빨랐죠. 이 모든 것은 누구보다 강한 의지를 갖고 의욕적으로 재활치료를 받아 온 문성금 선수 덕분이 아닐까 싶어요. 그리고 정말 놀라운 것은 퇴원하고 불과 일주일 만에 무려 4개의 전국 대회에 출전하여 4개의 금메달을 따낸 것인데요.
수술 이후, 재활 중인 상황에서도 쟁쟁한 경쟁자에게 밀리지 않고 압도적인 기량을 뽐낸 우리의 문성금 선수! 5월 25일, 7월 19일. 7월 29일, 8월 3일 대회에서까지 모두 금메달을 땄고 제일 마지막 대회에서 획득한 금메달을 제게 선물로 주신 것이죠.
문성금 님께서는 제게 금메달을 건네며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원장님이 아니었다면 다시 이렇게 도약할 수 없었을 겁니다. 인공관절수술을 받는 것에 대해서 고민도 많았고 걱정도 깊었는데 원장님의 조언과 격려 덕분에 잘 받을 수 있었고 이렇게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어요. 그래서 이 금메달만큼은 원장님께 꼭 선물하고 싶었습니다.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두시고 바라보시면서 한 번씩 저를 떠올려 주세요"
그리하여 문성금 선수가 건넨 금메달은 제 책상에서 가장 잘 보이는 곳에 자리 잡게 된 것이죠. 오늘도 출근과 동시에 아침 햇살을 받아 눈부시게 빛나는 금메달을 바라보며 문성금 선수의 용기와 노력 그리고 미소를 떠올렸습니다. 다음 진료 때 다시 만나게 되면, 이 금메달을 하루도 빠짐없이 보면서 당신을 떠올렸다고 말씀드려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