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맘 어머님들을 만나고 며칠 후, 어머님들은 치료를 위해 의사 아들이 있는 병원으로 오신다.
치료를 시작하기 전에 정확한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정밀 검사를 받는데, 어머님들의 MRI 결과를 볼 때마다 두 눈을 질끈 감을 수밖에 없었다. 예상보다 심각하게 망가져 버린 무릎 관절. 책에서만 보던 무릎 관절의 형태는 온데간데없고 위 뼈는 내려앉아 아래 뼈를 짓누르고 있었다.
이미 많이 닳아버린 연골과 서로 닿아 옆으로 자라버린 무릎뼈, 휘어진 다리, 그리고 염증까지. 이 상태에서 조금이라도 움직이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이었을지.
그런데도 어머님들은 어떻게든 통증을 참고, 자식들이 걱정할까 봐 속으로 참아왔다. 그 모습이 떠오르면 마음이 먹먹하고, 어머님들의 고단한 세월이 그대로 통증으로 남아 있는 것 같아 너무나 안타깝다.
수술을 앞두고 긴장한 어머님을 보며, 덩달아 긴장하게 되지만, 머릿속에는 오직 '잘해야 한다'라는 생각뿐.
어머님이 다시 평화를 되찾고, 통증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제 손으로 도와드려야 한다는 마음이 가득 차오른다. 다행히도 걱정과는 달리 수술이 시작되면 정신이 맑아지고, 모든 신경을 집중하게 된다.
"아들, 나 이제 잘 걸을 수 있는 거지?"
"그럼요, 어머님~ 수술 잘 끝났어요. 이제 재활 운동 열심히 하셔야 해요!"
다음 날, 마취에서 깨어난 어머님들께 항상 하는 말이 있다.
"아프다고 누워만 있으면 안 돼요."
"자주 걸으시고, 재활 운동을 꾸준히 하셔야 인공관절이 잘 자리 잡고 회복도 빨라집니다."
수술 전에도 이 말을 계속 반복했기에, 어머님들께서도 재활 운동의 중요성에 대해 잘 알고 계신다. 가끔 회진을 돌면서 어머님들이 보란 듯이 걸어 다니며 자랑하시면, 뿌듯함을 감출 수 없다. 어머님들의 희망찬 미소가 내가 의사가 된 목적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원동력이 되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