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건강하다는 건

by 도시 닥터 양혁재

내가 전국을 다니며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깨달은 것이 있다면, 바로 몸만큼 마음도 건강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예전 TV에서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기적을 이루게 했다는 이야기를 보게 되었다. 처음에는 감흥이 없었지만, 의사로 생활하고 많은 환자들을 마주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몸이 아픈데 어떻게 긍정적으로 생각하라는 말인지 도통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더 많을 것이다. 맞는 말이다. 나도 그렇게 생각했으니까. 그러나, 마냥이쁜우리맘에 나오는 어머님들 대부분이 모두 웃고 계셨다.


어둠이 내려앉고 통증이 심해질 때는 무릎에 파스를 붙이며 젊었을 때 열심히 일 해온 결과가 망가진 몸뿐인가 싶어 생각에 잠기곤 하신다. 우리 맘 중 한 분은 무릎이 아파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하니 우울증이 찾아오셨다. 어머님은 '아프고 괴롭다 보니 우울증이 오더라.'라고 말씀하셨다. 그런 어머님이 서울에서 아들딸이 온다는 소식에 꽃단장하고 보행 보조기를 끌며 한껏 들뜬 표정으로 마을 입구까지 걸어 나오셨다.


무릎이 아픈 건 잊은 채 의사 아들을 맞이하기 위해 먼저 와 기다리는 어머님. 검사를 했을 때, 오히려 다리가 많이 휘지 않아 있었다. 오히려 우울증이 어머님을 더 힘들게 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시간이 지나 다시 우리 맘 어머님을 찾아간 곳은 예전에 그 집이 아니었다. 어딘가 낯선 마을 풍경. 어머님의 재활 운동을 위해 경사가 완만한 곳으로 이사를 오셨다고 한다. 어머님은 행여 집을 찾아오지 못할까 봐 아버님의 손을 꼭 잡고 마중을 나오셨다. 이젠 보행 보조기 없이도 씩씩하게 걷는 모습에 추운 겨울이었음에도 훈훈해졌다. 아내의 건강을 누구보다 바랐던 아버님도, 이젠 웃음을 되찾은 어머님도 웃을 일이 많아지셨다고.


정기적으로 검사를 하러 오신 어머님은 부쩍 살이 오르고, 혈색도 좋아지셨다. 무엇보다 표정이 밝아지신 것을 단번에 느낄 수 있었다. 아직도 그때의 감격스러움을 잊지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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