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은 늘 몸이 무겁다.
다시 일주일을 보내야 한다니,
주말의 여운은 유난히 짧기만 하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월요일이 조금 달라졌다.
지친 아침, 문득 떠오르는 얼굴들.
주름진 손으로 내 손을 잡아주며 웃으신 그 어머님.
그 따뜻한 기억이, 한 주의 시작을 버티게 해준다.
약 2년 전, 우연히 한 어머님의 사연을 듣게 되었다.
무릎이 아파도 병원에 갈 수 없어,
손자들이 사 온 파스에만 의지하며 지낸다는 이야기였다.
그 이야기가 마음에 오래 남았다.
대부분의 '마냥이쁜우리맘' 어머님들은 그렇게,
파스와 뜸으로 무릎 통증을 견디고 계셨다.
도시에선 매일 수십 명을 진료해도 기억에 남는 얼굴이 손에 꼽는데,
그 시골 마을에서 만난 어머님은 내 이름을 기억해 주셨다.
내 손을 잡으며,
"다음에 또 올 거지?"
하고 웃으시던 그 모습이 어쩐지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다.
그 미소에서, 깊은 위로를 받은 것 같았다.
매주 토요일이면 어머님들의 마을을 찾아갔다.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오지 마을들
지도에는 없어도, 길을 따라 걸으면 어김없이 어머님은 기다리고 계셨다.
아픈 무릎을 만져드리고, 밭일을 도와드리고,
김장을 한 날이면 김치 한 포기를 받아오기도 했다.
그렇게 약 2년간 만난 어머님들은 80명이 훌쩍 넘는다.
토요일 저녁, 집으로 돌아오는 길.
고된 하루였지만, 마음은 어머님이 주신 사랑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래서 이제 월요일이 조금 덜 미워졌다.
피곤은 여전하고, 대기실은 붐비지만,
마음 깊은 곳엔 어머님들과 함께했던 시간이 남아 있다.
처음 본 의사 아들에게 마음을 쏟아준 어머님.
그리고 어머님이 기댈 수 있는 나무가 되어드리고 싶었던 나.
한 주를 견딜 수 있게 해주는 따뜻한 추억이 있다.
여기, 의사 아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