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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콘텐츠 큐레이터 ONE Sep 22. 2021

마켓 관련피칭이 실패하는 이유(5)

기업관점 vs 고객관점 출발점

필자가 피치 덱 컨설팅을 맡게 되면 반드시 처음에 하는 절차가 한 가지 있다. 기존에 작성된 사업계획서 을 내용(비즈니스 모델, 시장규모 추정 등)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관점을 확인하는 것이다.

기업관점에서 사업을 해석하고 있는지 아니면
고객(사용자, 구매자, 지불자 등)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는가?


2019년 '코어 IR 피치 덱 스토리텔링 워크북' 출간 이후 3년간 초기 단계 스타트업 투자사업계획서에 대한 코칭 방식은 주로 내용적인 보완에 중심을 두었다. 최근 들어서 새롭게 느껴진 결론은 단 한 가지다. 첫 출발점이 어디에서 시작하는 가에 따라서 나머지 피치 덱 스토리라인이 결정된다는 점이다. 즉, 기업관점에서 시작하는가 혹은 고객관점에서 시작하는가 2가지 경우만 존재한다. 


고객관점에서 출발해서 끝까지 일관된 흐름(tone & manner)을 유지한다면 부족한 내용이 있을지라도 사업의 본질을 납득시키는 데는 충분하다는 점을 현실에서 발견했다.


알기 쉽게 자동차를 스타트업으로 비유해 보자. 

누구든지 첫 출발점을 잘 닦여진 고속도로를 달리는 상쾌한 기분을 느끼고 싶어 한다. 그러나 고속도로에는 나만 달리는 것이 아니라 중형차, 대형차, 트럭 등 다양한 차종(경쟁사)이 즐비하고 거기에서 생존해야 한다. 누군가 만들어둔 길(고속도로)에서 신호체계 준수, 속도제한 등 내가 맘대로 할 수 있는 조건 역시 제약적이다.


또 다른 선택은 내비게이션에 없는 비포장도로, 심지어 아직 아무도 가보지 않는 험한 길을 향해서 차를 몰고 나아가는 출발이다. 길은 험하고 때론 자동차가 망가질 수도 추락할 수 있는 위험요소는 가득하지만 고속도로 대비 다른 차량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주변에 다른 자동차(경쟁사)가 없기 때문이 위험한 시도가 성공하게 되면 새로운 길(역사)을 만들게 된다.


고속도로 vs 오프로드 출발점 비교


스타트업은 말 그대로 새로운 업(業)을 만드는 혁신주체이다. 기존에 없는 새로운 것을 만드는 과정은 내비게이션에 없는 길을 스스로 개척하는 과정과 유사하다. 잘 닦여진 고속도로를 달리는 상쾌한 기분을 느끼고자 한다면 그건 기업관점에  위치하고 있는 것이다. 비포장도로, 심지어 아직 아무도 가보지 않는 험한 길을 뚫고 나아가는 것은 고객관점에서 바라보는 사업 출발점이고 스타트업이 선택해야만 한다.


나는 고속도로를 출발점으로 하고 있으면서 정작 오프로드를 가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지 않는가?


투자자가 스타트업의 피칭을 통해서 기대하는 요소 중의 하나는 혁신성이다. 피칭에서 반드시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이 새로운 업(業)을 만드는 출발점이 어딘가를 확인해야 한다. 그런 이유에서 첫 출발점이 기업관점에서 놓여있다면 고객관점으로 점차 이동하도록 도와주는 게 제가 하는 첫 번째 역할이다.


기존에 없던 새로운 길을 개척하면서 성공한 사례는 비즈니스 영역보다 스포츠에서 활발하다. 1968년 멕시코 올림픽에서 딕 포스베리는 수십 년의 육상계에서 한 번도 시도하지 않았던 '배면 뛰기'를 통해서 당당하게 금메달을 거머 주었고, 이후 모든 육상선수는 딕 포스베리 '배면 뛰기'를 따라 하게 되면서 'Fosbury Flop' 명칭이 생기는 영광을 얻었다.


딕 포스베리 '배면 뛰기' 출처: http://kor.theasian.asia/


현실적인 입장으로 돌아가서 왜 고객관점으로 사업을 바라보게 되면 어떤 개이득(?)이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명확한 답변을 할 수 없다면 필자가 감히 글을 작성할 수 없었을 것이다.

현장에서 여러분도 모르게 보이는 고객관점 vs 기업관점 차이가 만드는 시장 크기, 사업모델 등 전반적인 스토텔링에 대해서는 실제 사례를 통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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