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콘텐츠 큐레이터 ONE Mar 20. 2022

사회적 이슈를 넘어서 한 명의 고객가치를 이야기하는 법

라스트 오더가  발견한 고객의 문제 해결 방식 (1)

라스트 오더는 어떤  회사인가?

라스트 오더는 스타트업 미로가 내놓은 마감 할인 식음료 상품 지역기반 중개 플랫폼 서비스다. 
2017년 오경석 대표가 창업한 미로는 이듬해인 2018년 11월 라스트 오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를 출시한 후 서울 관악구를 대상으로 시작해서 2021년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포함해서 2년도 안돼서 130만 개의 마감 제품을 판매해 33억 원 실적을 기록하며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마감세일, 새로운 문제도 혁신적인 기술도 아니다
미로가 사업 계기가 되었던 마감세일은 오래전부터 익숙한 판매방식이다.  동네 빵집부터 프랜차이즈 제과점 까지 당일에 판매하지 못한 제품이 항상 남게 된다. 개념적으로 보면 결코 새로운 서비스가 아닐뿐더러 제공되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역시 기술적인 측면에서 첨단이라고도 보기 어렵다. 더구나 해외에는  레스토랑의 남은 음식을 할인 판매하는 유럽의 ‘투 굿투고(Too Good To Go)’와 같은 서비스는 이전에도 존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로가 서비스 출시 2년도 안되어서 소비자, 투자자 모두에게 선택을 받아서 지금도 꾸준히 성장할 수 있었던 원인은  무엇일까?


마감세일 문제에 대한 새로운 해결책으로 신규 고객을 창출했기 때문이다. 사회적 이슈를 Why라는 필요성 제기에 머무르지 않고 How라는 비즈니스 모델로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핵심 고객 선택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다.      


미로가 2019년 데모데이 발표자료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있는 사회적 문제 현상 속에서 선택과 집중의 묘미를 살려내는 고객 문제 해결 중심(C_P_S_T) 내러티브 구조를 살펴보겠다. 

 

고객 문제 해결 스토리 캔버스로 한눈에 살펴보기 
 

유통기한이 임박한 음식 처분은 이전에도 수많은 스타트업들이 지속적으로 다루었던 이슈다. 음식폐기물은 사회 전반적으로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존재하는 문제로 필요성은 모두 인정하지만 실행 가능한 해결방법을 찾기 어려워서 알면서도 방치된 이슈다.


이미 알고 있는 음식물 폐기라는 일반적인 현상(필요성)을 과감하게 생략하고 문제가 발생하는 상황, 문제를 겪고 있는 고객 중심으로 내러티브가 제시한다. 즉, 라스트 오더는 ‘가맹점주’을 핵심 고객을 선정하고 주요 슬라이드마다 현장에서 얻는 가맹점주와 관련된 살아있는 정보로 주장을 뒷받침함으로써  가맹점주 중심으로 일관된 논리를 구성한다.  


라스트 오더 고객 문제 해결 캔버스 (2019년 데모데이 발표자료 기준)


① Customer : 가맹점주와 사용자 중에서 누구에게 집중할 것인가?


 마감세일 정보 서비스가 완성되려면 가맹점, 이용자(소비자) 모두가 참여가 필수다. 즉, 이들 모두 고객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부분 양쪽을 선택하는 바보 같은 욕심을 부리기보다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서 “한 놈만 끝까지 공략”하는 내러티브가 필요하다. 


필자가 멘토링 현장에서 자주 하는 질문은 '두 명의 고객 중 누가 1차 고객이고 그 기준이 무엇인가'다.

그만큼 두 명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괴로운 과정이다. 반면 창업가라면 나름대로 기준을 가지고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라스트 오더가 가맹점에 집중하는 과감한 선택을 하게 된 이유와 근거는 ?


첫째, 발로 뛰면서 얻은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가맹점주를 고객으로 선택하면서  사장님 인터뷰 장면 등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고 있는 점을 보면 선택과정에서 실제 존재하는 고객의 상황을 얼마나 적극적으로 이해하고 있는지가 드러난다.  다른 이유는 가맹점주가 겪는 문제의 크기(Problem Size)가 이용자보다 더욱 크기 때문이다. 가맹점주 입장에서 마감 임박 상품은 매일매일 반복되고 피할 수 없는 커다란 문제이다. 반면, 이용자는 반드시 마감세일을 매일매일 구입해야 하는 절박함이 상대적으로 낮다. 문제의 크기가 크면 클수록 진입할 수 있는 기회가 크고 거부감이 적어서 수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


문제의 크기(Problem Size)는 양면시장 비즈니스에서 공급자 혹은 소비자 중에서 우선순위 선택에 중요한 기준으로 활용된다. 이를 위해서는 양쪽이 겪고 있는 실제 문제를 파악하는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누구를 첫 번째 고객으로 선택 여부는 피치 덱 스토리라인에도 영향을 미친다. 고객(Customer) 선정과정은 영화에서 주인공 캐릭터를 선택하는 것과 동일하다. 배달의 민족은 음식업주 사장님을 첫 번째 고객으로 선택하였고, 카카오톡은 일반 사용자를 대상으로 시작해서 점차 B2B 영역으로 확산된 사례다.

  

라스트 오더 피치 덱의 주인공으로 '가맹점주'를 선택했다. 이후 슬라이드 내용들은 가맹점주 현장 Voc (Voice of Customer), 가맹점주 입간판, SNS 게재 내용 이미지, 시장규모에서도 가맹점 이용 편의성, 가맹점 확대 등 가맹점을 주인공으로 스토리가 전개된다.     


 고객을 선정하는 과정이야말로 스타트업이 얼마나 현장을 이해하는가를 보여주고 있는  시험 성적표다
매거진의 이전글 고객 문제 해결과 이분법 사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