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대단하다.. 근데 나는 못하겠어.. 너무 어려울 것 같아. 너무 힘들 것 같아.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어. 예? 아니요 전혀요. 그냥 뭐든 처음에 시작할 때 아무것도 모르고 어버버 거리면서, 실수하면서 배우고, 보고 듣고 물어보면서 배우잖아요. 처음에 말을 배울 때에도, 걸음마를 떼기 전에 얼마나 많이 넘어졌나요, 공부를 할 때에도 그렇고,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에도 그렇고. 그냥 그중 하나예요. 몰랐으니까 당연히 배워야 하고, 조금만 배우고 익히면 별 거 없어요.
전에 해보지 않았던 일이나, 가보지 않았던 곳에 대해 막연하게 모르기 때문에 겁먹고 걱정했지만 막상 해보고, 가보니 별 거 아니었던 적이 있나요? 우리는 모르는 것을 싫어한다고 생각하고 무서워하기도 하죠. 그리고 옆에 물어볼 경험자가 없다면 모르는 사람들끼리 점점 걱정과 불안을 부풀려가는 일도 자주 있지요. 영어권 사람들의 비건 입문을 도와주기 위한 Challenge22라는 사이트가 있다고 하던데 가입해보려고 했더니 지병이 있냐고 물어보고 무슨 페이스북이랑 연동을 해야 한다고 하기에 결국 해보질 않아서 그 사이트가 어떻게 되어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한국어를 선택할 수 있는 걸 보니 한국어 지원도 되는 것 같아요.
비건 오픈 그룹채팅방에 가끔씩 초보비건분들이 들어와서 아주 기본적인 것들부터 너무 걱정이 많고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서 헤매는 모습을 보거나, 비건이 엄청나게 어렵고 힘든 것인 줄로만 알고 겁을 내며 아예 시작도 못하고 있는 분들이 많이 있는 것 같아 그분들의 걱정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리고, 정보를 알려드리며 비건 라이프를 도와드리고자 저만의 작은 프로젝트를 생각했고 몇몇 친구들이 좋은 생각이라고 응원도 해주어서 한번 실행에 옮겨보려고 합니다.
* 저는 의학 전문가도, 영양학 전문가도 아닙니다.
하지만 의학, 영양학 전문적인 지식을 갖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자료들을 알려드릴 수 있습니다.
* 모든 사람들은 다 각자 다르기 때문에 본인 자신에 대해서 먼저 알고, 본인에게 맞는 음식이나 방법을 찾는 것이 좋습니다.
* 제 경험과, 제 비건 친구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하고 정보를 알려드릴 것입니다. 하지만 본인이 본인만의 리서치를 꼭 해서 그냥 대충 넘어가지 말고 내 정보와 내 지식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 누군가가 보여주는 정보만 본다면 그 사람은 그 정보를 보여주는 사람의 정보 안에 갇히게 됩니다. 그 어떤 정보도 본인이 직접 느끼고 경험한 정보보다 본인에게 더 맞고, 진실된 정보는 없습니다.
* 제가 글을 쓰는 이 시점에서, 그리고 제가 찾은 제가 진실이라고 믿는 정보들을 올릴 예정이지만, 모든 정보가 그렇듯 갑자기 새로운 손바닥 뒤집듯 바뀔 수도 있고, 살짝 수정될 수도 있고, 더 좋은 정보가 나올 수도 있고, 그동안 믿어왔던 게 거짓으로 밝혀질 수도 있습니다. 나의 기준을 확실하게 세우고, 나에게 맞는 정보를 분별해서 받아들이길 바랍니다.
* 같은 이치로 의사 선생님이 고기 먹으랬는데요? 그 한 사람의 의사의 말만 듣지 말고 베지닥터도 찾아가 보고, 다양한 사람들에게 물어봐야 더 진실에 가까운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의사들도 학교에서, 병원에서 가르쳐주는 교육을 받지, 여태까지 낙농업, 축산업계가 계속 숨기고 가려온 진실들을 보지 못한 채 그들도 모르면서 그게 맞다고 생각하고 말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아무리 훌륭한 사람이 있다고 해도 그 사람의 모든 언행이 다 훌륭한 것도 아니고, 사람은 실수를 합니다. 한 가지 정보만 받고 그것을 바로 믿어버리기보단, 그와 관련된 정보를 더 많이 찾아보고 다양한 의견들을 들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 제가 하는 말도 저는 제가 판단해서 진실이라고 생각하고, 옳다고 생각하는 정보들을 공유하지만 그중에서 틀린 부분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요. 휴대폰이나 컴퓨터를 업데이트하듯이 계속해서 공부하고 나의 지식을 업데이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 자신도 항상 의심합니다. 내가 하는 이 생각이 진짜 내 생각이 맞을까? 우리가 아무런 의심 없이 받아들이고 믿는 이 정보는 진짜일까?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일 때마다 항상 열린 마음으로 다시 한번 내가 알고 있던 것이 혹시 잘못된 것은 아니었을까 생각하려고 노력합니다.
비건은 완벽할 수 없습니다. 애초에 비건이 아닌 삶이 너무 오래되어왔기 때문에 아직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의식 없이 소비를 하고 종차별, 동물학대, 착취를 지지하고 방관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람들이 의식하고, 노력하고, 실천을 해야 합니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요구한다면 돈을 벌고 싶은 기업들은 동물실험을 하지 않을 것이고, 동물을 학대, 착취하지 않고 만드는 음식, 물건들을 더 많이 내놓을 것입니다. 아무리 찾아봐도 도저히 팜유가 들어가지 않은 제품을 찾을 수 없을 때도 있습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소젖 가루나 팜유가 들어간 가공식품을 먹는 일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너무 안타까워하거나 스트레스받지 마세요. 이미 지나간 일은 돌이킬 수 없으니까 다음부터 더 조심하면 됩니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면 됩니다.
이미 비건이 되기 전에 사서 사용 중인 화장품, 세제 등 소모품들은 그냥 계속 사용하고 다 쓰면 동물이 갈아들어가거나, 동물을 괴롭히지 않은 제품을 찾아서 사서 쓰면 됩니다.
이미 사버린 가죽제품들은 중고로 팔거나 계속 입거나 쓸 수 있다면 그렇게 해도 됩니다. 이미 산 걸 어떡해요. 이제부터 안 사는 것에 더 의의를 두면 됩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너무 스트레스받지 마세요.
당신이 하루 동안 비건 라이프스타일을 실천한다면
당신은 하루 동안 물 5,000리터, 곡식 20킬로그램, 삼림지대 2.7제곱미터,
이산화탄소 9킬로그램을 아끼고 동물 한 마리의 생명을 살릴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