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아직도 비거니즘이 동물들을 너무 사랑해서 하는 거라고 생각하나요?
동물을 사랑하지 않는 비건도 있고, 동물을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야생동물을 사냥해서 머리를 잘라 박제 장식품을 만들어서 벽에 매달아놓는 트로피 헌터, 동물을 감옥에 가둬 사람들의 구경거리가 되게 만들고, 학대와 폭력으로 동물들을 조련하는 사육사, 조련사들도 있고, 동물을 사랑한다면서 동물을 생명체가 아닌 돈벌이 수단, 혹은 개인 소유물로만 생각하고 함부로 대하고, 크기가 너무 커져버렸다, 똥오줌을 못 가린다, 너무 짖는다, 말을 안 듣는다는 등의 이유로 키우던 동물을 버리고 학대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비거니즘은 비인간 동물에 대한 종차별을 멈추고, 사라지게 하려는 움직임이고, 행동입니다.
비인간 동물에 대한 종차별을 멈추려는 사람들은 당연히 성차별, 인종차별도 멈추려고 합니다.
혹시 인종차별을 당해본 적이 있나요?
내가, 혹은 내 가족과 친구가 인종차별을 당하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느끼나요?
다른 나라를 여행할 거라고 하면 주위 사람들의 걱정이랍시고 하는 오지랖을 심심찮게 들을 수가 있죠.
"야 미국은 총기 소지한대, 위험해."
"흑인보다 더 차별받는 게 동양인이래, 조심해."
"너 호주 가서 인종차별당하면 어떡해?"
혹시 본인은 인종차별을 직접 하고 있진 않나요?
필리핀, 베트남에서 늙은 한국 남자에게 매매혼을 당해서 팔려온 어린 여성들을 어떻게 생각하나요?
동남아에서 한국으로 온 노동자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요?
피부색과 생김새가 다른 사람들을 나도 모르게 선입견과 편견을 가지고 피하진 않나요?
성차별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과 의견을 가지고 있나요?
여혐이라는 단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요?
페미니즘이 뭐라고 생각하고 있나요?
페미니스트들이 어떤 행동을 하는 이유에 대해서 생각하거나 알아본 적이 있나요?
여자가 남자와 동일한 노동을 했을 경우 동일한 임금을 받는 것에 동의하나요?
신입사원 채용 시 그 일에 맞는 능력을 가진 사람의 성별이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탈락하고 능력은 떨어지지만 남자라는 이유만으로 합격하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본인은 성차별을 직접 하고 있진 않은가요?
여자면 모두 착하고 날씬하고 예뻐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여자는 집에서 집안일과 요리를 하고 아이를 키워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여자와 남자가 둘 다 일을 할 경우에도 집안일과 육아는 여성만의 몫일까요?
여성이 아이를 가질 수 있는 몸을 갖고 있기 때문에 출산과 육아는 모두 여성의 몫이라고 생각하나요?
여성은 언제나 아이를 가질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채용 시 불이익을 당하는 것이 합리적인가요?
종차별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있나요?
인간이 비인간 동물보다 우월하다고 믿고, 우리가 우월하기 때문에 그들을 마음껏 이용하고 착취하고 학대하고 고통을 주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나요?
개나 고양이를 먹는 것은 야만적이지만 돼지나 소, 닭을 먹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하나요?
사자와 호랑이, 코끼리와 기린 등 야생동물은 너무 아름답고 소중하지만 우리가 먹으려고 키우는 동물들은 더럽고 멍청하다고 생각하나요?
우리가 먹고 있는 동물의 사체와 부산물이 어떤 과정을 통해서 우리의 식탁에 오는지 알고 있나요?
가끔 페미니스트라는 분들이 비건이 동물의 권리를 위해서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들에 대해서, 혹은 그 행동에 대해서 동물권이라고 좋지 않게 말한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가 있어요.
저는 비건이기 전에 페미니스트입니다. 페미니스트이기 때문에 비건입니다.
우리가 먹으려고 키우는 동물들을 지속적으로 생산하기 위해서 여성 동물들은 끊임없이 강간을 당하고, 새끼를 낳으면 빼앗깁니다. 인간이 소의 젖을 먹기 때문에 암소는 강간을 당하고, 갓 태어난 새끼를 빼앗기고, 젖을 빼앗깁니다. 갓 태어난 아기를 빼앗기고 울부짖는 엄마의 젖을 빼앗아서 만든 게 우유, 치즈, 요거트, 버터예요.
닭알은 암탉의 생리주기 부산물이자 병아리가 될 생명체예요. 여성분들 월경을 할 때 얼마나 고통스럽고 스트레스를 받는지 다들 아시죠? 우리는 한 달에 한 번인데도 이렇게 힘든데 그걸 유전적으로 조작해서 거의 하루에 한 번꼴로 만들었어요. 갑자기 어떤 우리보다 "우월한"생명체가 나타나 인간의 월경혈을 먹거나 사용해야겠다며 우리를 유전적으로 조작해서 하루에 한 번씩 월경을 하게 만들어서 그 월경을 갖다가 먹거나 판다면 어떨 것 같나요?
인종차별과 성차별을 극복하고 인간으로서 동등한 권리를 갖고, 동등한 대우를 받기 위해 유색인종들과 여성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싸우고 있죠. 계속해서 이야기하고, 행동하고 있어요. 그건 우리가 같은 인간이고 서로의 언어를 배울 수 있고, 인간의 말이 통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동물들은 인간의 말을 사용하지 않아요. 그들은 눈빛으로 말하고, 행동으로 말해요.
비인간 동물과 함께 사는 사람들이라면 알 거예요. 동물들이 얼마나 다양한 방법으로 우리에게 말하고 있는지를요. 배가 고프면 밥을 달라고 하고, 아프면 소리를 지르고, 눈물을 흘리고, 사랑을 받으면 행복해하고, 고통을 받거나 죽는 것을 싫어해요. 우리랑 똑같아요. 그들이 하는 말을 알아들으려고 노력한다면 충분히 알아들을 수 있어요. 우리랑 같이 사는 동물들도 우리의 말을 알아듣잖아요.
일본제국이 조선인에게 했던 잔혹한 학대와 고문, 성노예와 일 노예로 부려먹었던 것을 생각하면 피가 거꾸로 솟지 않나요? 나치가 유대인들에게 했던 생체실험과 대학살에 대해서 들으면 소름 끼치게 끔찍하고 화가 나지 않나요? 인종이 다르다고, 성별이 다르다고 차별받아본 적이 있다면 그 차별이 영원히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 않나요?
지금 우리가 동물들에게 하고 있는 짓은 일본제국과 나치가 했던 그것보다 훨씬 더 잔인하고 끔찍해요. 설마 그 피해자가 내가, 인간이 아니기 때문에 괜찮은가요? 비인간 동물들도 인간과 똑같이 뇌와 감각기관을 갖고 있고, 가족과 친구가 있고, 감정과 생각이 있고, 표현을 해요. 지금도 전 세계 수천수만 곳의 동물 착취의 현장에서 그들은 울부짖고, 눈물을 흘리고, 살려달라고 빌고 또 빌어요. 굳이 인간의 말로 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들의 말을 우리가 알아듣지 못하는 것은 아니에요. 묵살하는 거죠.
돈을 벌어야 되니까요.
그리고 이 잔혹한 행위는 불법이 아니니까요.
인간은 인간의 말로 설명해주기 전까지 못 알아듣는 척을 합니다. 동물들은 인간의 말을 할 수도 배울 수도 없기 때문에 인간이 대신 동물의 권리를 요구해야 합니다. 그래서 비건은 비인간 동물들의 권리를 위해 그들을 착취하고 이용하는 모든 행위를 최대한으로 피하려고 노력하고 그들의 목소리가 되려고 노력하는 거예요. 종차별을 끝내기 위해서요.
게다가 축산업, 낙농업을 비롯한 모든 동물착취제품의 생산을 위해서는 지구의 열대우림과 바다를 파괴하고, 우리가 아직 미처 다 알지도 못하는 다양한 동식물까지 전부 멸종시켜요. 지구온난화와 이상기후, 자연재해, 수질, 대기오염이 점점 심해지죠? 그게 과연 우리가 자동차를 타고, 샤워를 오래 해서, 석유를 사용하기만 해서 이루어진 것일까요?
* 지금처럼 계속해서 어업을 진행한다면 2048년에 바닷속에 모든 동물들이 사라지게 될 거라고 과학자들은 예측합니다.
* 바다의 수온이 높아져 바다 생태계의 생물들에게 집이 되고 먹이가 되어주는 산호초가 죽어가고 있어요. 그리고 산호초가 사라진다면 작은 바다 동물들이, 작은 바다 동물들이 사라진다면 중간 크기의 바다 동물들이, 중간 크기의 바다 동물들이 사라진다면 커다란 바다 동물들이 사라집니다.
* 인도네시아와 아마존의 열대우림이 팜유와 축산업 동물들과 그들에게 먹일 유전자 변형 곡식을 재배하기 위해 파괴가 되고 있습니다.
* 인간들이 먹으려는 목적으로 키우는 소가 내뿜는 메탄가스는 전 세계의 자동차, 비행기 등 모든 탈것에서 나오는 배기가스를 다 합친 것보다 더 심각하게 지구온난화를 부추기는 원인입니다.
* 인간이 착취하려고 키우는 동물들의 어마어마한 배설물은 육지와 바다를 오염시키고 있어요.
* "인도적인" 도살장에서 동물을 죽이고 나온 피와 뼈, 내장 등 부산물은 가공식품 어딘가에 포함되어 우리 몸에 들어와 암을 발생시키거나 버려져 땅과 물, 공기를 오염시킵니다.
* 2형 당뇨병과 어떤 심장병과 성인병 등은 육식을 하기 때문에 생기고 육식을 멈추면 사라집니다.
* 공장식 축산의 열악한 환경에서의 동물들의 질병과 이동을 하는 자연의 동물들, 인간의 질병이 결합해서 바이러스가 변형되어서 전염병이 빠르게 퍼져나갑니다. 최근 계속 발생하는 변형 신종 바이러스 전염병들의 원인 중 하나가 공장식 축산의 확산도 있습니다.
지구종말이니 멸망이니 하는 말이 나오고 행성이 날아와서 충돌한다고 하는데 그것보단 인간이 지금처럼 인간우월주의=종차별주의에 빠져서 무분별하게 자연을 파괴하기 때문에 생기는 동식물의 멸종과 자연의 파괴로 인한 인간의 종말의 가능성이 훨씬 높고 우리가 하루라도 빨리 정신 차리지 않으면 점점 더 빠르게 우리의 숨통을 조여 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우리가 계속해서 이야기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알게 하고, 다 같이 변화하고 행동한다면 지구온난화는 지금보다 더뎌질 것이고, 소비가 준다면 당연히 공급은 줄어들 것이며, 공급이 줄어든 축산업, 낙농업은 사라지고, 사람들은 더 많은 채소와 과일을 먹고 건강해질 것이며, 사람들이 건강해진다면 의약품과 병원도 줄어들 것이고, 동물을 학대하고 죽여야 했던 사람들의 정신적 피폐함이 사라질 것이고, 동물들도 자유를 얻고, 결국엔 우리 모두 다 행복해질 것입니다.
그동안 인간은 필요에 의해서, 살아남기 위해서 동물을 이용했었죠. 하지만 지금은 너무 정도를 모르고 이윤에만 혈안이 되어서 말도 안 되게 끔찍한 짓을 하고 있어요. 옛날에 야생동물을 한 마리 잡으면 부족 전체가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이용했었고, 그 동물의 모든 부분 부분을 다 사용했고, 그 동물에게 미안하고 고마워했었고, 필요 이상의 살해는 저지르지 않았었죠. 지금 우리는 과학과 기술이 발달했고, 동물을 착취하고 이용하지 않고도 충분히 대체품을 만들고 사용할 수 있어요.
그냥 단지 그 맛에 중독이 되었고, 맛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재미를 위하여 죄 없는 동물들을 가두고, 강간하고, 학대하고, 착취하고, 이용하는 행위는 불필요하고 진짜 인류가 만물의 영장이라고 믿고 싶다면 당장 그만둬야 할 끔찍하고 잔인한 행위입니다. 이제 더 이상 우리는 그럴 필요가 없어요. 인간의 몸에도 해로운 동물성 재료를 먹기 위해서 필요하지 않은 살해는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비거니즘은 우리 모두를 위한 것입니다. 나의 신체와 정신건강을 위해서, 동물들의 권리를 위해서, 지구환경보호를 위해서, 종차별과 성차별 그리고 인종차별을 모두 멈추기 위해서.
매일매일 비건 한 사람은 5,000리터의 물, 20킬로그램의 곡식,
2.7평방미터의 삼림지대, 9킬로그램의 이산화탄소 발생량
그리고 동물 한 마리 이상의 생명을 살립니다.
페미니즘과 비거니즘의 관련성에 대해서 좀 더 알고 싶다면 <캐럴 J. 아담스의 육식의 성정치>를 읽어보세요.
사람들은 변화를 두려워하고 모르는 걸 무서워하죠. 갑자기 다 생활습관을 다 바꾸기가 부담스럽다고 생각한다면 적어도 소비를 하기 전에 먼저 한 번만 더 생각을 해보고, 날짜를 정하거나 의류, 생활용품 등을 먼저 바꾸고, 눈에 보이는 동물의 사체 소비를 줄이며, 점점 단계적으로 나아가는 방법도 좋고, 아예 모든 정보를 확인하고 한꺼번에 다 끊어버리는 방법도 좋아요. 본인에게 맞는 방법으로 하면 되는 것이죠.
행동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주변 사람들에게도 계속 알리고, 내 주변에 비건 친구들을 만들고 계속해서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어떤 방법이든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비거니즘을 더 많은 사람들이 접하게 하는 게 중요해요.
비거니즘이 사이비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도 있어요.
세상에 어떤 사이비가 동물을 죽이지 말자고 하나요? 비거니즘은 당신의 돈이나 물질을 요구하지도 않아요. 오히려 동물 착취를 지양하는 생활을 하면 돈이 아껴집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걸 믿으라고 하지 않아요. 증거자료들이 다 있고, 진실을 보여주는 거예요. 먹고, 입고, 사용할 거라면 보고, 듣고, 알고 나서 그다음에 계속 사용할 것인지 선택하라는 것이죠.
비거니즘을 강요하지 말라는 말을 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강요요? 지금 한국에는 약 3%의 채식주의자들이 있다고 합니다. 3%가 97%에게 무언가를 강요하는 게 가능할까요? 대통령도 아니고, 정치인도 아니고, 독재자도 아니고 일반 사람들 3% 가요? 오히려 비건으로 살기에 육식 강요는 너무 심각해요. 급식을 해야 하는 학생과 군인들은 채식의 선택권도 주어지지 않아요. 밖에 나가서 식당을 선택할 때, 대부분의 식당에서는 비건식을 제공하지 않아요. 심지어 대부분의 김치에는 액젓을 넣어서 어디 나가서 김치도 마음대로 못 먹습니다. 그런데 진실을 알려주는 그 자체가 강요라고요? 어차피 듣고 무시하고 계속 먹을 거면 먹는 거잖아요. 채식 강요는 없습니다. 육식 강요 집단이 채식 소수자에게 할 말은 아닌 것 같아요. 그냥 아무 말도 안 하는 사람들에게 고마울 정도로 온갖 핀잔과 오지랖, 억압을 하는 육식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요.
육식이 개인의 선택이라고요?
그 개인의 선택 때문에 동물들은 오늘도 강간을 당하고, 재생산을 당하며, 새끼를 빼앗기고, 젖을 빼앗기고, 학대와 폭력에 시달리며, 마취 없이 거세와 신체절단을 당하고, 산채로 털과 가죽이 벗겨지며, 착취를 당하고, 살해를 당합니다. 노동자들은 동물들을 학대하고 살해하며 정신질환으로 괴로워합니다. 나의 선택이 누군가를 괴롭게 하고 죽음에 이르게 하는데 그게 정말 개인의 선택일까요? 내가 죽이지 않았다고요? 내가 돈을 주고 다른 사람을 시켜서 죽인 것입니다. 개인의 선택을 정말 지속하고 싶다면 그 소비의 선택지가 어디서 어떤 일을 겪고 오는지부터 알고 난 뒤에 선택해야 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요?
귀 막고 눈감고 징그럽다면서 도살장 영상을 보기 싫은데 그 징그러운 도살장에서 온 동물의 사체를 어떻게 내 몸안에 집어넣을 수 있나요?
다시 한번 생각해보세요.
이 글을 처음으로 보셨다면 더 자세한 내용은 저의 다른 글에서 다루고 있으니 확인해주세요.
혹시 21일 코스를 다 읽어주셨다면 정말 고맙습니다. 소개한 자료와 영상들 하나하나 다 직접 확인해보려면 시간이 좀 걸리긴 하겠지만, 아는 것은 힘이고, 적어도 어떤 자료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그 자료가 필요한 순간에 돌아가서 확인할 수 있다는 걸 기억해주세요. 혹시 제가 다루지 않은 좋은 자료가 있다면 알려주시고 다른 자료들을 발견한다면 계속해서 수정할게요. 비거니즘에 관심을 갖고 읽어주셔서 정말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