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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야매요리 일상 공유

by 미지수

새해를 맞이하여 비건이 되기로 결심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물론 원래 요리를 잘하는 요리 천재들도 있겠지만, 원래부터 요리 그런 거 잘 못하고 남이 해준 거, 밖에서 사 먹는 거, 인스턴트를 먹는 사람들도 분명히 있다. 많이 있다. 좋은 소식은 비건식을 하면 내가 요리를 해야 할 경우가 전보다 많아지기 때문에 요리실력이 전보다 는다. 밖에서 뭐 사 먹으려고 하는데 논비건 천지라서 강제로 돈이 아껴진다. 덜 가공된 음식을 먹게 된다. 비건 전문식당이나 비건 지원해주는 곳을 가기 때문에 선택지가 줄어들어 너무 많이 고민할 필요도 없다.


비건식당정보는 이미 올려놓은 웹사이트 비건 편의점 비거니즘 지형도나, 전 세계적으로 사용 가능한 해피 카우 앱(유료), 채식한 끼 앱이나 웹사이트 등 몇몇 사이트를 확인하고, 트위터에서 #나의비거니즘일기 를 검색해도 찾을 수 있다.


나는 밖에서 사 먹는 음식이나 인스턴트의 강렬하고 얼얼한 맛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리고 의심이 많다. 내 음식에 뭘 넣었는지 특히 비건 전문식당이 아니면 언제 교차오염이 생길지 몰라서 잘 안 가려고 한다. 점심시간마다 나가서 사 먹으려면 시간도 더 많이 걸리고, 돈도 더 많이 들어서 도시락을 싸다닌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 나는 먹는 걸 매우 좋아하고 새로운 걸 먹어보는 것을 좋아한다. 중학교 때 엄마 따라 태국여행을 처음 갔을 때는 향신료에 익숙하지 않아서 신라면 찾고 김치찌개 찾고 그랬었는데 가이드가 팟타이나 팟씨유를 안 알려줘서 그랬던 것 같다. 누가 이거 맛있다고 하면 뭔지 몰라도 한번 먹어보고 맛집을 찾아내는 것도 좋아한다. 다른 나라 친구들이 요리할 때 어떻게 하는지 보고 이건 뭐고 저건 뭐고 물어보기도 하고 다른 나라 음식을 먹어보고 구글에서 검색해서 어떻게 만드는지 찾아보고 하다 보니 별의별 음식들을 대충 만들 줄 알게 되었다.


건강을 위해서 과일식, 생채식, 자연식물식을 하려고 한다면 소금, 기름, 정제식품을 피해서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최소한의 열을 사용하면서 마크로 비오틱 같은걸 찾아서 따라 해 보는 게 좋겠다. 요즘엔 유투브나 여기저기 웹사이트에도 비건 레시피들이 많이 있고, 책도 많이 있다. 그리고 내가 먹고 싶은 게 뭔지 안다면 그 음식을 검색해서 비건 버전이 안 나오더라도 동물성 재료만 식물성으로 대체하면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요리 레시피들을 보면 뭔가 그 정해진 만큼만 넣어야 할 것 같고.. 계량을 잘해야 할 것 같고.. 뭔가 좀 부담스럽다. 그리고 레시피를 잘못 골라서 따라 하면 왠지 맛이 없을 것 같기도 하고.. 잘 모르겠다. 게다가 나는 귀찮은 것도 싫어하고, 배고파 죽겠는데 요리시간 오래 걸리는 것도, 설거지거리가 많이 나오는 것도 싫어한다.


비건이 되기 몇년 전부터 내가 내가 먹을 것을 내가 직접 사기 시작했는데 "고기"를 비롯한 동물성 재료들은 그중 가장 비싼 재료였다. 그리고 "날고기"를 사거나 만지는 것은 징그럽고 냄새가 역하고 싫었다. 그리고 동물성 재료를 사용한 날은 설거지가 더 찝찝하고 오래 걸렸다. 의식하지 않은 상태로 동물성 재료가 들어간 것을 먹는 건 가끔씩 나가서 사 먹을 때 정도로 줄어들었다.


해외생활을 시작하고 다른 나라 사람들이랑 같이 살면서 새로운 음식들을 먹어보고, 배우고, 친구들을 위해 한국음식을 만들었다. 한국음식을 좋아하긴 하지만 다른 나라에 왔으니 그 나라의 식재료들로 다양한 시도를 해보는 게 좋아서 친구들이 같이 가자고 하는 경우가 아니면 한국음식점도 굳이 찾지 않고 한국음식도 자주 먹지 않는 편이다. 한국음식은 한국에서 먹을 때가 제일 맛있다.


내가 생각하기에 요리를 할 때에는 신선한 식재료가 가장 중요하다. 비건이 되고 나서 너무 이상하게 들리는 게 신선한 "고기".. 신선한 "해산물".. 신선한 "달걀".. "우유".. 전에는 이상한 걸 생각해보지도 않았는데 신선한 죽은 동물의 살점? 그 동물은 이미 죽은 지 몇 시간.. 길게는 며칠.. 이미 부패가 진행되고 있는데 신선..? 바다 동물도 물밖으로 끌려 나오면서 이미 죽었는데.. 죽은 시체 비린내가 이렇게 나는데 그리고 동물의 살점이 왜 신선하지? 닭의 생리와 다른 포유류 종의 젖이 기계로 짜져서 며칠이 지났는데 신.. 선.. 하다..?


얼마 전 생각난 것인데 신선하다는 말은 살아있다는 말. 그리고 살아있는 그 상태로 먹을 수 있다는 말. 동물성 재료는 땅에 심으면 썩는다. 감자나 마늘, 옥수수등 식물은 땅에 심지도 않았는데 얼마동안 먹지 않으면 뿌리를 내리고 새싹이 나온다. 과일을 먹고 씨앗을 심으면 새싹이 나온다. 과일과 채소는 보관을 잘못해 썩어서 먹을 수 없게 되었을 때 죽는다. 물론 씨앗의 경우는 과육이 썩어도 씨앗은 새싹을 틔우겠지만 과육이 더 이상 먹을 수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과육은 우리가 먹기에 신선하지 않다.


결론. 나에게 신선한 식재료는 신선한 식물을 말하는 것.


그리고 물과 불 조절, 약간의 조미료. 향신료, 소스를 잘 사용한다면 세상 맛집이 부럽지 않다.


@기본 향신료, 소스

소금(대부분의 전 세계 바다소금은 마이크로 플라스틱과 방사능의 오염으로 히말라야 소금, 잉카 소금이 낫지만 소금을 굳이 사용 안 해도 이미 여기저기에 많이 들어있다. 솔직히 소금 안 써도 다른 걸로 간이 다 된다. 간을 하지 않은 채로 먹다 보면 입맛이 또 거기에 길들여지고 채소 본연의 맛을 더 잘 느낄 수 있다), 후추(순후추보다 통후추를 그라인더에 갈아서 쓰는 것이 더 맛있고 뭔가 더 건강한 느낌. 순후추는 그 안에 뭘 섞어도 알 방법이 없다), 뉴트리셔널 이스트*(비건 필수품 뭔가 감칠맛이 나고 요리 마무리할 때 넣으면 맛있어지고, 이걸로 비건 치즈도 만든다)


한국음식 : 간장, 고추장, 고춧가루, 된장, 춘장, 식초, 참기름, 들기름, 들깨가루*, 다시마(국물), 말린 표고버섯(국물), 연두(한국 비건분들이 많이 사용하시고 추천), 물엿, 전분가루, 김(김가루, 파래김, 조미김, 김밥김 모든 김), 깻잎


아시아 음식(태국, 베트남, 중국 등) : 고추기름, 마라 소스(라오간마), 두반장, 스리라차, 호이신 소스, 비건 피시소스, 태국 간장, 태국 스윗 칠리소스, 태국 그린커리 소스, 레드커리 소스, 타마린드 소스/페이스트, 코코넛 밀크, 코코넛크림, 코코넛 오일, 전분가루, 고수, 땅콩버터


유럽 음식 : 올리브유, 발사믹 식초, 토마토소스, 토마토 페이스트, 머스터드 소스, 허브 가루/신선한 허브(바질, 파슬리, 오레가노, 타임, 세이지 등), 파프리카 가루, 칠리 가루,


인도+중동 음식 : 마드라스 마살라, 가람 마살라, 튜머릭(강황가루), 큐민가루, 코리엔더 가루, 머스터드 씨, 마늘가루, 생강가루, 계피가루, 타히니(참깨 페이스트),


@쟁여두면 좋은 재료/떨어지면 사놓는 재료

- 쌀(한국 쌀, 인도 쌀, 리조또 쌀 등), 퀴노아, 쌀국수면, 파스타, 뇨끼, 전자레인지 팝콘(개인 취향), 나쵸

- 병아리콩, 렌틸콩, 보리,

- 마늘, 양파, 파, 레몬/라임, 토마토(통조림, 페이스트, 소스), 옥수수 통조림, 콩 통조림(완두콩, 병아리콩, 검정콩, 강낭콩... 콩 불리고 삶는 게 귀찮을 시 이용)



@장 볼 때 자주 사는 재료

: 어디에 사느냐에 따라 다르다. 한국에 살면 저렴하고 구하기 쉬운 두부, 떡, 깻잎, 다양한 버섯 종류 등등이 런던에선 구하기도 쉽지 않고, 한국 같은 맛도 안 나고, 신선하지도 않은데 비싸다. 한인타운이 가까운 경우면 조금 낫다. 그리고 서양에서는 매우 저렴한 샐러리나 양송이버섯 등 수입 농산물은 한국에서 비싸고 상태가 별로다.


- 두부(네모 두부, 말린 두부, 튀긴 두부, 유부 모든 두부)

- 떡(떡볶이 떡, 떡국떡 있으면 어디에든 다 넣어도 맛있음)

- 버섯(새송이버섯, 팽이버섯, 송이버섯, 느타리버섯 등등 한국버섯 만세 여긴 양송이랑 큰 버섯 두가지 밖에 안 판다)

- 토마토, 오이, 파프리카(여름에 많이 먹음)

- 케일, 시금치, 한국 쌈채소등 (잎채소 샐러드나 수프, 스무디)

- 가지, 주키니 호박(라따뚜이 콤보. 가지사랑)

- 브로콜리, 콜리플라워(그냥 굽거나 볶아서 먹기만 해도 맛있고 수프 끓여먹어도 맛있음)

- 감자, 고구마, 버터넛 스쿼시, 호박 등(그냥 쪄서 먹어도 맛있고 수프로 끓여도 맛있음)

- 당근, 샐러리(수프 끓이거나 그냥 잘라서 후무스에 찍어먹어도 맛있음)

- 깻잎(한국이면 깻잎 매일 먹고 아무 데나 다 넣어서 먹을 것), 고수(깻잎 없어서 고수 먹음. 아시아 음식, 인도음식에 많이 뿌려먹음)

- 양배추(채 썰어서 볶거나 떡볶이에 넣음)



* 먹고 싶은 요리가 뭔지 알 때 -> 재료를 파악한다 -> 그 재료만 사서 쓰고 남은 건 다음에 사용한다

* 먹고 싶은 요리는 모르겠는데 먹고 싶은 재료는 알 때(예를 들면 가지, 브로콜리 혹은 쌀, 파스타 등) -> 그 재료를 사용한 요리가 뭐가 있는지 검색해본다 -> 먹고 싶은 요리를 찾는다 -> 장보고 요리하고 남은 건 다음에 사용한다

* 먹고 싶은 요리도 재료도 모를 때 -> 집에 뭐가 있는지 알아본다 -> 그 재료로 만들 수 있는 것과 그 재료와 함께하면 좋을 재료를 알아본다 -> 장보고 요리하고 남은 건 다음에 사용


사실 그때그때 먹고 싶은 요리가 뭔지 알고 그때그때 필요한 재료만 사서 만들어서 먹는 게 가장 좋다. 하지만 뭐가 먹고 싶을지 모를 때를 대비해서 집에 향신료들이 있으면 채소만 사 와서 만들 수 있고 향신료나 소스는 한번 사두면 꽤 오래 먹기 때문에 유용하다.


한국음식은 한국어로 검색하는 게 당연히 좋고, 다른 나라 음식이거나 새로운 비건 레시피를 찾고 싶다면 구글에 영어로 Vegan (food) Recipes 검색하면 아주 다양하게 주르륵 나온다. 영어지만 단어 몇 가지만 알고 그 단어만 사전에 검색하면 간단하고 먹는 얘기이기 때문에 빨리 알게 된다. 영국친구 중 한 명은 한국말은 못 하는데 김치찌개, 짜장면, 고추장, 비빔밥 이런 먹는 단어는 한국어 유창한 수준으로 한다.



@개인적으로 요리하는 방법

:1 먹고 싶은 게 생각난다 -> 검색해서 다양한 레시피를 읽어본다. 맘에 들면 가끔 캡처도 한다 -> 대충 어떤 재료들이 들어가는지 파악한다 -> 집에 없는 재료를 사서 대충 자르고 끓이고 볶고 만들어서 최소한의 시간과 최소한의 조리도구를 사용하여 만들어서 먹는다. 계량은 거의 안 하고 눈대중으로 하거나 맛봐서 뭔가 부족한 것 같으면 부족한 것 같은걸 넣어본다. 중간중간 틈 날 때마다 신속하게 설거지도 한다.


2 먹고 싶은 게 뭔지 모르겠다 -> 집에 있는 재료가 뭔지 확인/생각한다 -> 그걸 이용해서 할 수 있는 요리를 생각하거나 찾아본다 -> 필요한 나머지 재료를 사서 요리해서 먹는다.


귀찮으면 그냥 집에 있는 걸로 새로운 걸 개발한다.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할 때도 많다. 레시피에 없는데 그냥 넣는 경우도 있다.


장점은 편하고 내 입맛에 맞추는 거라 맛있다. 뭐가 들어간 지 내가 보고 내 맘대로 만들어서 마음에 든다. 가격이 저렴하고 먹고 싶을 때 언제든지 만들어서 먹을 수 있다. 어딜 가도 잘 살아남을 기술을 갖고 있는 것 같아서 뿌듯하다. 어른이 된 것 같다.


단점은 정확한 계량 같은걸 안 해서 다시 만들어도 똑같이 만들 수가 없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똑같을 수는 없는 것이 세상의 진리라고 하지만 그래도 뭐가 들어간지는 아니까 대충 비슷하게 흉내는 낼 수 있다.




@간단하게 만들어 먹는 것

- 토마토 샐러드/살사

: 토마토를 깍둑썰기 한다. 1cm 정도 크기로 잘라놓는다. 양파는 토마토의 1/4 크기나 그냥 다져버린다. 생바질이 있다면 그것도 잘라서 준비. 볼에 다 담고 발사믹 식초나 레몬즙(혹은 둘 다) 1과 올리브유 2 그리고 소금 후추 조금을 뿌려서 섞는다. 이대로 먹어도 좋고 이걸 샐러드에 드레싱처럼 뿌려먹어도 좋고, 나쵸랑 먹거나, 바게트나 빵을 구워서 같이 먹어도 좋다.


- 과카몰리

: 아보카도 잘 익은걸 뭉갠다. 안 뭉개지면 믹서기에 좀 갈아도 된다. 다진 고수, 라임즙, 소금, 후추, 칠리 플레이크를 넣고 섞는다. 나쵸를 찍어 먹든지 빵에 발라서 먹고, 당근이나 샐러리를 찍어서 먹고. 양파나 마늘, 토마토를 잘라서 같이 섞어도 된다. 취향에 맞게 알아서 먹는다.


- 지중해식 샐러드

: 토마토, 오이, 파프리카를 깍둑썰기 한다. 마늘과 양파는 좀 다져준다(마늘, 양파 향 너무 강한 거 싫어함 본인이 좋아하면 본인 맘대로). 올리브도 넣고 발사믹 식초이나 레몬즙(둘 다도 오케이)이랑 올리브유, 소금, 후추 뿌리고 섞으면 끝. 이렇게 샐러드로 빵이랑 같이 먹고, 짧은 파스타면을 삶아서 찬물에 헹군 뒤 같이 섞으면 파스타 샐러드가 된다.


올리브 대신 아보카도 넣어도 됨


- 후무스

: 병아리콩을 하룻밤이나 하루 동안 불린다. 불린 병아리콩을 폭신할 때까지 푹 삶는다. 끓인 물은 버리지 말고 따로 담아놓고 믹서에 병아리콩 삶은 것, 마늘 한두 쪽, 레몬즙, 큐민가루, 소금 조금, 타히니(참깨 페이스트), 올리브유를 넣고 가는데 되기를 봐서 아까 따로 담아놓은 콩 삶은 물을 넣어가면서 조절한다. 타히니가 없으면 참깨를 넣어도 된다.


후무스가 있으면 빵에 발라서 샌드위치 만들기, 팔라펠이랑 채소랑 해서 팔라펠 랩 만들기, 피타브레드에 찍어먹기, 당근/오이/샐러리 찍어먹기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 브로콜리 볶음

: 이거 진짜 별것도 아닌데 진짜 맛있다. 크고 깊은 팬에 마늘을 다진 거랑 기름을 좀 볶다가 브로콜리를 좀 길쭉길쭉하게 집어먹기 편하게 채소 스틱처럼 잘라서 넣고 약간 노릇노릇하게 지지고 볶고 하다가 물 좀 넣고 뚜껑 덮어서 익힌 다음에 소금이랑 후추 좀만 뿌려서 먹으면 된다. 이 모든 과정은 약 5-10분 내로 끝내야 함. 익었지만 아삭함이 살아있게.


- 채소/버섯/두부/떡 구이(바비큐)

: 바비큐가 맛있는 이유는 동물을 구워서가 아니라 그냥 기름에 뭐든 튀기고 구우면 맛이 있는 것임을...

그냥 잘 모르겠고 귀찮으면 파프리카, 브로콜리, 가지, 주키니 호박, 애호박, 아스파라거스, 버섯, 두부, 감자, 고구마 심지어 파나 양파, 마늘 중 아무거나 사서 얇게 썰어서 기름 좀 두르고 노릇노릇하게 구워서 소금만 조금 뿌려서 먹어도 세상 뭐든 그냥 구우면 맛이 있구나 싶다.


- 케일 콘 볶음

: 케일을 1cm 정도로 채 썰어서 팬에 기름이랑 마늘(가루.. 마늘 손질하기 너무 귀찮아서 마늘가루를 쓴다. 한국은 손질되어있는 마늘이 많으니까 생마늘 다져서 하면 더 맛있겠지) 다진 것과 볶다가 숨이 죽어가면 옥수수캔을 물에 한번 씻어서(내 맘) 넣고 볶다가 필요하면 소금 후추 좀 뿌리고 뉴트리셔널 이스트를 뿌린다. 여기서 퀴노아 익힌 걸 넣으면 케일 콘 퀴노아 볶음. 고추장이랑 쌀밥을 넣고 볶으면 케일 콘 볶음밥이 된다.


- 각종나물무침

: 나물무침 검색해서 만들어보면 별것 없이도 맛있게 만들 수 있는 걸 깨닫게 된다. 소금, 참기름/들기름, 다진 마늘, 고춧가루, 간장만 있으면 대충 어떤 나물이든지 무칠 수 있다. 콩나물무침, 고사리무침, 도라지 무침, 무생채만 만들어도 비빔밥으로 승화시킬 수 있다. 비빔밥을 먹을 땐 두부를 으깨서 강황가루 넣고 팬에 좀만 볶으면 스크램블드 에그처럼 되는데 그걸 추가해도 된다.


- 페스토 만들기

페스토도 생각보다 크게 어렵지 않다. 비건 한 지 며칠 안 되었을 때 내가 뭘 하는지 잘 모르고 어버버 거릴 때 페스토 딱보고 뭔가 당연히 비건이려니 하고 그냥 사 왔는데 알고 보니 파마산 치즈가 들어가는걸 뒤늦게 깨닫고 같이 살던 사람들에게 줘버린 적이 있다. 비건 페스토도 팔기 때문에 사 먹어도 되지만 만들어 먹어도 된다. 직접 만들면 더 신선하고 맛있다.


: 바질/파슬리/시금치/케일/고수/깻잎 등 신선한 잎채소 + 호두/잣/호박씨/해바라기씨 뭐 맘에 드는 견과류나 씨앗류 아무거나 해도 될 듯 없으면 타히니 넣어도 될 듯.. + 마늘 두세 쪽 + 올리브유 + 소금&후추 넣고 믹서기에 갈면 끝

페스토 만들면 빵에 발라먹기, 파스타 만들기, 샐러드 드레싱으로, 수프 끓일 때 넣기 등등 활용 가능.

주의점은 신선한 페스토는 빨리 먹어치우는 게 좋다. 방부제 안 넣어서 며칠 지나면 못 먹게 될 수도.



@비건이라고 하면 샐러드만 먹는 줄 알지

샐러드만 먹지는 않지만 샐러드가 어떤 샐러드냐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 샐러드 하면 그냥 진짜 잎채소에 뭐 드레싱만 뿌려서 먹는 줄 아는데 그거 아니다.

- 드레싱 : 올리브유, 발사믹 식초, 레몬즙, 소금, 후추, 뉴트리셔널 이스트, 홀그레인 머스터드, 비건 마요, 사과식초, 스윗칠리, 생강/마늘 다진 것, 간장, 땅콩버터소스 등 맘에 드는 것들끼리 섞어서 드레싱

- 잎채소 : 케일, 시금치, 양상추, 양배추 등.. 보통 생각하는 "샐러드 풀"

- 채소 : 오이, 당근(채 썬다), 파프리카, 토마토, 주키니 호박, 양파(다지거나 채 썬다), 샐러리, 파도 잘게 썰어서 넣어도 은근히 맛있음 그냥 생으로 먹을 수 있는 채소는 일단 넣어보면 맛있어서 놀랄 수도 있음

- 비트루트, 올리브, 할라피뇨 등 추가 가능

- 샐러드에 과일을 넣어도 은근 새콤달콤하고 맛있음. 복숭아, 석류, 사과, 망고, 파인애플 등.. 추가 가능

- 파스타면 삶은 것, 심지어 쌀밥을 샐러드랑 먹어도 맛이 있음. 한국 밥은 쫀득쫀득해서 안 어울릴 수도 있는데 물 좀 많이 넣고 파스타 면 삶듯이 하지만 너무 푹 익혀서 죽 되게 하지 말고 그 중간 어딘가로 만들면 쌀파스타, 보리만 따로 삶아서 넣기, 퀴노아 익혀서 퀴노아 샐러드, 쿠스쿠스 밑에 깔고 샐러드 올려서 먹어도 된다.

- 견과류, 건과일도 추가 가능


여기에 있는 재료들과 여기에 적지 않은 재료들 다 합치면 아주 셀 수 없이 다양한 샐러드를 맛볼 수 있다. 게다가 그냥 좀 지나면 배 꺼지는 풀떼기가 아닌 배도 부르고 맛도 있는 식사 샐러드도 가능하다.



@간단한데 덜 간단한 요리

- 브로콜리 샐러드

: 브로콜리를 채 썬다. 기둥이 제일 맛있음. 양파를 다지거나 채 썬다. 소스(비건 마요, 비정제 설탕, 사과식초, 다진 마늘)와 해바라기씨(나 아무 견과류)랑 건 크렌베리를 넣고 섞는다. 양배추도 채 썰어서 같이 넣어도 됨. 무슨 브로콜리를 생으로 먹냐 그랬는데 이거 처음 먹어보고 이거 뭐냐 했더니 브로콜리 샐러드였다.


- 렌틸콩 샐러드

: 렌틸콩을 삶는데 너무 푹 삶아서 다 퍼지기 전에 다 익긴 익었는데 모양이 흐트러지지 않을 때 물에 헹궈서 따로 놓는다. 파프리카 빨간색이나 노란색을 1cm 크기로 자른다. 양파는 잘게 자른다. (양파맛 좋아하면 파프리카만큼 잘라도 됨) 렌틸콩이랑 파프리카, 양파에 올리브유, 발사믹 식초/레몬즙, 소금&후추, 다진 마늘(옵션) 넣고 섞으면 끝.


- 팔라펠

: 병아리콩을 불린다(통조림 쓰면 안 됨). 불린 병아리콩, 대충 다진 양파, 신선한 파슬리, 고수, 마늘 3-5쪽, 큐민가루, 코리엔더 가루, 파프리카 가루, 카다멈 가루 조금 넣고 믹서기에 너무 잘게는 말고 어느 정도 조각들은 보이게 간 다음에 통밀가루/쌀가루/병아리콩가루 등 있는 거랑 소금, 후추, 베이킹파우더 조금 넣고 섞어서 동그라미 볼 만들어서 기름에 튀긴다.


팔라펠은 그냥 후무스나 스윗칠리소스에 찍어서 먹거나, 샐러드에 넣거나, 샐러드랑 같이 팔라펠 랩 만들어서 먹으면 된다. 많이 만들어서 튀긴 다음에 식혀서 얼려놓고 먹고 싶을 때마다 몇 개씩 꺼내서 해동시켜서 먹으면 된다. 중동 연두색 긴 고추피클이랑 같이 먹으면 맛있다.


- 라따뚜이(얇게 썰어서 예술하는 거 말고 그냥 맛있게 먹는 버전)

: 가지, 주키니 호박, 양파, 파프리카, 새송이버섯, 토마토를 깍둑썰기 한다. 마늘, 양파, 토마토, 파프리카를 팬에 볶다가 토마토 캔, 토마토 페이스트, 발사믹 식초, 소금, 후추 넣고 소스같이 만들다가 가지, 주키니, 새송이버섯 넣고 얘네들 익으면 밥 위에 올려먹기, 빵이랑 먹거나 파스타랑 먹는다.


- 칠리

: 팬에 마늘 다진 것, 양파, 파프리카, 당근, 샐러리, 고구마/노란 호박 깍둑썰기 한 것을 볶는다. 그리고 캔 토마토를 넣고 볶다가 렌틸콩 익은 것과 강낭콩 통조림, 옥수수 통조림을 물에 헹궈서 넣고 볶다가 큐민가루, 파프리카 가루, 칠리 가루, 발사믹 식초 조금, 소금, 후추 넣고 끓이다가 꺼내서 고수 올리고 라임즙뿌려서 나쵸랑 먹고, 밥 위에 올려먹거나 빵이랑 먹는다.


- 땅콩 간장 콜리플라워

: 땅콩버터+간장+레몬즙+당(비정제 설탕/요리당/물엿 등)+물이나 겨자소스, 매실액, 연두, 비건 피시소스 등 넣고 싶은 거 맛봐가면서 소스를 만든다. 파 기름 만들고 한입 크기로 자른 콜리플라워 좀 볶다가 소스를 붓고 잘 볶아주면 끝. 그냥 먹어도 맛있고 밥이랑 먹어도 된다.


한 번은 친구가 콜리플라워를 통째로 삶은 뒤 그 콜리플라워 겉을 물을 덜 넣은 쫀득한 질감의 땅콩소스로 감싸서 오븐에 구웠는데 그것도 맛있었다.


- 월남쌈

: 양배추, 파프리카, 당근, 오이, 두부/템페/식물성 단백을 간장에 조려서 자른 것, 고수나 깻잎 등 좋아하는 재료 넣고 라이스페이퍼를 따뜻한 물에 잠깐 넣었다가 꺼내서 재료들을 넣고 싸서 땅콩소스랑 태국 스윗 칠리소스에 찍어먹는다.


- 채소 수프

: 채소 스톡을 사용하거나 없으면 그냥 다시마, 표고버섯 말린 것, 파, 마늘 등으로 국물을 내도 충분하다. 당근, 양파, 샐러리, 두부 잘라서 푹 끓이면 샐러리 향 강한 것도 안 나고 맛있다. 원래 서양 닭고기수프 레시핀데 닭을 살려주고 두부와 채소를 먹는다.


최근에 처음 본 케일을 산 다음 어떻게 요리해먹지 검색하다가 찾아낸 레시피.

: 채소스톡 넣고 물 끓이다가 마늘(가루) 넣고, 고구마 깍둑 썰기한 것, 케일 자른 것, 병아리콩(시간 없으면 통조림, 시간 있으면 물에 충분히 불리고 끓인 병아리콩) 넣고 끓이면 맛있다. 당근이나 다른 채소 넣고 싶은 것 넣어도 됨.




@인도 사람에게 배운 인도음식

- 인도 카레의 기본은 마늘, 양파, 토마토 베이스에 카레가루는 마드라스 마살라, 가람 마살라이다. 초보일 때는 그냥 기름에 마늘, 양파를 갈색기가 돌 때까지 볶다가 토마토 넣고 계속 볶다가 커리가루를 넣고, 채소나 두부를 넣기. 코코넛크림을 넣으려면 맨 마지막에 넣는다.


나중에는 마드라스 마살라 없어도 강황가루*, 큐민가루*, 코리엔더 가루*, 파프리카 가루*, 마늘가루*, 페넬 씨, 카다멈 그런 걸로 대충 조절하면서 만들 수 있다. *마법의 가루들..


- 콜리플라워 감자

: 기름을 두른 팬에 머스터드 씨를 뿌려서 조금 열 받게 한 다음 강황가루, 큐민가루, 코리엔더 가루, 소금 조금 넣고 감자랑 콜리플라워 깍둑썰기 2-3cm 한 것을 넣고 물을 붓고 뚜껑을 닫고 중불에서 약불로 익힌다. 그럼 감자랑 콜리플라워가 커리맛이 나면서 부드럽게 익는다.


- 달(Dal)

렌틸콩으로 만드는 호박죽 같은 느낌의 커리. 달 커리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있다. 밥이나 난, 치파티랑 같이 먹음. 팬 여러 개 사용하는 거 싫어하는 내가 어쩔 수 없이 팬 두 개 사용해야 하는 요리라 요즘엔 잘 안 만드는데 한번 만들면 맛있다.


: 냄비에 레드 렌틸콩을 씻어서 끓인다. 원래 레시피에는 노란색에 좀 더 큰 렌틸콩으로 하는데 인도말로 렌틸콩을 달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근데 그냥 구할 수 있는 아무 렌틸콩이나 다 가능하다. 렌틸콩을 달달 끓이고 끓여서 죽처럼 만든다. 다른 작은 팬에 기름, 마늘, 양파를 갈색으로 노릇노릇할 때까지 볶다가 그걸 렌틸콩 죽처럼 된 데에다가 넣고 마드라스 마살라나 큐민, 강황, 코리엔더 파우더를 넣고 소금으로 간을 하고 고수 자른걸 마지막으로 넣어서 섞거나 위에 올려서 밥이나 난이랑 먹는다.


인도음식 먹을 때 우리나라 김치처럼 망고 피클이 있는 데 그 기름을 카레 만들 때 넣어주면 더 감칠맛이 나고 그냥 인도 커리랑 밥, 난이랑 먹을 때에도 맛있다. 망고 처트니라고 좀 더 달달하면서 새콤한 이것도 반찬 같은 느낌(내 기준)인데 인도커리 만들면 꼭 같이 먹는다. 망고 처트니랑 파파돔(Poppadom)이라고 얇은 뻥튀기 같은.. 카하리가 제일 좋아하는 간식인데 내 입맛엔 조금 짜다.


우리나라는 인도 커리 하면 난이랑 밥만 먹는데(내가 아는 한) 인도계 영국인 친구(온 가족 채식주의)네 집에 초대받아서 갔더니 쌀밥, 치파티(Chapati), 로티(Roti);얇고 동그란 모양의 빵, 파파돔이 있어서 다양하게 먹었었다. 그리고 친구 엄마한테 요리팁 같은 거 물어보고 얘기하다가 친구네는 거의 쌀밥이랑 치파티랑 밥을 먹는대서 그럼 난은 안 먹냐고 물어봤더니 난은 너무 두껍고 배부르고 그래서 잘 안 먹는다고 했다. 난은 남쪽 인도 사람들이 많이 먹고 북쪽 인도 사람들은 치파티를 먹는다고 했다.


인도 사람들의 대부분이 소젖만 먹는 채식주의자가 많아, 대부분의 인도 음식점에 가면 비건으로 주문할 수 있는 게 많이 있고, 요즘에 인도의 식당에 가면 아예 메뉴판 자체가 비건이 기본이고 육식을 시키고 싶으면 뒤쪽에 메뉴가 따로 있다고 한다.



@아시아 음식

:내가 아시아인 이지만 아시아에 길게 머물렀던 적이 한국밖에 없고.. 아시아 음식을 좋아하지만 서양에서 먹은 아시아 음식이고.. 언어의 장벽으로 그냥 미리 만들어져 소스를 사거나 음식점에 가서 사 먹기만 하면서 멀리에서만 좋아했지만 맛있는 식당에서 먹었던 그 맛들을 다른 식당에서 못 찾고 그 식당은 바다 건너 있기 때문에 못 가고.. 비건이 되니까 뭔가 더더욱 요리와 소스에 대한 욕심이 강해졌다.


그러던 중 일하는 동네/ 맨날 노는 동네에 아시안 수퍼마켓을 찾아냈는데 대부분이 동남아, 중국음식이라서 재료를 구하기가 쉬워졌고 신세계를 발견.


- 팟타이

원래 사람들이 다 팟타이 좋아할 때에도 팟타이 보다 팟씨유를 더 좋아했는데 런던에 있는 쿡 데일리의 팟타이를 먹고 그 팟타이에 빠져버렸다. 한번 맛본 뒤 진짜 자꾸 생각나고 갈 때마다 맨날 팟타이만 먹고, 친구들 다 데려가서 그 맛에 눈뜨게 만들고 하다가 검색하고 이것저것 알아보고 한 뒤에 내 맘대로 팟타이를 어떻게 대충 만들었는데 나쁘지 않았다.


회사 회계사가 태국 사람인데 팟타이에 자꾸 서양인들이 케첩 넣고 스리라차 넣는데 그건 가짜 팟타이라고 했다. 하지만 난 태국 원조 팟타이를 안 먹어봤으므로 내 입맛 팟타이를 만든 것이고 내가 맛있으면 되었다.


: 타마린드 소스/페이스트(이게 제일 중요함 약간 땅콩같이 생겼는데 새콤달콤한 과일이라고 함. 과일은 안 먹어봤는데 내 소스가 100% 타마린드라니까 그 맛이겠지 한다), 스리라차, 비건 피시소스, 간장, 고추기름, 스윗칠리소스 섞어서 소스 만들고, 쌀국수면 불려놓고, 마늘이랑 고추 다진 걸 볶다가 채소(당근, 브로콜리 등) 볶다가 잠깐 빼놓고 쌀국수면에 소스랑 물 좀 붓고 끓이다가 채소랑 숙주 넣고 조금 더 볶고 땅콩, 라임 조각이랑 고수 올리면 끝. 쌀국수 따로 익혀서 넣고 볶아도 됨.

(없는 재료 안 넣어도 된다. 타마린드랑 간장만 있으면...?)


쌀국수 볶음요리 안 해봐서 맨 처음엔 안 익고, 맛없고 그랬는데 그게 볶음이라고 볶음밥처럼 하면 안 되고 물을 상황 봐서 계속 적당히 넣어주면서 볶아야지 들러붙지도 않고, 면도 잘 익고 그랬다. 물을 적당히 안 넣어주면 면이 안 익는다, 면끼리 들러붙는 상황이 온다.


- 팟씨유

팟씨유 너무 좋아해서 태국 음식점 갈 때마다 메뉴판에 없어도 팟씨유 되냐고 물어봐서 먹었는데 맨 처음 시애틀 여행할 때 먹고 반한 다음 계속 먹었지만 그 맛을 찾을 수가 없었다. 다들 어딘가 좀 부족한 맛. 태국 사람한테 물어보니 무슨 이 간장 저간장 여러 가지 간장을 섞어야 한다고 했다. 한국에서 내가 태국요리해준다고 하다가 한국 간장은 색깔이 연해서 그 색이 아니네 하고 막 넣다가 너무 짜서 나 때문에 다 같이 고난도 겪었었다.


하지만 또 태국 사람이 보면 가짜 팟씨유라고 하겠지만 내 맘대로 팟씨유를 만들었다. 내가 찾던 완벽한 그 맛은 아니지만 사먹는 것보단 나은 맛을 찾았다.


: 태국 간장(있으면 태국 간장하고 없으면 한국 간장 하는데 어두운 간장 없어서 그 색깔 안 나온다고 계속 넣으면 소금 먹는 것 같아서 못 먹게 될 위험), 호이신 소스, 비건 피시소스, 참기름 넣고 소스를 만든다. 마늘 다진 것 기름에 볶다가 브로콜리 자른 것 노릇노릇하게 좀 굽다가 영 케일 있으면 그것도 같이 넣어서 볶다가 잠깐 빼놓고 면 물이랑 넣어서 익히다가 채소 다시 넣고 볶다가 고수랑 칠리 플레이크 올려서 먹는다.


- 마라소스 볶음/탕

마라 소스 한국 비건분들이 하도 사랑하시길래 뭔지 찾아서 사서 해 먹어 봤다가 세상에 이걸 왜 모르고 살았나 충격을 받았다. 이거 만들어줬더니 친구들도 다 맛있어서 난리 났다. 카하리는 아부다비 집에 가는데 엄마 준다고 사갔다. 그냥 이 소스가 있으면 뭘 만들어도 맛있고 색깔 안 나온다고 많이 넣어도 망할 일이 거의 없는 소스...!


: 양배추, 당근 채 썬 것, 청경채, 숙주만 해서 마라소스(+호이신소스도 조금 넣고 싶음 넣어도 됨)에 볶기만 하고 밥 위에 올려먹거나 쌀국수면, 당면이랑 볶아서 먹어도 맛있다. 튀긴 두부나 말린 두부도 추가 가능


채소 맘에 드는 거 넣고 마라 소스 넣어서 끓이면 마라탕.. 한국이었으면 마라 볶음이나 마라탕에 떡도 맘껏 넣었을 텐데.. 한국분들 드시는 거 보니까 콩나물, 감자, 떡 등등 넣어서도 드시는 듯했다.


- 두반장소스 볶음

마파두부 먹고 싶었는데 두반장이 그 비밀의 소스라는 소식을 듣고 이거 사 와서 소스 맛도 안 보고 색깔 보고 막 넣다가 이것도 소금 파티해서 놀라서 버섯이랑 물이랑 때려 붓고 밥 많이에 두부 버섯 두반장 소스 조금씩 먹었었다.. 그리고서 가지볶음 할 때 한 스푼만 넣었더니 맛있었다. 뭔가 쌈장 같은 맛이 난다.


마늘 다진 것 기름에 볶다가 가지 나박 썰기한 것과 양파 채 썬 것 넣고 볶다가 두반장+간장+발사믹 식초+고추기름 섞어서 소스 만든 거 물도 좀 해서 볶았더니 맛있었다.



@마무리

- 서양 나라에서 김치 없으면 대신 비트루트 피클. 할라피뇨 피클, 고추피클(중동 음식) 먹기

- 마라 소스랑 호이신 소스 넣고 볶으면 뭐든 다 맛있음

- 마늘 손질 귀찮으면 마늘가루 사용하기

- 동남아 음식 볶을 땐 비건 피시소스가 다 살림

- 세상 두부 종류가 이렇게 다양한 줄 몰랐음. 두부, 순두부, 말린 두부, 튀긴 두부 모든 두부 사랑

- 병아리콩은 꼭 푹 익혀야 함. 감자 포슬포슬하게 익은 것처럼 익혀야 함

- 고구마는 코코넛 오일과 잘 어울린다. 코코넛 오일이랑 고구마 자른 것 오븐에 구우면 맛있음

- 들깨가루는 천재 음식이다. 들깨칼국수, 들깨수제비, 들깨 버섯탕, 들깨 미역국 등등 다넣기

- 한국에 있을 때는 떡, 두부, 깻잎을 많이 먹어야 함. 떡볶이 맨날 먹기, 모든 음식에 깻잎 넣어먹기






이 글은 요리책이나 블로그가 아니고 그냥 내가 해 먹는 걸 내가 해먹는 방법으로 나열했을 뿐이고, 그때그때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생각나는 대로 먹기 때문에 뭐 빼 먹었을 수도 있고 저 음식 레시피 찾아보면 내가 안 넣는 것 넣을 수도 있고, 내가 넣는 것 안 넣을 수도 있다. 요리를 하는 이유는 내가 먹고살기 위해서이고, 내가 먹고 싶은걸 내가 먹고 싶을 때, 내가 먹고 싶은 만큼 먹기 위해서이다. 내 입맛에 계속 맞췄으므로 내 입맛엔 맛있지만 당연히 다른 사람 입맛에 맛없을 수도 있고, 내 입맛도 변했듯이 해봤는데 맛없었다가 몇 달 뒤에 다시 해봤더니 맛있을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 원래 아무거나 잘 먹긴 했지만 가지는 뭔가 색깔도 거무튀튀하고 가지무침 못생겼고 식감도 흐물흐물한 것이 맘에 들지 않아서 굳이 찾아먹는 채소는 아니었는데 비건이 되고 나서 다양하게 가지를 먹어보니 이렇게 맛있는 채소가 왜 그렇게 천대를 받고 있는지 안타깝다. 그냥 얇게 잘라서 가람 마살라가루 좀 뿌려서 기름 좀 둘러서 구우면 동물 시체 왜 구워 먹는지 모를 맛이 난다.


나는 운이 좋아서 다양한 나라를 돌아다니며 다양한 사람들과 지내고 다양한 요리를 접하고, 배울 수 있었고, 비건이 되고 난 뒤 훨씬 더 다양한 방법으로 다양한 식물들을 먹는 법을 배웠기 때문에 혹시 외국음식이라는 이유로 어렵게 느껴지거나 뭘 넣어야 할지 모르겠고 부담스러운데 그 외국음식을 파는 곳이 많지 않을 때 너무 안타까운 마음을 잘 알고 있다.


요즘엔 한국에도 다양한 나라의 요리들이 많이 퍼져나가고 있고, 재료들도 인터넷이나 해외직구로 구할 수 있기 때문에 일단 요리라는 게 완벽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누구한테 보여주려고 하는 것도 아니고, 어려운 것도 아니고 정말 한번 직접 해보면 별것도 아니구나 하는 걸 더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


특히 사람들이 비건/채식하면 뭐 먹고 사니.. 이런 말을 정말.. 많이 듣는데 육식할 때보다 훠얼씬 다양하게 더 잘 먹고 잘 산다는 걸 알려주고 싶다. 정말 말도 안 되게 육식할 땐 먹어볼 생각지도 못해본 음식들을 접하는 중이다. 그리고 육식으로 먹는 그 모든 요리 다 채식으로 먹을 수 있다. 채식하면 먹을 게 없다고 생각하는 그 생각이 얼마나 큰 편견과 선입견이었는지 과거의 내가 안타깝고, 지금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안타깝다.


그냥 몇 개만 대충 적으려고 시작했다가 며칠 동안을 계속 주절주절 쓰고 있는 것인지 내가 이렇게 다양하게 뭘 많이 먹는구나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다른 비건분들이 먹는 걸 보면 또 다른 세상의 음식들이 존재하고 나는 아직도 모르는 맛들이 많다.


나는 원래 만들기를 좋아해서 요리도 좋아했지만 뭐든 처음엔 실수하는 것처럼 그러면서 배워나가는 것인데 비건이 된 후에는 사기도, 만지기도, 처리하기도 싫었던 동물 시체를 만질 필요가 전혀 없기 때문에 좋고, 처음 보는 채소나 과일에 대해 더 열린 마음으로 먹어보게 되었고, "고기"때문에 병균이 감염될까 도마나 칼을 따로 써야 할 필요도 없고, 동물의 뼈를 처리해야 할 일도 없고, 음식물 쓰레기라고 해봐야 채소나 과일의 껍질과 씨앗 부분일 뿐이고, 설거지를 할 때에도 훨씬 빠르고 깔끔하게 할 수 있게 되었다.


모두가 비건이고, 비건이 되어야 한다는 말은 당연하지만, 범죄자들이나 세상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이 존재하고, 아직은 낯설고 이상적이고 여러 가지 한계가 있기 때문에 그렇게 말하거나, 비건하세요 라고 말하지 않는다. 하지만 사람들은 내가 비건이라고 말하거나 말하지 않더라도 어디서 알고 와서 나는 그런 거 못한다라고 한다. 내가 비건 하라고 말한 적도 없고 그렇게 말할 생각도 없다. 나는 그냥 과거의 내가 알았었다면 좋겠었을 지금 내가 알고 있는 정보들, 진실들을 알려주는 것뿐이다. 그리고 그 모든 걸 제대로 알고 난 뒤의 선택은 개개인의 몫이다.


우리가 개개인이 다 다르듯이 하루 만에 다 바꿀 수 있는 사람이 있고, 시간을 갖고 천천히 바뀌어가는 사람이 있고, 다른 방법이 통하는 사람이 있고, 한 번에 바뀌었다가 잠깐 되돌아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사람도 있다. 일평생을 살아온 습관을 바꾸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제대로 알고 있느냐,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는가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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