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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육식이랑 무슨 상관이냐고?

by 미지수

코로나 19의 세계적 유행이 시작된 지도 벌써 반년이 넘었다. 그동안 코로나와 육식의 상관관계에 대해서 밝히는 정보는 계속해서 나오고 있고 쉽게 찾을 수 있다.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거나 관심을 가졌던 사람들은 이미 탈육식 혹은 육식을 줄이는 것을 실천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든 아직 코로나와 육식의 상관관계를 모르고 있는 사람들도 알아야만 한다. “코로나 좀 잠잠해지면.”. “코로나 끝나면...”이라는 말이 이제는 더 이상 몇 주, 몇 달이 아닐 수도 있다는 두려운 마음이 드는 것은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코로나바이러스는 동물에게서 변형되어 인간에게로 옮은 인수공통 감염병이다. 인간의 동물 착취로 인해 발생한 인수공통 감염병에는 사스, 메르스, 조류독감, 광우병, 에볼라 바이러스, HIV 등이 있으며, 최근 자주 발생하는 세계적 감염병의 75%를 차지한다. 전문가들은 박쥐나 천산갑을 통해서 코로나 19가 인간에게 전염되었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아직도 어떤 사람들은 “중국인이 무식하게 박쥐를 먹어서 그렇다.”라고 말한다. 한국의 특정 사람들이 곰을 먹는 것에서 인수공통 감염병이 발생했다면 다른 나라 사람들은 “한국인이 무식하게 곰을 먹어서 그렇다.”라고 하지 않을까? 물론 우리 모두 알고 있듯, 모든 한국인이 곰을 먹는 것은 아니다. 모든 중국인이 박쥐나 천산갑을 먹는 것도 아니다. ‘문화’나 ‘전통’에 따라 다른 지역의 어떤 사람들은 그 외의 지역에서 먹지 않는 어떤 동물을 잡아먹거나 착취한다.

‘가축화’시킨 동물을 먹는 것과 ‘야생’ 동물을 먹는 것은 정말 ‘다른’ 것일까? 가축화하기 전에는 그 동물들도 야생동물이었다. 가축동물은 야생동물의 바이러스를 인간에게 옮길 수 있게 변형시키는 중간 숙주이다. 자연계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수많은 박테리아와 바이러스가 존재한다. 서로 다른 종에 존재하는 바이러스는 중간숙주가 없이는 다른 종에게 옮기 어렵다. 수천만 명을 죽게 만든 스페인 독감은 사실 스페인이 아닌 미국의 돼지공장이 근원지였다.

https://www.wired.com/2009/05/swineflufarm/#:~:text=Scientists%20have%20traced%20the%20genetic,setting%20off%20a%20global%20pandemic.

코로나 19로 인한 사망사례를 살펴보면 주로 동물성 재료를 많이 먹어서 걸리는 심혈관 질환, 당뇨 등의 합병증으로 인한 것인 패턴을 발견하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 미국과 유럽의 육가공 공장에서는 수많은 노동자들이 코로나 19에 감염되어 운영이 불가능할 정도에 이르렀고, 때문에 도살장으로 가지 못한 동물들은 ‘살처분’당하고, ‘고기’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아이러니한 상황까지 발생했다.

https://news.joins.com/article/23811699

코로나 바이러스가 아니어도 동물을 죽이고 시체를 처리할 때 수많은 병균, 박테리아, 바이러스와의 접촉이 일어난다. 햄버거병, 살모넬라균, 대장균, 비브리오균 등이 바글바글 거리며 부엌으로 익히지 않은 죽은 닭을 가지고 오는 순간 그 부엌은 화장실보다 더 많은 세균으로 득실거리며, 도마와 칼 심지어 채소에까지 옮겨 붙을 수 있으며, 이때 병균이 옮은 채소를 생으로 먹을 경우 감염될 가능성도 있다.

가축을 가둬놓을 때, 특히 공장식 축산처럼 좁아터진, 햇볕이나 깨끗한 공기도 드나들지 않는 곳에 수많은 동물을 가둬두면 그 안에서는 전염병이 퍼지기 십상이다. 어차피 동물들은 미처 병이 발현하기도 전인 아주 어린 나이에 죽기 때문에 끔찍한 환경에서 목숨만 유지하고 ‘알맞은’ 무게를 만들기 위해 엄청나게 많은 양의 항생제를 사용한다. 그리고 이처럼 무분별한 항생제의 사용은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병균을 만들 수 있다. 인간에게 전염되지 않는 구제역이나 조류독감이 유행하면 근방의 병들지 않은 동물들을 ‘살처분’하고, 다시 똑같은 환경에 같은 동물들을 채워 넣는다. 살처분 매몰지 주변 환경은 동물의 시체로, 병균으로 오염되고 파괴된다.

듣기 좋든 싫든, 코로나 19는 인간의 멈출 줄 모르는 욕심과 과도한 육식 때문에 생긴 전염병이다. 코로나와 육식의 관계를 모르고, 모른 척하고 육식을 멈추거나 줄이지 않는다면 코로나 19가 간신히 끝나고 또 다른 코로나가 나타날 수 있다. 코로나 19가 끝나기도 전에 또 다른 전염병이 돌 수도 있다. 만에 하나 그렇게 된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죽고, 수많은 것들이 연쇄적으로 무너져 손을 쓰기에 너무 늦어버리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다행히 코로나와 이상기후로 인하여 지금이라도 알고 싶어 하고, 변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무언가를 하기에, 해보기에 너무 늦은 때는 없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해도 오늘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조금 더 노력한다면 얼마 남지 않은 시간도 조금 더 늘려볼 수 있을 것이다.


https://youtu.be/C_6DIJw091E


https://youtu.be/iLKr3Oh9P-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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