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개월 아이의 문장 앞에서 멈춰 선 저녁
아이와 함께 놀 때 늘 마음에 새기는 것들
이 아이는 미래에서 온 아이다.
나는 그렇게 믿으며 아이 곁에 선다.
내 딸이기 이전에
미래를 스스로 살아가기 위한 주체이기에
나의 지난 과거와 현재까지의 경험을
무조건적으로 입히지 않는 것이 우선이다.
아이가 새로운 무언가를 할 때
스스로 받아들이고 느끼는 그 순간이 정말 중요하다.
관찰자의 시점으로 보고 있으면
그 순간에는 빛이 나는 것이 느껴진다.
묵묵히 곁에서 단어를 골라 이야기하고,
때로는 일부러 침묵도 해본다.
내가 이 아이의 사고를 만들어줄 수는 없지만
같은 공간, 같은 것을 보고도
나와 다른 생각을 하고 느껴볼 아이에게
나의 말이 하나의 감상이 될 수는 있을 테니.
오늘 저녁, 우리가 식탁에 모여
청경채가 가득 들어간 나베를 한 입 먹고는
“봄이 느껴지는 맛이야”라며 싱긋 웃는
너라는 존재 덕분에
우리의 하루는
조금 더 따뜻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