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사랑하는 두 사람을 위해서 어떤 이야기를 해주실까
이번 주 주말이면 소중한 친구의 축사를 할 예정이다. 내 인생의 첫 축사라서 설레고 긴장된다. 그리고, 그 친구 인생에 정말 소중한 순간을 함께 하게 되어 영광이면서, 의미 있는 순간을 잘 만들어주고 싶어서 온 마음을 다해 축사 준비를 해왔다.
그 친구에게 나라는 친구가 어떤 존재일까? 나의 인생에서 그 친구는 어떤 존재일까. 인생의 많은 부분을 함께 했고, 어린 시절 철없던 순간들을 함께 했으며, 20대의 힘겹고, 행복했던 순간들을 공유해왔던 그런 친구다. 그녀에게, 그리고 그녀와 평생을 함께 하게 될 소중한 사람에게 내 온 마음을 다해 행복한 결혼 생활을 기원하고자 한다.
축사를 준비하던 중 나도 결혼 전에 보았던 책꽂이에 있는 "스님의 주례사"가 눈에 띄었다. 이번에는 내가 한 번 더 읽고, 그 친구 부부에게 전달하고 싶은 부분에 밑줄도 그어서 전달해주고 싶어서 동일한 책을 새로 구매했다. 몇 가지 인상적인 부분들을 남겨본다.
결혼에 대해서 보통은 '결혼은 반쪽 두 개가 합쳐져서 온쪽이 되는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게 아님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에 동감한다. 이미 서로가 스스로가 완전한 사람이어야 한다는 점. 그리고 그렇게 스스로도 행복할 수 있어야, 둘이 만나도 더 행복할 수 있다는 것.
상대가 없어도 내가 완전해야 합니다. 즉 온쪽이 되어야 합니다.
상대에게 기대지 않고 스스로 설 수 있어야 합니다.
스스로 서면 상대가 필요 없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내가 온전하면 상대에게 기대하는 것이 없고,
기대하는 것이 없기 때문에 상대를 더 잘 이해하고
상대가 필요할 때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우리 결혼 생활에도 서로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여기고 살고 있는 것. "상대에 대한 배려와 존중". 스님은 다음과 같이 비슷하게 이야기를 하셨다.
무엇을 진정한 사랑이라 할 수 있을까요?
그것은 바로 '상대에 대한 이해와 존중'입니다.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그 사람 편에서 이해하고 마음 써줄 때
감히 '사랑'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런 사랑이라야 비로소 주위에서 아무리 의심하는 말을 해도
배우자의 말을 그대로 믿어 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 맥락에서, 작은 상처 주는 것에 항상 민감하게 반응하고, 배려할 수 있는 다음의 문장도 참 공감이 갔다.
항상 자신의 말과 행동을 돌아보고, 상대가 상처 입지 않도록 연습해야 합니다.
그렇다. 결혼 후, 매일매일의 일상이 당연해지는 순간. 우리에게 가장 소중하고 가까이에 있는 배우자, 가족들에게 무심해지고, 혹은 더 쉽게 말을 하거나 행동하게 되어 버리는 경우들이 많다. 나도 그래 왔던 적이 많고, 머릿속에 떠오르는 그런 순간들도 많은데. 사실, 내가 결혼을 하고 살다 보니, 이 작은 행동, 말 하나가 얼마나 삶을 더 아름답고 풍요롭게 할 수도 있으면서, 반대로 얼마나 삶을 더 가슴 아프고 상처를 주고받을 수 있는 것인지 경험해보았다. 그 작은 상대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말이다.
작은 것들이 계속 쌓이면 오히려 큰 이벤트보다 더 막대한 영향을 주게 될 수 있다. 긍정적으로든 부정적으로든. 이를 이해하고 사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이번 주 소중한 결혼을 하게 될 친구의 행복한 인생의 두 번째 챕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
20200409
스님의 주례사
법륜
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