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가고 싶어서 쓰는 글 - 속초A
여행가고 싶다.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지난 여행 사진을 보고 또 보다가
디지털 사진인데 닳을 수도 있을까?
라는 터무늬 없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그러다 문득 작년 갑자기 떠난
속초행 당일치기 여행이 떠올랐다.
마음이 답답하던 작년 어느 날 인스타그램에 구구절절 글을 올렸다. 바다에 가고 싶다고, 한강으로는 성에 차지 않는다고. 끼리끼리는 사이언스라는 당시 우리 사이의 유행어답게 내 지인들도 각자 힘든 시기들을 겪고 있는 터라 바다에 가고 싶다고 외치는 이들이 많았다. 그래 가자, 까짓것 바다 보러 가자. 그렇게 갑작스럽게 결정한 바다행. 목적지는 전날 밤까지도 정해지지 않은 그야말로 갑작스러운 여행. 어딜 갈까? 뭘 할까?라는 고민 끝에 우리는 결정했다.
그렇게 갑작스레 얻은 평일의 달콤한 휴가. 우리는 각자 대체휴무, 연차라는 이름으로 모두가 출근하는 '월요일(이게 제일 중요하다)'. 회사가 아닌 속초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내 기억 속 속초는 어렸을 때 가족들과 여름에 해수욕장을 갔던 기억뿐이다. 아니면 계곡을 갔던 기억들. 그래서일까 나에게 속초는 굉장히 오래된 도시 느낌인데 최근 읽었던 책이 이런 내 편견을 산산조각 내주었다. 잡지 'around'의 강원 편이 나에게 속초를 새롭게 보여주었다. 그 책을 읽으며 가고 싶었던 곳들을 쏙쏙 적어두었었는데 이제서야 가볼 수 있다니! 행복한 마음을 주체할 수 없었다. 바다만 보러 가겠다던 처음의 계획과는 달리하고 싶은 것, 가보고 싶은 곳의 리스트가 점점 늘어났다. 아, 그래 목적지 한번 잘 정했다 싶은 밤. 아침 버스를 타야 했는데 여행지를 검색하느라 밤잠은 설쳤더랬다.
사실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곳도 누군가에겐 여행지일 테다. 속초 고속버스터미널에 내려서 점심 식사 장소로 정한 가게까지 걸어가며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에겐 이 골목골목의 풍경이 모두 다채롭게 다가오는데 나는 왜 우리 집 앞 풍경은 그렇게 삭막하고 재미없다고 느끼고 있을까라는 반성. 우리 동네도 외국인들이 관광을 오고, 누군가에겐 신기한 것 투성이일 텐데 (아마도). 이름 모를 골목에 핀 벚꽃 나무, 우연히 만난 이웃집 토토로 벽화, 빨랫줄에 걸려있는 생선들을 찍으며 '관점'에 대해서 생각을 했다. 아마 나는 떠나는 것 자체, 떠나온 것 자체, 낯선 공간 자체에 매료되는 게 아닐까. 그 자체가 즐거움이니까.
다음편에 이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