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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경 Aug 11. 2020

장마

비가 오면 생각나는 노래


     장마가 48일째 지속되고 있다. 코로나에 장마에 모두가 우울에 빠지는 게 이상하지 않은 시기. 우울에 잡아먹히지 않으려고 요즘 노래를 많이 듣는다. 더 신나는 노래, 괜히 생각나는 노래. 비와 어울리는, 요즘 내가 듣는 노래와 가사.




1. 김예림 - Rain

: 내가 빨간 우산을 사고 싶게 만들었던 노래와 뮤직비디오. 지금 봐도 좋은 그 시절 그 노래 그리고 목소리. 이 노래에도 여러 사연이 있는데 노래 가사처럼 울어본 적이 있어서 문득 노래를 듣다 보면 그때가 떠오른다. 그나저나 내 빨간 우산 할머니댁에서 가져와야 하는데, 코로나야 장마야 언제 사라질래.


Rain 이어폰 속의 비 노래를 부르는 가수
그녀는 뭐 그리 슬픈지 왜 그리 울먹이는 건지
-
Rain 무감각한 날 용서해
슬픈 영화에 모두 울진 않아요
Rain 기분에 따라 그대가 좋고 싫고 해요 근데



2. 태연 - rain

: 이 뮤직비디오를 정말 좋아했다. 그리고 노래방 가면 꼭 부르는 노래 중 하나. 태연의 스타일과 목소리를 사랑하는 사람 중 한 명으로써, 이런 스타일의 노래들을 많이 내주면 좋겠다는 바람. 11:11 도 좋고 말고. 오래오래 노래해줘요.


텅 빈 회색 빛 거린 참 허전해
쓸쓸한 기분에 유리창을 열어
내민 두 손위로 떨어진 빗방울
가득 고이는 그리움 나의 맘에 흘러



3.  폴 킴 - 비

: 호크니 전시를 보고 가장 좋아했던 작품이 있었다. 작품 명도 rain이었던 것 같은데, 한동안 내 카톡 프로필을 차지했었다. 그 포스터나 엽서가 참 갖고 싶었는데 마지막 날 전시를 보러 간 터라 갖지 못했다. 그러다 폴 킴의 어떤 영상을 보는데 그 포스터가 작업실(?) 집(?)에 걸려있는 걸 본 기억이 난다. 비를 뚫고 보러 간 전시, 그리고 마음에 드는 작품, 다시 떠오르게 해 준 노래. 이어폰 끼고 듣다 보면 혼자서 뮤직비디오 뚝딱 가능.


비가 또 내리다 말다
하늘도 우울한가 봐
비가 그치고 나면
이번엔 내가 울 것만 같아



4. 죠지 - 바라봐줘요

: 어떻게 처음 듣게 되었는지 기억은 나지 않는다. 하지만 이 노래를 듣고 흠뻑 빠져서 제발 들어달라고 주위에 알리고 다녔던 기억이 난다. 말 그대로 한곡 재생을 엄청나게 했던 곡. 이 노래 말고도 좋은 곡들이 많은 가수인데, 나만 아는 죠지이고 싶었지만 이젠 모두의 죠지가 되어버린 그.  디깅 클럽 서울 프로젝트 앨범 중 ‘오랜만에’ 도 강력 추천. 시티팝 처돌이인 나에게 빛과 소금인 프로젝트. 다른 가수들의 다른 곡들도 좋아요.


아무런 의미 없는 일상에 들어와 줘요
그대와 함께하고 싶은 게 참 많은걸요
익숙해질 즘 그댈 기다리는 게
왠지 마주칠 것만 같아 마음이 떨려요



5. NCT127 - 우산

: 박효신, 아이유 그리고 NCT127. 이 드립을 아는 분들이라면 이미 5번까지 읽고 계시겠지 (나랑 비슷한 분들일 테니까) 정말 좋아하는 가사가 생겼다. 이번 장마에 듬뿍 들은 노래. 괜히 설레는 가사 덕분에 죽어있던 연애세포 살아나는 느낌.


너를 향해 기운 우산이
이렇게 때마침
참 작아서 다행이야
-
비는 질색인데
오늘 좀 좋아지려 해
아니 아직 그칠 생각은 말고
왼쪽 어깨는 흠뻑 적셔 놔도 돼



6. 해브 어 티 - 가끔 이런 날

: 내가 이 노래를 듣는, 아니 이 앨범을 듣는 날의 날씨는 주로 극과 극이다. 비가 오는 날 방 안에서, 혹은 날씨가 엄청 좋은 날 밤에. 이 노래를 처음 들은 날이 가을이었던가. 올림픽공원에서 공연을 하는 모습을 보고 홀딱 반해서 현장에서 시디까지 샀다. 사인도 받고, 그 앨범을 얼마나 많이 들었는지 모른다. 앨범 전체가 명반이지만, 이 노래를 특히 좋아한다. 듣다 보면 나른한 주말 오후의 느낌이 든다 (주로 그때 들어서 그런가) 토요일 오후 4시 같은 노래. 아- GMF 가고 싶어 지는 밤이다.


하루가 또 지나갔어
여전히 나아지질 않아
조금 익숙해진 듯해도
오래된 내 습관 같은
알 수 없는 이 기분에 좀 더 깊이 빠져 있을 뿐




     음악 어플에서 좋아요를 해둔 곡들을 찾다 보니 끊임없이 나와서 오늘은 여기까지 해야지. 노래를 한곡 한곡 선곡하다 보니 라디오를 하고 싶어 지는 밤. 라디오를 했던 날이 떠오르는 새벽.


     당장의 내 기분 같은 가사를 발견할 때면 그렇게 위안이 될 수 없다. 그런 가사를 쓰는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듣는 걸로 마음을 달래는 수밖에. 역시 음악은 위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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